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보 창간과 함께 한의과대학 발전을 염원
서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깊숙이 있는 신문뭉치를 발견했다. 신문을 펴보니 깜짝 놀랐다. 단기 4290년 12월12일 창간한 ‘동양의약대학보’다. 50년된 신문이다. 빛바랜 신문지가 누런색으로 변하고 오랜 신문답게 귀퉁이가 쓸려 버렸다. 만질 수가 없을 정도로 종이가 삭았다. ‘동양의약대학보’ 제호가 선명하였고 제1호가 눈에 들어왔다.
박호풍 학장님·김장헌 한의학과장님의 인물사진과 ‘신축한 교사전경’, ‘동양의약대학 부속한의원’ 사진 등 내 인생에 있어 아주 오래된 기억이 떠오르며 세월의 빠름을 알게 되었다. 나 혼자만이 간직하기에 너무 아까워 동양대학관, 서울한의과대학, 동양의약대학,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생들과 한의과대학의 역사를 뒤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해서 이 글을 썼다.
‘동양의약대학보’ 1957. 12. 12 창간
‘동양의약대학보’는 1957년 12월12일 창간호가 발간됐고, 1964년 9월5일 제68호로 ‘동양의대보’로, 1965년10월1일 제78호로 ‘경희의대보’로 발간됐다. 학보는 대판 4면 월간으로 발행했으며, 발행편집 겸 인쇄인은 박호풍 학장으로 기록돼 있다. 창간호의 주요 내용을 요약해서 적어본다.
△지식을 체계화 시키라(박호풍 학장). “의사가 옳은 진찰을 하여도 약이 없으면 병은 다스리지 못하며, 또 좋은 약이 있다고 하더라도 의사의 진단이 있은 연후에 투약할 수 있는 것으로써 醫와 藥은 불가분의 상관관계에 놓여 있는 것이다.
따라서 醫는 藥의 발전으로 말미암아 더욱 그 能을 발휘할 수 있게 되고, 藥은 醫의 진보로 인하여 더욱 향상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대학이 醫藥大學으로 발족한 후 어연 3개 성상. 현재에 이르러서는 한의학과를 의연히 한방을 주로하고 약학과는 여전히 신약 연구를 주로 하는 것을 견지하면서도 오히려 한의학은 경혈탐지기에 의한 경락의 확인, 현미경에 나타난 세포조직에 의한 본초감별 醫化學에 의한 약리작용 연구 등 많은 계시를 얻어 현대 과학화에 도움을 얻었고, 약학은 그 연구 분야에 한약 연구를 포함시키므로써 더욱 넓은 분야를 개척할 희망을 갖게 되었다.
한의학은 고서인 동의보감, 의학입문, 경낙전서 등을 암기 또는 번역하는데 만족하고 그것으로 그친다면 물론 그것은 학문이라고 할 수 없으며 오직 고대 문헌에서 얻은바 지식을 체계화시키고 그 지식을 임상에서 응용하여 거기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하여 통계를 내고 문헌에 대한 비판을 내리고 새로운 학설을 성립시키므로써 과학화 되는 것으로 믿는 바다.(중략)
이 학보가 창간의 광휘를 보게 되었으니 원컨대 길이길이 이채로운 본 대학의 존재와 더불어 본 학보의 지속 발전이 있기를!”
신축교사·부속 한의원 등 소개
△진리로 새로운 것, 부단한 연구 가져라(김장헌 한의학과장) △사진: 본대학 신축교사 전경 △사진: 동양의약대학 부속한의원 개원 △3명에 교수 자격: 김장헌(氣化生理에 대한 연구), 홍성초(문헌상에 나타난 동양의학의 고찰), 박성수(중풍진료에 대한 나의 고찰) △학생한의학회 창립. 회장 임영재(의3) 부회장 이형찬(의3) 이석산(의2) △한의학 과학화에 선행과제. 한방원론 강사 한승련 △위원장에 조군. 학도호국단 임원 개선. 위원장 조용일(의3년) △젊은 학도들이여(조용일 학생위원장)
△本 大學 沿革: 민족의 해방과 더불어 日政의 억압과정에서 위축되었던 동양의학은 재건을 하고자 현 본대학관장 박호풍 씨를 설립대표자로 한 사계의 권위자들이 동양의학의 연구체로서의 연구기관을 설립하고자 재단법인 杏材학원의 설립인가를 정부 당국에 신청하여 단기 4280년 12월 31일에 인가를 득함. - 단기 4281년 3월24일 동양대학관의 설립인가를 얻어 서울시 성동구 마장동 365 부지에서 개교하고 관장에 이사장 박호풍 선생이 취임함. - 단기4286년 3월5일 서울 한의과대학으로 승격인가를 득함. - 단기4288년 8월1일 서울한의과대학 설립 사항의 변경인가를 득하여 약학과를 병설하고 명칭을 동양의약대학으로 개칭함.
△창간을 축하해준 대학들: 고려대학교, 공군사관학교, 국학대학, 단국대학, 대구대학, 동국대학교, 부산대학교, 서울대학교, 서울문리사범대학, 성균관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전남대학교, 조선대학교, 중앙대학교, 해군사관학교, 홍익대학, 효성여자대학.
<임일규 강원도한의사회 명예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