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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23일 (화)

신미숙 여의도 책방-60

신미숙 여의도 책방-60

별의 순간 VS 나무의 시간

신미숙02.jpg


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편집자주] 

『신미숙의 여의도 책방』은 각 회마다 1개의 키워드에 5권의 도서를 추천하는 형식으로 이어갑니다.


전문 분야가 아닌 다른 특정 분야에 안목을 갖추었다고 타인들로부터 인정을 받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특히 미술 분야는 역사와 깊이 그리고 장르 또한 광활하기에 개안(開眼)하려는 욕심은 진즉에 내려두고 그저 구경이라도 자주하자는 마음만 풀가동 중이다. 우선 발길과 눈길이 끌리는 곳으로 그리고 일산거주자로서 귀가 시간을 감안하여 감당 가능한 곳으로만 가끔 길을 나선다. 


새해맞이로 진료실 PC 옆에 세워둔 화이트보드 게시판을 정리하며 이제는 클리어 파일 안으로 들여보낼 것과 올해도 내 시야에 남겨두어야 할 것들로 분류를 해보는데, 2년 전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을 다녀오던 길에 챙겨온 전시회의 포스터는 올해도 있던 그 자리에 붙여두기로 했다. 프랑스 현대미술의 ‘살아있는 전설’로 평가받는 앙드레 브라질리에의 ‘멈추어라, 순간이여!’라는 특별전 포스터가 바로 그것이다. 

90대 거장의 화가 인생 70년을 총망라하는 120여 점에 달하는 대표작들은 평범한 일상생활을 담은 회화가 대부분이었고 작품들의 색감이 참 따뜻했다. 유독 눈 내리는 풍경의 그림이 많아서 마침 겨울에 방문한 터라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다. 반복되는 일상 속의 예술 체험은 그야말로 찰나의 기쁨이며 번개의 섬광같은 짧디 짧은 순간이다. 지하철역으로 이동하며 전시회의 제목으로 ‘멈추어라 순간이여!’보다 더 멋진 표현을 고르기란 어려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인들에게도 ‘별의 순간’이 있을까?

 

‘별의 순간’하면 떠올려지는 뉴스가 있을 것이다. 인물들도 두둥 생각날 것이다. 그러고나면 아마도 뉴스를 검색하고 싶어질 것이다. 맞다. 벌써 2021년의 일이다. 지난 가을에 갑자기 나타난 창원 거주 명모씨가 2021년의 ‘별의 순간’ 아이디어 제공자는 바로 “나야 나”라고 했다지만 팩트체크가 필요하다. 점성술에서 기인된 ‘별의 순간’이라는 표현을 그 시절의 가장 주목받던 정치 유망주 한 분(?)의 몸값을 높이느라고 가져다 썼는지 모르겠지만 이 표현의 원작자는 엄연히 따로 존재한다. 오스트리아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Stefan Zweig)의 『인류의 별의 순간(Sternstunden der Menschheit)』 발간이 1927년이다. 이후 독일어 ‘Sternstunde(슈테른슈툰데)’ 즉 ‘별의 순간’은 ‘결정적 순간’ 혹은 ‘최고의 순간’을 의미하는 관용어로 쓰이고 있다.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일반인인 나에게도 ‘별의 순간’이 있었을까? 이력서에 한줄한줄 경력을 채워가던 그 당시에는 ‘별의 순간’이었겠지만 지나고보니 나무가 나이테를 늘리듯 어느 정도는 정해진 길을 걸어가는 과정이었다. 가끔은 두 갈래길에서 큰 결심을 해야했던 적도 있었지만 그 세월의 터널을 다 지나고나서 보니 경로 선택을 다행히도 잘 했던 것 같다. 어쩌면 별의 순간은 나무의 시간을 거칠 수밖에 없는 운명일 수도 있고 그 시간을 인고해야만 진정한 별의 순간으로서의 의미를 남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 겨울 사촌언니 큰아들 결혼식에 참석하느라 2년만에 광주를 방문했다. 결혼식 참석을 핑계로 우리 자매들은 꿩도 먹고 알까지 챙겨가자는 심정으로 짧은 나주 여행을 기획했다. 나주 혁신도시 안의 빛가람 전망대와 나주곰탕 하얀집 본점, 금성관 그리고 메타세콰이어 숲길이 기가 막히다는 전라남도 산림연구원을 찾았다. 평소 같으면 “너네들은 걷고 와라, 나는 입구 쪽 휴게실에 앉아있을테니…”라고 했을 산책무용론자 셋째 동생도 숲길 입구의 풍광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보기만 해도 좋은데 이 길은 안 걸으면 무조건 손해일 것 같다며 서둘러 다른 자매들을 따라 나선다. “이렇게 잘 걸을거면서 그동안은 왜?”라고 물으니 “이렇게 멋진 길을 못 만났으니까”라고 답한다. 


『마음을 가꾸는 정원』

(자키아 머레이, 한문화,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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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오랫동안 선(禪)과 명상을 수행해온 합기도 무도인이자 공인받은 마사지 치료사이다.  

