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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09일 (목)

네팔로, 두팔로!

네팔로, 두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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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 한의학과 3학년 한가진





설레임과 두려움 안고 떠난 네팔



네팔이라는 낯선 나라로 봉사활동을 떠나기 하루 전이 되어서야 비로소 봉사활동에 대한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인천공항으로 출발하기 전 나를 포함한 한의대 학생들로 이루어진 의료팀과, 다른 과 학생들로 이루어진 교육팀이 모여 “네팔로, 두팔로!”라는 구호에 맞춰 사기를 북돋았다.



네팔의 성수기인 가을, 겨울이 아닌 몬순기후 때문에 비수기에 해당하는 여름에 가는 봉사활동 일정이었기에 내 마음 속에는 막연히 낯선 땅에 대한 두려움뿐만 아니라 무덥고 습한 날씨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다.



우리가 봉사활동을 하는 지역은 네팔의 남부 테라이 지방의 룸비니라는 곳이었다. 룸비니로의 직항 비행기가 없기 때문에 네팔의 수도인 카트만두에 먼저 도착한 뒤, 국내선을 이용하여 룸비니로 이동해야 하는 긴 여정이었다. 38도를 넘어서는 날씨였기 때문에,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습하고 뜨거운 공기가 우리들의 목을 죄어왔다. 이 지역에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를 졸업하신 네팔인 교무님이 ‘삼동스쿨’이라는 학교를 설립하셨다고 한다.



의료팀은 이 삼동스쿨에서 학부모 및 지역 노인분들을 위한 의료봉사활동을 펼쳤다. 교육팀은 다른 학교에서 주로 교육봉사를 하고, 마지막 날만 의료팀과 같은 삼동스쿨에서 교육봉사를 시행했다. 교육팀의 봉사활동도 궁금했고, 룸비니 지역의 순수한 아이들과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지만, 봉사 장소가 달랐던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의료활동을 하는 동안 우리팀의 적은 더위, 습기, 언어였다. 하지만 언어의 장벽은 첫날을 지낸 뒤 쉽게 허물어 졌다. 삼동스쿨의 선생님들이 도우미로서 환자와 의료팀 사이의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의료팀도 시간이 흐를수록 눈빛, 목소리, 제스쳐 등을 통해서 환자가 원하는 바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침·뜸에 두려움 없이 한의학 치료 잘 받아



봉사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은 우리나라나 네팔의 환자모두 아픈 곳과 원하는 바가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도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르는 일을 하기 때문에 근골격계 환자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우리는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한의학이라는 낯선 의료기술을 배우는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환자들이 우리를 낯설어하고, 한의학적 치료법을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우려했던 것과는 다르게 처음 보았을 침, 뜸을 무서워하지 않고, 치료를 잘 받아 주셔서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또한 의료혜택이 부족한 실정을 알기 때문에 부족한 나로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환자들의 불편함을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더위와 습기는 끊임없이 우리 팀을 괴롭혔다. 일반 라이터를 이용해서 뜸에 불을 붙여야 하는데 에어컨이 없는 환경에서 틀어야만 했던 선풍기와, 습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있었다. 얼굴에 화상을 입은 친구가 있었을 만큼 우리 팀은 고난을 겪었다. 고통스러운 첫날을 겪은 후, 라이터 대신에 임시방편으로 호텔에 있던 초를 사용했는데 훨씬 편리하고 덜 위험해서 둘째날부터는 수월하게 뜸을 사용할 수 있었다.



현지학교 선생님들의 배려에 ‘감동’



마지막 날에는 교육팀도 삼동스쿨에서 봉사활동을 했기 때문에 그들의 봉사활동도 간접체험 할 수 있었다. 우리는 실내에서 환자를 맞이하고 앉아서 진료를 했지만, 교육팀의 활동을 보니 우리보다 훨씬 활동량도 많고 어린 아이들을 대했기 때문에 정신·체력 소모가 큰 것 같아서 새삼 존경스러웠다.



의료팀은 한국의 전통의학을 소개하고 그것으로 치료를 함으로써 한국을 알렸던 반면, 교육팀은 미술, 교육, 체육 등 다양한 활동으로 아이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고, 그들과 공감하고 동화되려는 모습을 보고 두 팀 모두 이번 봉사활동에서 큰 가치를 발휘했던 것 같다.



의료봉사 활동을 하면서 룸비니 지역의 환자들을 도울 수 있다는 뿌듯함도 컸지만, 학교 선생님들을 만난 것도 나에게는 큰 행운이 되었다. 더운 날씨에다가, 진료하는 동안 환자들을 안내하고, 통역하는 것도 힘들었을 텐데 우리 팀을 진심으로 챙겨주시는 모습이 너무 감사했다. 우리들의 영어 실력도 많이 부족해서 선생님들과 우리 사이의 의사소통도 완전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활짝 핀 웃음, 친절한 배려는 정말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내 진료실의 도우미 선생님은 라다와 라스트미였는데, 항상 웃으며 대해주었던 유부녀 라다와 수줍은 미소가 예뻤던 라스트미가 정말 그립다. 환자들을 치료하랴, 뜸에 불을 붙이랴, 바쁜 우리들의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도우미 선생님들은 자처해서 대신 뜸에 불도 붙여주고, 간식도 챙겨주었는데 그 마음이 너무 감사했다. 마지막 날 헤어질 때, 함께 사진도 찍고 메일주소도 주고받았지만 쉽게 발걸음은 떨어지지 않았고, 내 기분 탓이었을까 그들의 눈에 눈물이 맺혀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말로는 다음에 꼭 다시 오겠다고, 그리울 거라고 전했지만 네팔이라는 나라에 언제 다시 올지도 막연했기 때문에 이번 만남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함께 찍었던 사진과 진심을 담은 편지를 꼭 보내서 고마웠던, 그리운 내 마음을 전할 것이다.



의료봉사…내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



의료봉사 활동 기간 동안 여러 가지 장애물이 우리 팀을 힘들게 했었다. 어떻게 보면 한국에서보다 더 진심으로 환자들을 대하고, 불완전한 의사소통 때문에 그들의 말에 더 귀 기울이는 자세로 임했는지도 모른다. 치료를 끝낸 후에 환자들이 보내주는 미소와 감사 표현, 그리고 도우미 선생님들의 예쁜 마음은 그날의 더위와 피로를 싹 가시게 해주었다. 이번 네팔에서의 봉사활동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내 인생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전기시설, 인터넷환경, 도로 등 여러 가지 불편함도 많았지만 그런 환경에서도 각자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고 있는 룸비니 지역주민들을 보고 많은 것을 생각했다. 한국에서 편안한 삶에 안주하면서 사소한 것에 불평, 불만을 가졌던 내 모습이 부끄러웠으며, 한국에서 나의 평범한 일상이 너무나 고맙게 여겨졌다.



이번 봉사활동은 나에게 행복의 기준을 다시 세워보게 해주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 기회를 마련해 주신 한의대 한종현 교수님과 네팔의 성찬, 성재교무님, 그리고 힘든 여정을 보내며 정을 쌓았던 의료팀, 교육팀 사람들에게 감사하면서, 함께 했던 모든 사람들이 나와 마찬가지로 네팔에서의 봉사활동을 행복했던 추억으로 생각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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