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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12일 (금)

“한의학과 캄포의 공동연구 가능성 재확인”

“한의학과 캄포의 공동연구 가능성 재확인”

제75회 일본동양의학회 학술총회의 이모저모
유준상 상지대 한의대 교수

세명대 유준상.png

유준상 상지대 한의대 교수

 

[한의신문] ‘제75회 일본동양의학회 학술총회’가 6일부터 8일까지 일본 도쿄 게이오플라자호텔에서 개최됐다.

 

본격적인 학술 발표가 진행된 7일, 한일교류회에선 인삼양영탕 활용 증례 및 리뷰 발표가 있었다. 

 

한국 측 연자에는 권승원 경희대 한의대 교수와 양승정 동신대 한의대 교수가 참여했으며, 일본 측에는 타카야마 신 토호쿠대병원 의과진료부 교수가 참여했다. 

 

인삼영양탕.png

 

인삼양영탕은 일본의 대표적인 보약으로, 비기허 환자에게 많이 사용되고 있다. 

 

발표 후 필자가 “인삼양영탕은 병증에 따른 변증논치적 접근법 외에 사상체질이나 체질의학적 접근은 어떠한가”라고 질문하자 타카야마 신 교수는 “일본에서도 맥이 약하고, 기운이 약한 사람들에게만 사용한다”고 답했다.

 

타카야마 신 교수는 토호쿠대병원 의학계 연구과 한방 통합의료학 공동연구강좌 특명교수를 겸임하는 등 통합의료 관련 학회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연구자다.

 

필자가 “현재 한국에서 수족냉증 가이드라인을 구축해 업데이트하는 작업을 하고 있기에 수족냉증의 개념, 진단 등에 대해 한일 간 공통된 의견이 함께 ICD 코드(국제통계분류)에 수록되길 바란다”고 전하자 신 교수는 “일본 내 적절한 연구자를 찾아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또 학술총회에선 몇 년 전부터 새로운 세션이 마련됐는데 젊은 연구자 중심의 영어 발표 세션을 통한 국제화다.

 

맥진기.png

▲일본에서 판매되는 중국 맥진기

 

◆ 한·중·일 첨단 한방산업 전시회 ‘눈길’


이날 학술회의장은 주로 4·5·42·43층에 배치돼 있었으며, 4층 회의장 옆 도서전시회와 의료기 전시회, 체험부스 등이 마련됐다. 

 

이 가운데 국내 기업 ‘안단테’는 사람의 보행을 분석해 어지럼증, 파킨슨병 등을 진단하는 솔루션을 개발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일본 렌탈사업에 나서고 있는 ‘맥경’이라는 중국회사가 전시한 맥진기는 세 개의 금속 봉을 통해 촌관척의 맥을 분석하고, 결과를 일본어로 표시해 주는 시스템으로, 한의약 산업 연구를 위해 구입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특이한 점은 중국에선 환자 개인정보 보안과 관계없이 각 맥진기가 있는 전 의료기관의 데이터가 회사의 중앙센터로 모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증상을 입력하면 치료혈을 알려주는 솔루션도 등장, 월 10만원으로 제공되고 있으며 아이패드와 같은 전용 디바이스를 통해 육장육부 기혈수의 편재를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한방 제약사들도 눈에 띄었는데 이번에도 쯔무라와 크라시에가 참가해 제품 홍보에 나섰다.

 

교수.png

 

◆ AI 활용 등 일본만의 변증 교육 프로그램 선보여


이날 또 다른 세션에서는 허증과 냉증에 대한 연구도 발표됐다.

 

냉증에 대해 흔히 건강, 부자 등 온성 약물을 활용하는 것에 익숙한데 이날 연구에 따르면 변비로 인해 양명병(陽明病)에 위장의 진액이 부족해지고, 갈증이 생기면서 궐증으로 손발이 차가워지면 석고(石膏)가 들어간 인삼백호탕(人蔘白虎湯)을 처방한다는 것이다. 

 

맥이 침하지만 활하여 힘이 있다면 승기탕(承氣湯)을 활용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은 향후 자료를 찾아 수족냉증 진료지침에 첨가 여부를 준비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점심 도시락 세미나에선 생소하면서도 재미있는 병명인 ‘기상병(氣象病)’이 소개됐다. 처음에는 ‘운기병(運氣病)’인가 했는데 쉽게 말하면 날씨(온도, 습도, 기압)의 변화에 따라 어지럽거나 두통을 일으키는 병이다.

 

연구자는 550여명의 환자를 진료했는데 500명 정도에서 오령산을 처방하고, 그 다음으로 반하백출천마을 처방했다.

 

이때부터 제자인 박성민 학생(본과 4학년)을 만나 일본의 처방 관련 이야기를 들려줬다.

 

43층에서 열린 ‘중경배 학생 변증대회’에선 주로 외감병에 대한 변증과 처방 사례를 발표하고, 시상했다.

 

올해 수상자는 생후 7개월 된 소아의 반복적인 발열에 대한 변증으로, 청폐탕(淸肺湯)에 가감할 수 있는 처방과 근거를 제시했다.

 

또 AI 활용도 눈에 띄었는데 의대생들이 짝을 이뤄 AI의 도움 없이 상대 학생의 피로, 변비에 대해 시나리오를 따라 롤 플레이를 하도록 했으며, 이후 AI를 사용해 롤 플레이하도록 했다.

 

ChatGPT가 환자 역할, 학생은 의사 역할을 하는 등 학생들에게 한방을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기획한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템플릿을 기준으로, 매해 새로운 것을 하나씩 추가하는 모습이다. 

 

Sakaguchi Shuji 교수 (우측).png

▲사카구치 슌지 교수(우측)

 

◆ 초고령사회 케어, ‘침 치료’ 대안으로 제시

 

8일 7회의장에선 침구치료 관련 세션이 열렸다. 좌장을 맡은 사카구치 슌지 교수는 오사카 지역 침구학교 교수로, 수족냉증에 대한 연구 발표를 여러 차례 진행했던 만큼 필자가 이번 수족냉증 임상연구를 자문한 결과 침·뜸 치료 병용과 침 치료 단독치료의 비교를 제안했다.

 

침구치료 세션에선 4명의 연자가 각각 발표를 진행했으며, 그중 특히 기억에 남는 내용은 침 치료를 통해 우울증이 호전된다는 발표였다.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일본에서 침구 치료를 약 8주간 시행하면 그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에도 침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발표가 있었으며, 집중치료실(ICU) 환자에게도 침 치료를 적용해 인공호흡기를 조기에 제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전체 프로그램을 모두 들을 수는 없었으나 듣고 싶은 프로그램을 선택해 여러 회의장을 오가며 관심 있는 질환에 대한 강의를 들을 수 있었으나 15~20년 전과 비교해 규모가 점점 축소되고 있는 점은 일본 내에서 한방의 역할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다. 

 

한의사 제도가 없는 일본에선 의대 학부 과정에서 한방 수업이 단지 졸업 전 2~4시간 정도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졸업 후 서양의학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의학을 다시 공부하고 그 안에서 해답을 찾고자 했던 의사들의 발표는 인상적이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한의학이 앞으로 어떤 질환이나 아이템에 집중해야 할지 고민해보는 계기가 됐다.

 

내년 제76회 일본동양의학회 학술대회는 도야마에서 열릴 예정으로, 이날 듣고 싶은 주제와 강사를 추천해 달라는 설문지도 함께 제공됐다.

 

일본은 항상 1년 전 다음 학술대회의 장소와 일정을 미리 공지한다. 역시 철저한 준비성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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