- 자연은 존재하기의 달인이다. 그저 거대하고 무한하고 절대적인 자신으로 존재할 줄 안다. 

- 가지치기는 과거의 것을 없애서 새로운 것이 자라고 꽃 피울 자리를 만드는 작업이다. 

- 두엄 더미에서는 성장과 부패가 서로를 촉진한다. 그 두 가지가 균형을 이루어 정원이 유지된다. 

- 호흡을 의식하는 일은 끊임없이 현재로 돌아오는 수단이다. 

- 꽃 한 송이의 열린 가슴 안에 태양과 달, 바람과 비가 모두 들어 있다. 

- 나의 몸도 꽃과 마찬가지로 늙어서 죽고 버려지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다. 자신뿐 아니라 모든 생명의 무상함을 우아하게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다. 

- 자신이 바로 생명과 하나 된 존재임을 이해한 우리는 사심 없이 정원을 가꾼다. 


『나무의 시간』(김민식, 브레드,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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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촌목공소의 목재 상담 고문으로 40여 년간 목재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나무에 대한 오랜 경험에 깊은 인문학이 더해지니 책장이 넘어갈수록 깊은 숲길로 들어가는 기분이다.  

- 한국인이 소나무, 일본인이 편백나무에 대하여 신앙을 가지고 있듯이 핀란드와 발트해 연안 지역, 러시아 사람들이 자작나무를 대하는 것도 그러하다. 

- 나무가 사라진 곳에서 문명은 황폐해 갔다. 

- 영국의 일기 작가 존 에블린은 “모든 물질 문화는 나무가 없다면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무가 없는 것보다는 황금이 없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라며 세상을 통찰했다. 

- 숲과 나무를 건드려 낙원에서 인간에 추방된다는 신화는 지금 우리의 처지이기도 하다. 

- 나무는 성장하며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고 오히려 고스란히 품고 있으니, 목재야말로 지구 기후 변화를 늦추거나 막기에 최적의 자재다. 

- 지금같이 첨단 공학으로 원목을 건조하는 방법이 없던 시기, 선인들은 시간이라는 정성으로 원목을 엔지니어링했다. 백제, 신라 선조들이 우리에게 남겨준 찬란한 전통은 ‘빼어난 사이언스’였다. 

- 세상은 목수를 찾고 있다. 목수는 연결하는 사람, 소통하고 이해하게 만드는, 평화를 만드는 이다. 


『치유하는 나무 위로하는 숲』

(마르코 멘칼리, 마르코 니에리. 목수책방,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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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멘칼리는 농학 전공으로 공원과 개인정원의 전문가이고, 니에리는 생태 설계와 환경 보호 전공자로 생태에너지 조경과 치료경관을 설계한다. 

- 바이오필리아(biophilia)는 다른 살아있는 유기체에게 인간이 느끼는 선천적인 감정적 친화성으로 정의된다. 

- 몇몇 경우에는 치료적(therapeutic)이라는 말보다 재생적(regenerative)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 더 적절하다. 실제로 자연의 재생력은 공감하는 태도로 녹색공간과 교류할 때 얻는 심리적 회복의 느낌을 잘 대변한다. 

- 2015년 웰니스 산업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스파파인더 웰니스 Spafinder Wellness UK Ltd.는 센터 방문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세계 10대 트렌드 중 첫 번째로 산림욕을 꼽았다. 

- 나무는 평온함과 행복함의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흔히 말하는 장엄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 식물은 의학과 식물요법(phytotherapy)에서 치료 목적으로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다.  

- 숲속 걷기는 나무의 생체전자기장 특성이 강한 영향을 미치는 환경 속에 머무는 일로서 일상을 잠시 벗어나 자연 속에 있으면 깊은 에너지 치료가 일어난다. 

- 식물이 있으면 질환과 스트레스가 줄고, 근무 장소에 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며 편안함, 만족감, 생산성이 높아진다. 녹색공간이 내다보이는 창문이 있으면 이런 효과는 더욱 커진다. 


『산림욕의 행복』

(멜라니 추카스브래들리, 이봄,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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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학자이자 자연과 숲 치료협회(ANFT·Association Of Nature And Forest Therapy)에서 가이드 자격을 부여받은 저자가 정리한 산림욕학의 정수에 일러스트를 곁들인 실용서이다.  

- 숲 산책이란 침묵한 채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이에 항복하는 숭배의 시간이다.

- 숲에 홀로 있을 때의 호젓한 경험을 지칭하는 ‘발다인잠카이트(waldeinsamkeit)’라는 독일어 단어가 있다. 철학자 랠프 월도 에머슨은 ‘발다인잠카이트’라는 시에서 자연의 장엄한 아름다움에 조용히 굴복하며 지낸 시간을 찬미했다. 

- 일본에서는 고대 신토[神道], 불교, 민속 전통 덕분에 자연 숭배 정신이 계승되었고 이것이 산림욕으로 이어졌다. 

- 산림욕의 가장 큰 보람 중 하나는 나무와의 교감이다. 

- 산림욕은 요가, 태극권, 명상 그리고 여타의 마음챙김 수련과 잘 어울린다. 

