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 관계 전망과 남북의료협력 방안, 평화 안착을 위한 남북의료의 역할 등에 대한 탈북 한의사 출신인 김지은 원장의 의견을 싣는다.

“하나된 한반도는 남북한 국민 모두가 원하는 미래입니다.
그동안의 남북 관계는 순조롭게 발전되는 듯 하다가도 도중에 중단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금의 상황을 반신반의하는 반응도 무리는 아니지만,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떠나 남북한이 모두 책임감을 갖고 정상회담의 조항을 이행하려고 한다면 한반도의 미래는 훨씬 밝아지고, 안정될 것입니다.
그 시작을 남북 의료인이 협력해서 ‘전통의학 협력센터’를 세우는 데서부터 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순조로운 분위기 속에 진행된 가운데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남북 의료인의 역할에 대해 김지은 원장(김지은한의원)은 이같은 의견을 밝혔다.
남북의 군사적 긴장 상태를 완화하고 확고한 평화 체제를 수립하기로 한 ‘판문점선언’이 향후 남북의료의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는 지난 2002년에 탈북해 현재 북한의 한의사인 ‘고려의사’, 남한의 한의사 자격증을 모두 보유해 ‘남북한 통합 1호 한의사’라는 별칭을 얻었다.
김 원장은 남북교류 활성화에 한반도의 의사들이 기여할 측면이 있다고 봤다.
“남북의학 교류는 다른 어떤 분야의 교류보다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의료 분야의 교류는 그 사회의 보건복지 시스템을 파악하고 필요한 영역을 나눈다는 점에서 의료 분야 이상의 파급력을 지닐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북한에 부족한 사회기반시스템을 남한이 지원하고,
한의학에 대한 북한의 신뢰를 남한이 활용한다면 경제적 측면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열악한 의료현실을 보완하기 위해 남한이 그동안 발전시켜온 감염성 질환에 대한 치료를 제공할 것을 주문했다.
대표적인 남북교류 활성화 기여 방안으로는 ‘남북 전통의학 협력센터’ 설립을 꼽았다.
이 센터에서 남북 의료현장의 경험을 공유하고, 침·뜸·부항 등 북한 의료에 남한이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그 역할이라는 것이다.
이 외에도 남한 내 북한 출신 한의사 지원, 남북한 연구진의 공동 신약 개발, 북한 의료에 대한 정보 제공 등의 일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남북 전통의학은 남북교류의 활성화에 큰 도움될 수 있을 것”
“먼저 남북의료현장의 경험을 공유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한반도가 통일된 후의 의료시스템을 구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한의학에 대한 국가적인 투자의 폭이 큰 편입니다.
그만큼 한의학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높습니다. 의료인 역시 나름의 경험을 갖고 있는데.
이 경험을 남한 한의사와 포럼, 세미나, 연구논문 교환 등으로 나누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남한이 먼저 관련 제안을 해주면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통일 후 한의학에 대한 북한 주민의 신뢰를 높여 한의학 시장을 선점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 침·뜸· 부항 등 발전된 의료기술을 북한에게 지원하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북한 출신 한의사의 남한 한의학 면허 취득 과정을 돕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현재 남한에는 꽤 많은 북한 의료인들이 와 있습니다. 이 중에는 한의학 전공자도 있습니다.
이들은 남한에서 다시 한의사 국가고시를 치르면서 자료 구매나 학습 방식이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들을 도와주는 과정에서 서로의 경험을 나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 남한 한의대 학생들에게 북한의 한의학인 ‘고려의학’에 대해 알려주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이라도 알아야 관심이 생기고 깊이 연구하고 싶은 마음도 생길 것입니다.”
남북정상회담은 김 원장에게 만감을 느끼게 하는 시간이었다.
“저는 이번 회담이 기쁘고 설레면서, 정말 고향으로 가볼 수 있는 건 아닌가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북한에서 살다가 북한이 싫어 한국으로 왔지만, 늘 북한 소식을 궁금해 하며 살아 왔습니다.
여러 정치적 상황도 있겠지만,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해 남북의 한의학 교류가 기여할 수 있다면 더 없는 영광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