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의신문에 실린 J원장의 글 중 일부분이 ‘바른 모유 수유를 위한 한의사 모임(http://cafe.naver.com/breastfe ed)’과 다른 부분이 있어 지적하려 한다.
J원장은 “모유 수유는 6개월만 하는 것이 좋다. 시간이 지날수록 단백질과 비타민 등 영양분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산모의 진기도 지나치게 빠져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WHO가 권장하는 모유 수유 기간은 다르다. WHO에서는 생후 6개월까지는 모유만 먹이는 완전 모유 수유, 최소한 두 돌까지는 이유식과 병행하는 모유 수유를 권장하고 있다.
동의보감에도 젖을 끊는 시기를 2~3세라고 밝혀 선배 한의사들의 혜안이 서구의학자들보다 어느 정도나 앞서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 물론 산모의 건강과 아이의 몸 상태 또는 사회활동 등으로 인해 모유 수유를 지속할 수 없는 경우는 예외다.
모유는 영양분 이상의 효과 기대
‘단위 부피당’ 단백질과 비타민 등 영양소의 양은 시간이 지날수록 부족해진다는 것은 각종 연구 결과들이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단위 부피당 영양소량이 적어진다는 것일 뿐 아기가 흡수하는 단백질, 비타민 등의 총량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6개월 이후에도 모유가 칼슘과 철의 흡수를 돕기 때문에 이유식을 하는 아기가 섭취한 영양소를 제대로 흡수하도록 하는 것이 모유의 역할 중 하나기 때문이다.
아기는 생후 5~6개월 즈음에 이가 나기 시작하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이때에 출생시 체중의 2배가 되고 많은 양의 젖에도 불구하고 더 먹으려고 안달하는 현상이 4~5일 지속되기도 한다.
이것을 ‘빈도기간’ 혹은 ‘성장급증’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엄마 젖에 영양가가 없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아기가 엄마 젖 외에 다른 음식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아기는 보통 이 시기에 이유식을 시작한다. 그러나 생후 1년까지는 여전히 아기의 주된 영양 공급원(영양의 3/4)은 모유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연합아동기금(UNICEF)에서는 적어도 2년에서 2년6개월 정도 모유를 먹일 것을 권장하고 있다. 단순히 영양분만을 섭취하는 것 말고도 모유에는 아기에게 필요한 다른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모유는 신생아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면역물질들로 가득하다. 또 엄마의 사랑과 함께 유방표면에 존재하는 상주 균도 함께 물려줘 아토피, 천식 및 각종 알러지 질환을 예방해 왔을 뿐만 아니라 중추신경계와 뇌의 성장과 발달을 위한 성분들이 많이 들어있다.
모유에 들어있는 DHA, 콜레스테롤, 타우린, 콜린 등은 모두 뇌와 신경조직을 발달시키는 중대한 역할을 한다. 임신 말기부터 시작된 뇌의 급격한 성장은 생후 18개월이 될 때까지 계속된다.
이때 시냅스와 수초의 형성은 앞서 말한 모유의 영양 성분들에 의해서만 촉진된다. 실제 생후 1년 동안 모유를 먹인 기간이 길거나 분유를 덜 먹은 아기일수록 IQ나 학업 성적이 좋다는 숱한 연구결과들은 이를 증명한다.
산모 체중과 건강관리에 도움
모유 수유에 대한 기간에도 오해는 있다. J원장은 6개월 이상 모유수유를 하면 진기가 지나치게 빠져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고 했는데, 피곤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어도 모유 수유가 직접적인 원인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산모들의 피곤함은 산후 회복기에 기저귀를 갈아주고 목욕을 시키고 잠을 잘 안자고 보채는 아이를 달래는 등의 육아과정 전체를 통해 경험하게 된다.
실제 젖먹이 엄마들은 “평소 소화가 잘 되지 않던 사람도 소화가 잘 되고 임신 중 늘어났던 체중이 줄거나 몸이 붓지 않고 가볍다” 고 모유 수유를 선호한다.
젖을 먹이면 하루에 500 ~ 800kcal의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에 젖먹이 엄마들은 쉽게 배가 고프고 소화가 빨리 돼 음식을 많이 먹어 보충하려는 경향이 있다.
예전처럼 먹을 게 없는 사회였다면 젖만 먹이고 엄마가 영양 보충을 제대로 못하니 진기가 빠진다고 해석해 볼 수 있겠다. 그러나 모유 수유를 지속한 산모들은 자연스럽게 산후 다이어트가 성공했다고도 하니 모유를 일찍 끊고 다이어트를 권유할 것이 아니라 모유 수유를 지속하도록 권유하는 것은 어떨까.
모유를 먹인 엄마들에 대한 각종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모유를 먹이는 기간에는 에스트로겐 분비가 억제돼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퇴행성관절염의 발생빈도를 낮추고 골밀도가 높아 골다공증의 위험에서도 벗어나게 될 뿐만 아니라 각종 여성암 발생율도 떨어진다.
김 성 준 회장 / 바른 모유 수유를 위한 한의사 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