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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17일 (수)

정우열의 노자이야기 19

정우열의 노자이야기 19

金玉滿堂, 莫之能守. 富貴而驕, 自遺其咎. 功成名遂身退, 天之道.



‘만(滿)’이란 집안에 가득 찬 금은보화는 어떤 방법으로도 지켜낼 수 없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가득 차면 줄게 되어 있고, 손(損)을 보게 되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오직 영구히 보존되는 것은 천지(天地)인 도(道)밖에 없다. 그렇다고 여기서 재산이나 명예자체를 부정하는 금욕적 도피주의를 가리키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금은보화를 간직할 수 없다고 해서 갖다 버릴 것까지야 없지 않는가? 그리고 부귀가 생기는데 일부러 피할 것까지도 없지 않는가?



요즘에 은행도 많고 재산 관리를 대신해주는 경리회사도 많으니 금이든 옥이든 재산 지키기가 더 이상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지금은 재산을 도둑으로부터 지키는 문제보다 경기 변동으로 하루아침에 재산가치가 폭락되니 경기 변동에 신경을 쓰고, 투자 등으로 재산 증식을 위해 애쓰는 데 우리의 마음이 빼앗겨 딴 데 관심 돌릴 겨를이 없어져 버린 것이 더욱 문제가 된다.



그렇다면 가난한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재산이 없어서 그것을 가지려고 밤낮 애쓰느라 딴 데 관심을 돌릴 겨를이 없어져 버리면 이것도 역시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부유하든 가난하든 재산에 대한 ‘집착’이 있으면 인생의 더 깊은 면에 눈을 돌려 보지 못하고 평생을 그저 돈 생각만 하다가 마쳐버릴 위험이 있다.



부자는 자기의 부귀로 교만해질 수 있는 위험까지 가지게 되어 그만큼 위험부담이 크다고 할 수 있고, 가난한 사람도 몰론 쓸 데 없이 비굴해지거나 부유한 사람을 질시하게 되는 등의 위험 부담을 안고 있다. 그러니 ‘가난’과 ‘부자’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이로써 갖게 되는 ‘교만’과 ‘비굴’이 문제가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재산과 명예로 자만해짐은 재앙을 자초한다(富貴而驕, 自遺其咎)”고 경계하라고 한 것이다.



‘공성이불거(功成而不居 )’는 공(功)을 이루었으면 그 자리에 머물지 말라는 말이다. “공성명수(功成名遂)거든 신퇴(身退)”하라. 이는 어떤 일을 이루어 이름까지 얻었거든 얼른 몸을 빼라는 것이다. 그 자리에 그냥 매달려 있으면 사람이 상하게 된다. 하늘 끝까지 간 명성은 그냥 계속 유지되는 게 아니다. 역사적인, 시대적인 사명을 다 이루고 그래서 이름까지 이미 났으면 얼른 물러설 줄 알아야 한다.



통일 천하를 이루고 난 뒤에 산으로 들어가 버린 장자방처럼 말이다. 누구나 자기 할 일을 다 했으면 물러나야 한다. 처음부터 자기가 할일도 하지 않고 은자의 생활이나 도피생활로 죽치고 앉아 있는 것도 문제지만 할 일을 다하고도 한자리에 어물쩍거리거나 버티고 앉아 있는 것도 곤란하다.



둘 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도의 흐름을 거슬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도에 따라 자연스럽게 움직여야 한다. 그래서 떠날 때가 되면 미련 없이 떠나야 한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듯이 물러남이 있을 때 새로 들어옴이 있다. 이것이 하늘의 길[天之道]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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