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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20일 (토)

성은미 원장

성은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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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국제기구서 일하는 한국의 한의사”



성은미 원장이 지난 17일 WHO WPRO(서태평양지역사무처) 근무를 위해 출국했다. 복지부 파견으로 필리핀 마닐라의 WPRO에서 1년 동안 근무할 성은미 원장(사진)을 만났다.



◇ 나는 누구인가?



대전대 한의대 88학번 출신으로 현재 두 아이의 엄마다. 지난 2000년 동 대학원에서 침구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대전대에서 2년간 출강을 했다. 1994년 한의대 졸업 후 8년간 개원의로 임상에 있던 중 평소에 동경해 왔던 외국어(영어)를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2001년에 호주로 출국했다가 그곳에서 올 여름까지 생활을 했다.



호주에서 있는 동안 CQU(Central Qu eensland Univ)에서 MBA CA accounting 코스의 MBA 석사과정을 마쳤고, 한의원을 개원해 현지인과 교민들을 상대로 한 진료활동과 아울러 현지 교민 언론에 한의학 칼럼을 연재했다.

외국 생활을 하다 보니 동료 한의사인 남편과 함께 NCCAOM(미국) AACMA, ATMS(호주) NZQA(뉴질랜드)에서 한의사 자격 혹은 한의학 박사학위를 인증받았고 이를 근거로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의 영주권을 취득했다. 학력과 자격의 국제인증과 해당국에서 일할 수 있는 비자(영주권)는 한의사 해외 진출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사안으로 생각된다.



◇ 왜, WPRO 파견을 지원했는가?



사실 한국에 있을 때는 한국인이라는 자의식도, 정체성도 고민을 해 본적이 없었다. 그런데 막상 외국에 나가니 만나는 모든 외국인들이 묻는 첫마디는 “Where are you from?”이었으며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을 하면서 “아, 난 한국인이구나”라는 새삼스런 깨달음을 얻게 됐다. 또한 직업을 얘기하면서 그곳에서 나는 ‘한의사가 아닌 단순히 침구사 아니면 약제사’로밖에 그들에게 인식이 안돼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의료의 일선에 서서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료가 아닌 단순한 대체의학의 한 귀퉁이에 존재하고 있는 한의학의 위상에 속도 많이 상했다.



이들에게 한국 내에서의 진정한 한의학의 위치와 지대한 역할을 보여주고 싶었으며 솔직히 자랑하고 싶었다. 한의학의 이런 공헌이 단지 한국 내에서만 머물지 않고 널리 외국에까지 파급되길 바라는 마음이 점차 커져 가던 차에 WPRO 파견 업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며, 감히 지원을 하게 됐다.



덧붙이자면, 오히려 좀더 단순할 수도 있는 이유일 수도 있겠지만 아이들에게 엄마라는 사람이 그리고 엄마의 직업이(단순한 Acupuncturist가 아니라 Doctor) 얼마나 멋있고 보람된 일인지 보여 주고 싶었다. 외국에서 교육을 받은 중학생인 큰아들은 외국생활 초창기 때에는 엄마를 친구나 선생님께 소개할 때 ‘doctor’라고 소개하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acupuncturist’ 라고 소개를 하게 됐다. 아이에게 엄마아빠가 하는 일에 대한 정체성과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마침 이번에 WHO에 고용이 되면서, 고용 레터에 명칭이 Dr. Seong으로 명기 됐다. 아이들에게 “우리 엄마는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한국의 한의사이다”라고 멋진 모습을 보여주게 돼서 기분이 좋다.



◇ 한의학 발전을 위한 역할은?



사실 외국 파견 업무에 지원하게 된 이유는 어찌 보면 굉장히 거창한 이유도 있으며 사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도 있다.

본인은 한국의 그저 보통 한의사들 중에 한명이며 그리 뛰어난 사람이 아니다. 단지 보통의 평범한 한의사분들보다 영어를 조금 잘 한다는 것뿐이다.



그렇기에 잘 할 수 있는 원활한 의사소통을 활용해 한의학의 국제적 인식에 대한 긍정적 발전과 확대, 중국 중심의 전통의학 표준화에 대한 방향 전환 등의 프로젝트 등에 힘이 되고 싶다. 이와 함께 한의학의 세계화 및 표준화 작업에 적극 기여할 수 있도록 모자라지만 열심히 노력하겠다.



◇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WPRO에 파견돼 하게 될 일은 실질적인 진료와는 좀 동떨어진 활동들이지만 향후 할 수 있는 여건과 능력이 된다면 구체적인 진료활동을 펼쳐보고 싶다.

이는 일시적인 봉사 차원의 진료가 아닌 국제기구에 한의학 진료소(국제 한의 보건소)가 설치되어 봉사하는 일에 도전해 보고 싶다. 그리고 현실적인 계획으로는 기회가 된다면 호주에 다시 돌아가 그곳 정부 산하기구에서 한의학을 위한 일들을 하고 싶다.



요즘 한국은 의료관광 유치가 한창이라고 들었다. 한국에 들어가 외국인 상대의 의료관광산업에서 소위 ‘대박’을 내보고 싶기도 하다. 외국인들에게 훌륭한 한국의 문화유산인 한의학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



◇ 꼭 하고 싶은 말은?



지인들은 나이 40이 넘어 뭘 자꾸 새로 시도하려 하느냐는 핀잔도 하고 걱정도 한다. 가끔씩 본인도 이게 정말 잘한 결정일까 의문이 들 때도 있다. 그러다가도 믿고 파견해주시는 분들과 한의계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도 “정말 열심히 해야겠구나”하는 다짐을 한다. 응원을 부탁드린다.



아울러 젊은 후배님들께 꼭 부탁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요즘 한의계가 어려워지면서, 한의사들의 통신망에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여러 의견 및 고육지책과 관련한 내용들을 접하게 된다.



많은 한의사들이 해외 진출에 관심을 가지지만 실제로 진출하는 분들은 극히 드물다. 후배 여러분들은 젊을 때 좀 더 진취적으로 해외 진출을 도전해 보시기 바란다.



젊은 나이에 진료실에 갇혀 생활하지만 말고 그냥 한 번 나가서 부딪히는 것은 어떨까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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