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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1월 14일 (수)

3년 치료한 환자 죽자 "억울하면 절차 밟으라"던 양방병원

3년 치료한 환자 죽자 "억울하면 절차 밟으라"던 양방병원

한국환자단체연합회 개최한 샤우팅 카페서 양방 의료사고 실태 폭로

샤우팅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양방병원의 과실로 자녀나 부모님을 잃은 유족들의 증언이 지난 29일 환자 안전의 날을 맞아 열린 환자 샤우팅 카페에서 연이어 공개됐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개최한 이날 행사에서는 마취 진정제 과다, 산소 포화도 오류, 신체보호대 남용 등 양방병원의 과실로 죽음에 이른 환자들의 사례가 소개됐다.



2014년 두 살 때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김재윤 군은 3년 동안 꾸준히 다니던 대구 소재의 한 대학병원에서 목숨을 잃었다. 김 군의 어머니인 허희정 씨는 약물반응이 좋고 완치율이 90%에 이르는 등 호전 기미가 보여 김 군의 완치 판정을 기대하고 있던 차였다.



김 군은 지난해 11월29일 고열로 평소 치료를 받던 대학병원에 입원했다. 김 군의 주치의는 항암제를 꾸준히 복용하지 못해 백혈병이 재발될 수 있다면서 골수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지만, 허 씨는 열이 많이 나고 감기 증상이 있으니 검사를 다음으로 미루자고 했다. 의료진은 상관없다면서 소아혈액종양학과 1년차 전공의가 산소호흡기와 응급의료장비가 없는 정맥주사실에서 골수검사를 하게 했다. 30분 뒤 허 씨는 김 군이 숨을 쉬지 않아서 심폐소생술을 받고 있다는 말을 간호사에게 듣게 됐다. 응급의료장비가 있는 간호실에 옮겨진 김 군은 중환자실에 들어간 지 6시간만에 숨졌다.



허 씨는 "당시 레지던트는 마취 2분 후 말을 시켰는데 김 군이 대답을 하길래 미다졸람 2ml를 더 주사했고, 이후 골수검사를 시행했다고 했다"며 "그러나 7분 후에 봤더니 숨을 쉬지 않고 산소포화도도 77%라서 심폐소생술을 하기 시작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허 씨는 "부검 결과 기도 폐쇄, 심장 기형 등 급사 이유는 없고 골수검사 중 어떤 요인이 김 군을 심정지에 이르게 했다는 소견을 받았다"며 "직접 사인이 흡인성 폐렴이라는 주치의의 말에 저는 검사를 강행한 것이 잘못 아니냐고 반박했지만, 주치의는 '억울하면 절차를 밟아서 보상 청구를 하라'고 했다"고 토로했다.



허 씨는 김 군의 사망이 응급의료장비가 없는 곳에서 골수검사를 한 점 외에도 감기 바이러스가 검출됐는데도 골반 뼈를 뚫는 골수검사를 위해 마취를 한 점, 마취를 위해 약물을 과다 투여한 점 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허 씨는 "저는 재윤이의 죽음에 문제가 많다고 느껴 이 자리에 섰다. 재윤이와 같은 사고로 아이를 잃는 엄마를 본다면 너무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며 "나중에 재윤이가 엄마가 나를 위해 뭐 했냐고 물었을 때 무서워서 아무것도 안 했다면 너무 부끄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 응급 소아환자에 3시간 뒤 수혈...의료기록도 조작



허 씨에 이어 발표한 최윤주 씨의 자녀는 '예강이법'으로 알려진 전예강 양이다. 2014년 1월12일 사흘 동안 몇 번이나 코피를 흘리던 초등학교 3학년 전 양은 병원에서 혈액검사 후 산소분압은 정상의 3분의 1, 산소포화도는 절반 정도의 저산소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의료진은 응급한 상황에서 적혈구 수혈을 '일반'으로 처방해 전 양은 3시간 뒤에야 수혈을 받을 수 있었다. 심정지 상태였던 3시께 이르러서야 수혈까지 35분밖에 걸리지 않는 처방을 받았다.



이 뿐만 아니라 소아청소년과 2년차 전공의는 허리에 바늘을 꽂아 진행하는 요추천자 검사를 시행하라고 처방했다. 전 양의 요추천자 검사는 어떤 제재도 받지 않은 채 수혈 직후 시작돼 다섯 차례나 시행됐다. 얼마 후 전 양이 별다른 움직임이 없지 의료진은 검사를 중단했고, 그 때부터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심장은 이미 멎어 있었다.



최 씨는 병원과 의료진이 당시의 수혈 기록을 허위로 적었다고 폭로했다. 병원 관계자는 또 사건이 보도된 후 기자들에게 전 양의 부모를 아동학대로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했다. 국회는 이 사연이 알려지자 2016년 5월 병원의 의사와 상관없이 의료분쟁 조정절차를 개시하도록 하는 의료분쟁조정법을 개정했다. 그러나 최 씨의 주장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 씨는 "예강이가 검사를 할 때 아프다고 소리쳤을 때 저는 커튼 뒤에 있었다"며 "그 소리가 자신을 살려달라고, 죽지 않게 해 달라고 하는 울부짖음인데도 느끼지도 못 하고 막지도 못한 저는 딸에게 평생 죄를 지었다"고 말했다.



두 부모의 사례를 들은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두 사례의 공통점은 병원에서 충분히 예방 가능한 문제일 수 있었다는 점"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환자들의 안전을 위한 의료 환경이 구축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건강하던 어머니는 식물인간으로 퇴원



호르몬 이상과 두통 치료를 위해 어머니를 2016년 11월19일 충청남도의 한 노인전문병원에 입원시킨 김인규씨는 입원 두 달 만에 뼈가 부러지고 전신에 염증이 퍼진 어머니를 발견했다. 입원할 때만 해도 혼자 화장실도 가고 매일 전화 통화를 할 정도로 문제가 없었던 어머니였다.



김 씨에 따르면 병원은 어머니의 왼쪽 고관절이 부러진 것을 알고도 아무런 검사를 하지 않았다. 가족들이 의무기록지를 확인해보자 넘어진 다음날 열이 났고 혼자 움직이기도 힘들었지만 어떤 치료 기록도 없었다.



그런가 하면 김 씨의 어머니는 12월 초 기저귀를 차고 침대 위에서 대소변을 보게 했고, 간병인은 가림막도 하지 않은 채 다른 환자와 보호자들이 보는 자리에서 기저귀를 갈았다. 어머니 팔에 든 멍을 본 김 씨는 병원에 폭행 여부를 따지가 그제야 "폭행한 간병인을 해고했다"며 사실을 인정했다.



12월 중순부터 어머니의 상태는 더 심해졌다. 가족을 알아보지 못하고 혼자 식사, 양치, 전화통화도 할 수 없었다. 2017년 1월에 식물인간처럼 누워 지내던 김 씨의 어머니는 누운 자세를 바꾸지도 않고 방치되다 욕창까지 생겼다.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찾은 다른 병원에서 고관절 수술을 4차례 받으며 건강은 더 악화됐다.



행사에 참석해 이 사례를 들은 정은영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은 "이 병원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요양병원 실태 조사도 검토하겠다"며 "환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간병인 양성, 교육도 개선해 인권침해, 폭행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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