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광 호 /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
중심자리 사양할 때 파이도 축소돼
제형아카데미 사업화 산업적 마인드 유도
결국 한방산업이라는 것은 한국에서 소비되는 70만톤에 해당되는 한약재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70만톤을 기술적으로 덜 발달된 수준에서 산업화가 일어나면 당연히 전체 규모가 작아진다. 즉 재래식 한방의료의 수준에 맞추게 된다면 1조 시장도 만들지 못한다. 과거에 그랬듯이. 그러나 부가가치가 높은 수준의 기술이 접목될 경우 10조 시장을 만드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다. 한국의 경우 식약청에서 한약재를 엄격하게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세계적인 양질의 한약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가 될 것이다.
산업화 과정 적극적 중심 고수
이 환경에 힘입어서 위해물질 관리가 제대로 된 원료의약품으로 제형할 경우 그 부가가치는 원료 한약재 대비 10배에서 100배로 뛰어오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한약의 신뢰성과 가치는 상승할 것이며 국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지금 잘 발달된 한방관련 시장이 전술한 바와 같이 10조의 규모라고 한다면 한약재를 원료의약품의 수준으로 높일 경우 발생하는 부가가치의 상승은 지금 시장을 20조에서 30조로 뛰어오르게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 유효성이 확실한 의약품으로 개발되고 신약으로 개발된다면 다시 10배 이상의 부가가치 상승을 유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규모가 발달할 때 한의사가 전체 파이에서 먹는 이익의 비율은 아주 작아진다.
그러나 그 영향력은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개발 과정에 참여한 한의사의 이익은 전체 한의사의 이익의 수준을 더욱 높여줄 것이다.
현재 산업구조에서 10조의 시장 규모 중에 한의사가 차지하는 가시적인 시장규모 2조라고 본다면 20%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런데 한의사가 생각하는 한방시장에서 한의사가 점유하는 자존심은 훨씬 많은 50% 이상일 것이라는 생각을 할 가능성이 있다. 사실 계산되지 않는 한의사의 역량이 존재할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필자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한방 산업화되어 전체 시장규모가 20조가 되고 30조가 될 경우 한의사가 점유하는 파이는 몇 %가 될 것인가? 이것은 전적으로 한의사에게 달려 있다. 산업화 과정에서 계속하여 중심의 자리를 사양한다면 그 파이는 10% 이하로 떨어질 것이며, 산업화 과정에서 계속하여 중심을 고수하며 적극적일 경우 얻어내는 파이는 지금보다 커질 것이다.
동네한의원 살리기 운동의 시작은 무엇에서 시작할 것인가?
한의사 주도로 산업화 워밍업
결국 동네한의원을 살리려면 한의사를 빠른 산업화의 구도에 적응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그러나 법과 제도는 동네 한의원이 빠른 변화에 순응하고 치료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환경이 그렇다고 해서 주저앉을 수 없는 노릇이다. 지금이라도 적응하기 위한 워밍업을 해야 한다.
그 시작은 이미 한의계에 보여지고 있다. 네트워크나 프랜차이즈나 분원 형태를 통하여 그룹화되고 이를 통하여 대형화되며 규모를 키우고 있다.
이것은 이익을 나누고 규모를 키우면서 보다 시스템화된 제형이나 제제의 공유를 이루며 점차 한 개 이상의 기업에서 주도해도 될 정도로 규모가 커지는 시장을 형성하는 촉매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이것이 다른 동네한의원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에 원성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데 있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양의사의 산업화 속도 때문에 한의사는 위협을 받고 있다. 그리고 한의사도 산업화에 뛰어들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고 한다면 그 파이가 있을까?
당연히 있다. 그 파이는 한국에 형성되어 있는 대체의학시장과 전통한방시장이다. 전통한방시장은 바로 한의사의 영역이 아닌가 의아할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 개소주집, 한약업사, 민간요법이나 대체의학을 부르짖으며 성업하고 있는 식품 등등이 큰 규모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 분야를 잠식해 나갈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며 이 분야에서 분명히 헤게모니를 잡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역시 안전성과 유효성면에서 탁월한 한의학 전문가인 한의사에 의해서 주도되는 산업화가 있기 때문에 설득력이 있다.
현재 국민들이 산업화된 양방의사의 말 한 마디에 신뢰성을 부여하듯이 산업화된 한의사의 말 한 마디를 약사나 한약사, 한약업사, 대체의학, 건기식 분야보다 신뢰하듯이 만들면 아직은 기회가 있다.
제형아카데미를 사업화 하여 산업적인 마인드를 가지도록 유도하고 여기서 산업화란 어떤 것인지 학습할 필요가 있다고 보며 이러한 포석은 보다 활성화된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문제는 참여하는 한의사의 열정이 얼마나 될까에 대한 예측이 확실하지 않다. 전 한의계를 대상으로 하는 산업화의 시작은 이렇게 작은 부분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는 사실만은 알아준다면 성과가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진단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