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는 12일 치매 유병률 및 치매 관련 위험요인을 분석한 치매역학조사 결과와 치매 환자·가족의 돌봄 부담 수준 및 치매로 인한 사회적 비용 등을 조사한 치매실태조사 결과를 함께 발표했다.
2023년 치매역학조사는 2016년 전국 치매역학조사 이후 7년만에 시행한 전국 단위의 대규모 치매역학조사로, 우리나라의 치매 유병률에 관한 최신 통계 및 치매 발병 위험 요인을 분석했으며, 이번 치매실태조사는 최초의 법정 실태조사로 치매역학조사와 연계해 치매 환자를 선별한 후 치매 환자와 가족의 돌봄 현황 등을 파악하고 치매로 인한 질병 부담을 측정했다.
먼저 치매역학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23년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9.25%로, ‘16년 역학조사 치매 유병률 9.50%과 비교해 0.25%p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은 28.42%로 조사됐는데, 이는 ‘16년 역학조사시 22.25% 대비 6.17%p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이 증가한 요인으로는 치매와 경도인지장애의 진단 기준의 세분화로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조기진단이 가능하게 됐고, 치매 조기 검진 활성화로 치매로 악화되기 이전 단계에서 진단이 이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025년 치매 환자 수 97만명·경도인지장애 진단자 수 298만명
또 인구 고령화에 따라 치매 환자 수와 경도인지장애 진단자 수는 지속 증가, ‘25년 치매 환자 수는 97만명(치매 유병률 9.17%), 치매 환자 수가 100만명을 넘는 시점은 ‘26년, 200만명을 넘는 시점은 ‘44년으로 추정됐다. 이는 ‘16년 치매역학조사 당시 예측치였던 ‘25년 108만명(치매 유병률 10.32%), ‘40년 218만명과 비교시 치매 환자가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위험성이 높은 경도인지장애 진단자 수의 경우에는 ‘25년 298만명(경도인지장애 유병률 28.12%), ‘33년은 400만명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16년 역학조사 당시 예측치였던 ‘25년 236만명, ‘40년 403만명과 비교 시 경도인지장애진단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성별 치매 유병률은 남성 8.85%, 여성 9.57%로 여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성별 격차는 점차 줄어드는 경향(남성 0.7%p↑, 여성 0.9%p↓)을 보였다. 성별 격차 감소에서 주목할 점은 남성의 치매 유병률 증가 경향으로, 남성의 흡연률, 과체중·비만율, 당뇨병·순환기계 질환의 높은 사망률 등 남성과 여성의 건강행태 차이로 추측된다.
연령별 치매 유병률은 75세 이상부터 급격하게 상승하고, 85세 이상은 20%대를 초과, 연령이 증가할수록 치매 유병률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령 구간별로 남성과 여성의 치매 유병률 차이가 보였는데, 65∼79세까지의 연령에서는 남성의 치매 유병률이 여성보다 높았지만, 80세 이상 연령에서는 여성의 치매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80세 이상 연령대의 여성의 급격한 치매 유병률 증가가 전체 여성의 치매 유병률을 견인하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치매 환자, 전체 노인에 비해 건강·기능 상태 ‘취약’
한편 치매실태조사 결과에선 치매 환자의 가구 형태는 △1인 가구 52.6% △부부가구 27.1% △자녀동거가구 19.8% 순이었고, 중증도가 높은 가구에서 자녀동거 가구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치매 환자는 전체 노인에 비해 건강·기능상태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조사 결과 치매 환자의 1인당 평균 만성질환 개수는 지역사회 치매 환자는 5.1개, 시설·병원 치매 환자는 4.2개로 전체 노인 평균 2.2개보다 많았고, 청력과 저작능력도 불편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우울 수준 역시 전체 노인 3.1점에 비해, 지역사회 치매 환자 5.8점, 시설·병원 치매 환자 7.1점으로 2배 가까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고, 신체활동 및 영양관리도 전체 노인에 비해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치매 환자 가족의 돌봄 부담 수준의 경우 지역사회 환자 가족의 절반에 가까운 45.8%가 돌봄에 대한 부담(매우 부담 12.9%, 부담 32.9%)을 느낀다고 응답했고, 비동거 가족의 경우 주당 평균 돌봄 시간은 18시간, 외부 서비스(장기요양서비스, 치매안심센터, 유급간병인 등) 이용 시간은 주당 평균 10시간으로 나타났다.
돌봄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지역사회와 시설·병원 치매 환자 가족 모두 경제적 부담(지역사회 38.3%, 시설·병원 41.3%)이 가장 높았고, 요양병원·시설 입원(소) 전 가족 돌봄 기간은 27.3개월, 돌봄 중단 사유로는 가족원의 경제·사회활동으로 24시간 돌봄 어려움 27.2%, 증상 악화로 가족들 불편 25%로 나타났다.
특히 치매 관리 비용은 지역사회는 1733만9480원, 시설·병원은 3138만1940원으로, 세부 내역을 보면 보건의료비보다 돌봄비의 부담이 높았다. 더불어 지역사회, 시설·병원 환자 모두 중증도가 높으면 전체 비용이 증가하고, 중증일수록 보건의료비보다 돌봄비 비중이 큰 경향을 보였다.
가장 필요한 정책 욕구는 ‘경제적 비용 절감’
이밖에 치매 관련 정책 체감도의 경우 지역사회 거주 치매 환자와 치매 환자 가족을 대상으로 치매안심센터에 대해 조사한 결과, 치매 환자보다 가족이 치매안심센터를 인지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게 나타났으며, 지역사회 거주 치매 환자의 치매안심센터 서비스 이용률은 치매조기검진이 80%로 가장 높았고, 향후 이용 희망률은 치매조기검진 77.4%, 돌봄물품 제공 74%, 치매치료관리비 지원 71.9% 순으로 응답했다.
환자 지원 서비스인 지역사회 돌봄 서비스에 대한 치매 환자 가족의 인지도는 약 80%, 장기요양 재가 서비스는 67∼96%의 인지도로 비교적 높은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해당 서비스에 대한 지역사회 치매 환자의 향후 이용 의향은 지역사회 돌봄 서비스가 70%를 상회했고, 장기요양 재가 서비스는 37.0∼69.2%로 나타났다.
조사결과 토대로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 수립 예정
또 치매 환자 가족들의 가족 대상 정책에 대한 인지도는 전반적으로 낮았지만(치매상담콜센터 지역 17.2%, 시설·병원 32.7% 외 가족휴가제, 연말정산 등 10% 내외) 향후 이용 의향은 높은 것으로 응답했으며, 치매 관리 및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을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정책욕구는 경제적 비용 경감이 공통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번 치매역학조사 및 실태조사를 통해 확인된 치매 환자의 특성 및 치매 환자·가족의 정책 체감도, 치매 환자 가족의 돌봄 부담 등을 토대로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26∼‘30)’을 수립할 예정이며, 치매 노인 관련 주요 지원 정책들을 강화해 지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임을기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관은 “이번 조사를 통해 치매 유병률 및 치매 환자와 가족의 돌봄 현황 등을 파악해 치매 관련 미래 변화 추계 및 다양한 욕구 분석을 할 수 있었다”면서 “인구 고령화로 치매 환자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선제적으로 치매를 예방하고 치매 환자와 가족들의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