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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20일 (토)

조병욱 원장

조병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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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신약 개발 도전기 上



안녕하세요. 저는 길동에서 조병욱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조병욱 원장입니다. 신약을 만들어보았던 저의 경험이 후배와 동료 한의사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오랜 망설임 끝에 글을 씁니다.



1990년 말에 길동에서 한의원을 처음 개업했을 때가 벌써 옛날 이야기 같습니다. 그 당시에는 한방보험이라는 말조차 조금은 낯선 시절이었고 저는 종로의 유명한 한의원인 춘원당에서 부원장 생활을 1년 조금 못되게 하고서 길동에서 처음 개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젊은 원장이 열심히 환자도 보고 보험으로 진료도 하면서 소문이 좋게 나게 되고 자연스럽게 환자를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지역이 강남권에서 조금 벗어난 오래된 동네다 보니 입소문이 빠르게 났고 침환자는 매일같이 증가되었습니다. 금방 빚도 갚고 환자가 늘어나면서 조금씩 나태해지고 자연스럽게 하루하루를 매너리즘에 빠져 살았습니다.



저희 한의원 앞에 떡볶이를 파시는 노점상 아주머니가 한 분 계셨는데 1년 365일을 거의 장사를 하셨고 따님도 서울시 공무원시험에 합격하고 나름대로 성공한 노점상인이었습니다. 여름에는 남방도 동대문에서 떼어다가 파시기도 하고 겨울에는 오뎅과 붕어빵도 만들어 파시고 하였습니다. 저는 항상 저 아주머니보단 내 인생이 편하다는 생각과 함께 겨울에 추위에 떠시면서 장사하는 모습이 안쓰러워서 왜 조그만 가게를 하나 세 얻어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노점 옆가게에 새로운 떡볶이 집이 생기고 아주머니는 더욱더 열심히 하시면서도 예전보다 장사는 잘 안되는 것 같았습니다. 환자를 많이 보다가 잠시 쉴 때 밖을 보면 창가 밖에는 항상 아주머니가 장사를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예전에 저의 어머니 모습이기도 하였습니다. 어느날 문득 아주머니를 보다가 내가 혹시 떡볶이를 파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떡볶이를 팔면서 하루하루 힘들게 열심히 살듯이 나또한 하루하루 침환자를 보면서 힘들게 사는게 아닌지?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일일 수도 있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길동에서 천호동으로 한의원을 확장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내가 한방으로 신약을 만들어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내가 만든 한방신약을 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참으로 순진한 생각인데 이 처음 생각과 이 처음의 열정이 오늘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신약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던 차에 우연히 국내 우수대학에 계신 모 교수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의학상을 받는 것이 목표라는 말을 듣고 제가 감히 한약을 잘 연구하시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씀드린 기억이 납니다. 그러면서 아이템을 갖고 있냐고 물어보셨고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신경계통약인 프로작의 1년 매출을 이야기해 주셨을 땐 가슴이 뛰었습니다.



저는 관절에 대한 처방과 대장운동촉진제, 비만에 관한 처방을 주었습니다. 신약이 만들어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특허입니다. 특허를 받을 수 있어야 독점권이 주어지고 독점권이 주어져야 제약회사가 신약을 만드는 것입니다. 제일 좋은 약이 신약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제일로 독점권이 주어지는 약재가 신약을 만드는 것입니다.



신약이 될려면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하는데 첫 번째가 새로운 물질을 찾아내는 것이고, 두 번째가 특허를 받은 물질이라도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효능을 찾아내는 것이고, 마지막이 새로운 추출방법을 통한 추출물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한약재의 가장 어려운 점은 첫 번째가 약재의 표준화입니다. 같은 당귀라도 산지별로 종자가 다르고 나오는 물질이 동일하지 않는 것입니다.



최근에 분석학이 발달하면서 지표물질의 표준화가 이루어지고 같은 지표물질이 나오면 동일종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이에 대한 표준화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복합처방에 대한 특허입니다. 신약을 만드는 사람들이 한약처방을 선호하지 않는 것이 복방일 경우 각각 약재에 대한 실험을 해야 하고, 복합처방에 대한 실험을 해야 하며, 복합처방에 대한 지표물질을 찾고, 표준화 시키는 것이 말 같이 간단하지도 않고 또한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해서 찾아낸 신물질로 특허를 걸고 나면 임상실험을 통한 효과를 인정받아야 합니다. 신약이란 합성신약, 천연물신약, 바이오신약이 있습니다. 한약은 천연물신약이라서 임상 1상, 2상, 3상 실험 중 전임상후 임상 2상, 3상 실험만 하면 됩니다. 임상실험은 위약(가짜약)과 신약후보물을 환자에게 투여해서 일정한 효과의 차이가 나타나야 합니다.



물론 여기서 효과가 나타나더라도 기존 제약시장의 선두 약보다 효과 면에서 뛰어나던지 아니면 부작용이 없어야 새로운 시장에 진입할 수가 있습니다. 신약을 만드는 일은 가능성을 보고 수없이 많은 물질을 실험하며 상상할 수 없는 돈이 들어가는 일입니다. 물론 성공하고 효과가 뛰어나면 특허 하나만 갖고도 엄청난 수입이 일어나는 고부가 사업입니다.



조병욱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박사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수료

·미국하버드 보건대학원 연수

·전 세명대·경원대 한의대 부인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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