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한의사이면서 색다른 길을 걷고 있는 이승일 (주)파워피티 대표이사. 프레젠테이션 전문회사를 이끌고 있으면서 IT 분야의 베스트셀러인 ‘파워포인트 무작정 따라하기(길벗출판)’ 저자이기도 한 그가 1년간 런던에서 살았던 경험을 풀어 냈다. 본란에서는 ‘런던에서 1년 살아보기(미니멈 출판)’란 책을 펴낸 그의 여행담을 싣는다.
이승일 파워피티 대표, ‘런던에서 1년 살아보기’ 경험담 풀어내
“런던이 내게 준 선물은 사람답게 사는 법을 보여준 것이다”
“누군가 말했다.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라구. 정말 여행은 여유가 있어 떠나는 것이 아니다. 여행을 가니까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그런 작은 여유를 통해 일과 일상을 리셋하고 싶었다.”
이승일 대표가 런던으로 훌쩍 떠났던 이유는 한의대 학창시절 아일랜드 더블린의 어학연수 경험이 컸다. 그때 런던을 잠시 들렀을 때 대도시로서의 풍모와 함께 전통과 기품이 느껴지는 시내 중심가의 활기찬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었다. 그 이후 15년이 지나 시각디자인 사업의 해외진출지로 뉴욕과 런던을 저울질하다 결국 문화적 선택지로 런던으로 떠나게 됐다.
그가 머문 런던과 서울의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그는 다양성을 꼽았다. “런던은 인적 구성면에서 세계 최고의 다양성을 품은 도시다. 런던 중심가에서 영국인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이민자와 관광객으로 가득하다. 유러피안에서부터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인들까지 다양하다. 식당과 상점에서 만나는 종사자들 역시 앵글로색슨의 혈통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이러한 다양성이 런던의 다채로운 문화와 생활상의 근간을 만들었다.”
우리가 흔히 영국은 비가 자주 내리는 날씨일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말했다. “지인들이 비가 많고 겨울의 음습한 날씨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해주었다. 그러나 영국은 겨울을 제외하곤 비가 많지 않고, 대서양의 영향을 받아 겨우내 영하의 기온을 경험하기 힘들다. 비록 겨울에 사나흘씩 해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원의 파란 잔디를 보면 그 이상의 충분한 위안을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런던 사람들은 어떤 특징을 지녔을까?” ‘신사의 나라, 영국’이라는 표현에서 보듯 런던 어디에서나 친절을 쉽게 경험하게 된다. 또한 도움을 주는데 주저함이 없고 정의롭다. 그러나 친절하고, 정의롭다고 하여 착하고 솔직한 건 아니다. 이들과 친해지고 속내를 알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런던 사람들로부터 그가 배운게 있다면 동기와 과정을 중시하는 삶의 태도다. “결과를 중시하는 한국인의 가치관으로 보면 이해되지 않는 것이 많겠지만, 이들은 동기와 과정을 중시하며, 삶의 궁극적인 가치를 우선한다. 사회주의적인 보건의료시스템으로 인력과 시설이 부족한게 영국 의료의 현실이지만, 실버홈, 호스피스 등 노년기의 삶을 지지해주는 다양한 제도와 서비스를 통해 ‘죽기 전 10년간의 삶의 만족도’에서 OECD국가 중 1위를 차지하는 게 이를 방증한다. 런던이 내게 준 선물은 사람답게 사는 법을 보여준 것이다.”
삶의 질을 지향하는 멋진 도시 ‘런던’. 그럼에도 그는 결국 살고 싶은 곳은 ‘서울’이라고 말한다. “90년대 한약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때 해외 진출을 꿈꿔본 적이 있다. 그러나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어학연수를 하며 느낀 것은 이방인은 이방인일 뿐이라는 것이다. 한의사로서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인정받을 수 있지만, 이민자로서의 외로움과 소외감을 떨치긴 쉽지 않을 것이다. 3년간 런던에서의 삶은 내 인생에 변화를 주고자 했을 뿐 이민을 의도하지 않았다. 나는 서울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