
지난 19일 김종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한국측 수석대표가 MBC와 KBS라디오에 잇달아 출연, 미국이 무역구제 절차를 개선하면 의약품 분야에서 양보할 수 있음을 시사하자 한·미 FTA 협상추이를 지켜보던 제약업계가 협상 결과에 따라 행여 무역구제를 받기 위한 도구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빠졌다.
안 그래도 1987년 물질특허제도 조기도입 등 시장개방조치에서 희생양이 됐다고 생각하고 있는 제약업체들이 제약산업이 이번 FTA 6차 협상에서도 무역구제를 받기 위한 포기카드로 전락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제약협회는 보건복지부가 ‘한·미 FTA로 의약품 비용 추가 부담이 크게는 수조 원에서 작게는 몇 천억 원의 손실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 사실을 환기시키며 “FTA 협상이 자국 경제에 불리하거나 이득이 없다면 중단하거나 협상의 틀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주장은 한·미 FTA협상에서 약제비개혁안이 현안과제로 등장하면서 제약업계내에서도 희비가 다르다.
즉, 제약업계 구조 조정과 경쟁력 향상에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도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물론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선별등재제도 위주로 한 ‘약제비 개혁’을 내년초 시행할 계획이어서 무역구제와 연계해 양보할 생각은 없다고 제약업체들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그러나 상반된 주장이 있다고 언제까지 덮어 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왜냐하면 약제비 개혁의 수혜자는 국민이며, 그것은 국익과 연계해 조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5차 협상에서 미국측이 돌연 한의사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나선 개연성도 알고 보면 장기적 접근 부재에 따른 진통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측 대표단과 입장차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 모색과 향후 협상 진전을 위한 기틀 마련에 주안점을 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