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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20일 (토)

존엄사 허용과 기준 엄격히 적용

존엄사 허용과 기준 엄격히 적용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지난 21일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숨만 쉬고 있을 뿐 의식을 회복할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단지 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치료를 원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인간답게 죽을 권리’인 ‘존엄사(尊嚴死·소극적 안락사)’를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날 식물인간 상태인 김모씨(77·여)와 가족이 지난해 5월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해 달라”며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김 씨에게서 인공호흡기를 떼어내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환자의 연명치료 중단 의사를 판단할 때 △의사나 가족친지에게 명확하게 의사를 밝혔는지 △환자의 나이나 고통 정도는 어떤지 △의사로부터 충분한 의학적 정보를 제공받았는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법원이 존엄사(尊嚴死)를 인정하는 판결을 함에 따라 의료계도 시행지침 마련에 나서고 있다.



국회에서는 2006년 당시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이 불합리한 연명치료 중단을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가 무산됐고, 지난 2월엔 같은 당 신상진 의원이 존엄사 법안을 발의했다.



전재희 복지부장관은 “관례는 관례이고, 입법화에 있어선 많은 논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정부 입법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존엄사 허용 기준 등에 대해 구체적 입법 절차를 서두르지 않으면 안된다. 올해 초 국회에 발의된 존엄사 관련 법안이 종교계 등의 반발로 상임위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지만, 존엄사를 인정하는 미국이나 유럽국가 등의 사례를 참조해 조속히 합리적 법안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유념해야 할 것은 존엄사가 남용(濫用)되는 일이 없도록 엄격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칫 가족들이 경제적 이유 등으로 치료중단을 요구하는 사례가 빈발할 가능성도 결코 배제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따라서 존엄사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기까지 사회적 합의를 거쳐 법제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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