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환·이세린·김정현 원장(통인한의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23 외국인환자 유치실적 통계분석보고서에 따르면, 한방병의원이 차지하는 외국인 환자 비율은 실환자 기준 3.0%, 연환자 기준 2.8%에 불과하다. 이는 한의약의 잠재력을 고려할 때 저조한 수치로, 보다 적극적인 외국인 환자 유치 활성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단순히 의료기관의 노력이 부족해서라기보다, 외국인 환자 기준의 모호함과 유치 의료기관 등록 및 실적 보고 과정의 비효율성 등 구조적 문제가 작용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 부진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외국인 환자 유치 현황과 문제점
1. 외국인 환자 기준의 모호성
현재 외국인 환자의 기준은 내국인과의 구분에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국내 거주 외국인이 건강보험에 가입한 경우, 실적 통계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한 방글라데시 환자는 꾸준한 한방 치료를 통해 증상이 크게 개선되었으며, 이 경험을 통해 여러 동남아 환자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환자는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어 외국인 환자 실적으로 포함되지 않는다.
이와 같은 기준은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을 축소하고, 정책 수립의 근거 자료로서 통계의 신뢰성을 저해한다. 따라서 국내 건강보험 가입 외국인도 실적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기준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2. 유치 의료기관 등록 및 실적 보고 동기 부족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기관으로 등록하면 매년 실적 보고 의무가 부과되지만, 보고에 대한 명확한 동기 부여가 없다. 보고 절차가 번거롭고, 보고 결과에 따른 보상이 없는 상황에서 많은 한의원이 등록을 포기하거나 실적 보고를 하지 않는 실정이다. 이는 한방 의료기관이 외국인 환자 유치 시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3. 실적 보고 과정의 비효율성
소규모 한의원의 경우, 외국인 환자 명단 정리와 보고 작업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대부분 전자 차트를 사용하지만, 환자 데이터를 정리·추출하는 시스템이 효율적이지 않아 보고 과정에서 누락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방안
1. 외국인 환자 기준 수정
국내 거주 외국인 중 건강보험 가입자를 외국인 환자로 인정하는 기준을 추가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정확한 유치 통계 산출이 가능해지며, 외국인 환자 유치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2. 유치 의료기관 등록 및 실적 보고 활성화 방안
정보 제공: 등록 의료기관에 외국인환자 유치관련 보고서, 논문 등을 무료로 제공하여 의료진의 정보 접근성을 높인다.
세미나 및 네트워크 기회: 소규모 한의원 원장이 참여할 수 있도록 주말 세미나를 개최하고, 국책사업을 통한 공동 프로젝트 기회를 마련한다.
경제적 인센티브: 실적 보고 건수에 비례한 경제적 보상체계를 도입해 보고율을 높인다.
3. 실적 보고 과정 개선
전자 차트 시스템과 연계하여 외국인 환자 실적 데이터를 자동으로 정리·추출할 수 있는 기능을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한의약진흥원이 주요 전자 차트 회사와 협력하여 의료기관의 실적 보고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
기대효과
이러한 개선책을 통해 다음과 같은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1. 외국인 환자 기준의 명확화로 실적 통계의 신뢰도가 향상되고, 국내 거주 외국인 환자 대상 홍보와 진료 기회가 확대된다.
2. 실적 보고 동기 부여와 지원책을 통해 더 많은 한의원이 외국인 환자 유치에 적극 참여하게 된다.
3. 실적 보고의 자동화로 의료기관의 행정 부담이 줄어들고, 한국한의약진흥원의 정책 수립에 필요한 자료 확보가 원활해진다.
결론적으로, 외국인 환자 유치 활성화를 위해서는 외국인 환자 기준 수정, 유치 의료기관 등록 장려, 실적 보고 시스템 개선이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한방 의료의 세계화와 외국인 환자 유치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