-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면 신체와 정신, 정서에 이롭다는 사실을 밝힌 여러 자료를 근거로 치료와 회복을 보다 원활하게 만드는 창의적인 방안이 필요한 때이다. 


『폐와 호흡』

(마이클 J. 스티븐, 사람의 집,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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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호흡기내과 의사이자 폐 의학자이다. 지난 20년간 말기 폐 질환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폐 기능과 주요 호흡기 질환을 소개하고 있는 이 책에서는 폐와 호흡의 의학적 기능과 더불어 사회적 의미를 조명하고 있다.  

- 오늘날 우리의 건강 문제는 의료 행위를 행하는 방식 외에도 스스로와 서로를 돌보는 방식과 훨씬 짙은 연관성을 맺고 있다.

- 악화되어 가는 정신 건강과 의료 행위 간의 단절에 맞서 싸우기 위해 우리는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있다. 

- 존 카밧진은 현대 서구권의 의식으로 호흡과 이완을 도입하려 시도한 선두주자다. 그는 환자들이 진단만 하는 의사보다 자신에게 공감해 주는 의사를 원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깊은 호흡은 부교감 신경계에 강력한 유도 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 호흡 운동이 정신 건강 상태와 만성 통증에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 증거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 거친 호흡은 2500년 전 중국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 이 질병은 주로 식물인 마황으로 만든 차로 치료했고, 일부 치료 효과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 공기를 포함한 인류의 세계는 점차 좁아지며 점점 더 공동체의 일부처럼 변해가고 있다. 이러한 교훈을 전달하기에 폐만큼 훌륭한 장기는 없으며, 폐결핵과 코로나 바이러스19만큼 적절한 질병도 없다. 

- 공기 오염과 그로 인해 수반된 폐 질환의 역사는 약 4만년 전으로 거슬로 올라간다고 추정되며 초기에 공기 오염의 원인은 불을 얻기 위해 태우는 목재로 한정되어 있었다. 


지난 7일부터 시작된 미국 서부의 산불이 일주일이 지나도록 멈추지 않고 있다. 여의도 면적의 34배, 서울시 면적의 4분의 1을 넘어섰다는 화재 현장의 뉴스 화면이 온통 시뻘겋다. ‘샌타 애나’라고 불리우는 강풍과 고온건조한 사막 지대가 만나 화력이 더 강해졌고 또 다른 강풍이 예고되고 있어서 현재로서는 그 두려운 끝을 예견조차 하기 어렵다고 한다. 이 불씨가 다 잦아들고 나서야 사람과 자연에 끼친 손해에 관하여 측정이 시작될 것이다. 


전 세계의 유해 공기 문제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이번 산불이 공기 오염에 미칠 영향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다. 또한 그 후유증으로 나타날 많은 건강 문제들은 이러한 대규모의 재난이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에 관한 또 하나의 역사적 지표가 될 것 같다.  

‘시작이 반이다’…그만큼 ‘시작’은 어려운 것


‘별의 순간’의 원작자 슈테판 츠바이크의 『마지막 수업』이라는 단행본에서 본 “이 시대의 대다수는 역사가 아니라 언제나 오직 자신의 삶을 산다”라는 문장이 떠올려지는 순간이 자주 있다. 미국 산불이 어떻든 12.3 이후 극도로 불안정한 한국의 정치사가 어떻든 내 몸 하나 건사하는 것이 최우선인 사람들이 너무도 많은 이유이다. 물론 내 몸이 건강해야 나라도 있고 나중도 있지만 말이다. 부분을 직면하면서도 전체를 살피고 나무를 관찰하면서도 숲을 파악할 수 있는 혜안. 나 자신과 더불어 이 시대를 동시에 애정할 수 있는 그러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증오심을 적절히 감출 줄도 아는 마음의 균형을 갖춘다면 그 넓은 광장에는 화난 노인들이 아닌 선한 어른들의 미소가 넘쳐날텐데... 여전히 어느 역 앞은 너무도 살벌하고 또 다른 사거리는 다시금 열광의 도가니이다. 


이 한열의 괴리 속에 중도를 표방한 쿨병 걸린 냉담자들과 정치 무관심자들이 대세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 어느 때보다 현명한 다수의 지혜를 모아가야 할 시기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무섭도록 옳다. 얼마나 가슴 설레며 기다리고 기대했던 새해 새날인가? 진료 시작 전 그리고 진료 마친 후, 하루하루 하기로 마음 먹었던 아주 작은 조각같은 공부들도 점과 점을 이어가다보면 어느 순간에는 원이 되어 저 혼자서도 잘 굴러갈 동력을 얻을 것이다.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을 중심으로 그 처음만 애써주면 된다. 그래서 시작이 이토록 어려운 것이다. 


그래도 뭔가를 아등바등 시도하다가 중간에 그만 두더라도 결국에는 시작하길 잘했다고 여겨지는 경험들이 대부분이다. 1월에 시작하지 못하면 12월에 도착하여 나 자신을 원망할 가능성이 크다. 바쁘다는 핑계로 제대로 완독하지 못했던 또 한 권의 책을 힘주어 열어젖힌다. 이런 게 1월의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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