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희 센터장 / 한약진흥재단 품질인증센터
품질인증센터, 한약재 품질·유통관리 선진화
국내 유일 식약처 지정 한약재 & 한약(생약)제제 시험기관
[편집자 주]
한약진흥재단은 한의약의 표준화, 과학화, 세계화로 한의약의 미래가치를 창출하고, 한의약을 통해 국민건강과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국내 유일의 한의약 산업 진흥기관으로서 한의약육성법에 따라 2016년 2월 출범됐다. 그러나 한의계에서 조차 한약진흥재단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과 연구성과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본란에서는 한약진흥재단에서 어떠한 일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한약재 품질 향상과 유통관리 기반 구축
한약진흥재단 품질인증센터(이하 센터)는 「약사법 73조」에 근거해 식약처로부터 의약품 등 시험·검사기관으로 지정받아 불량 한약재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는 사업을 수행한다. 국내에서 생산·제조되어 시중에 유통되기 전 품질검사와 안전관리를 통해 한약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또한 현장에서 발생하는 시급한 문제를 파악해 현실에 맞는 합리적인 품질관리 기준을 제안하고, 한약재 품질 향상과 유통관리 기반을 구축해 한약재의 신뢰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품질인증센터는 「식품·의약품분야 시험·검사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수입 및 규격품 한약재 시험·검사 기관으로, 모든 시험분석 과정을 실험실정보관리시스템(LIMS, Laboratory Information Management System)에 입력, 전산화해 실시간 관리하고 있다. 2016년에는 분석 장비에 기록관리시스템(Audit Trail)을 의무적으로 설치해 시험검사 전 과정을 이력관리하고 있다.
또한 매년 숙련도 평가 및 교육을 통해 검사원의 능력과 분석 장비의 관리 상태를 점검하고, 시험·검사기관의 시설과 검사원 수에 따라 검사건수를 자율규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제약사의 신뢰성을 확보해 매년 의뢰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정한 수입 한약재 시험·검사기관은 전국에 5개 기관이 운영되고 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www.mfds.go.kr) → 분야별 정보 → 시험·검사기관 → 의료제품분야 지정현황에서 확인할 수 있다. 품질인증센터는 한약재뿐만 아니라 한약(생약)제제를 시험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식약처 지정기관이다.
수입 통관검사
수입통관 절차는 수입자 및 제조사로부터 검사가 의뢰되면 식약처 LIMS에 등록하고 관능검사 일정을 정하여 이를 식약처와 관할 지방식약청에 통보한다. 보세 구역 내에서 식약처 직원, 검사기관의 직원 및 관능검사위원 2인 이상이 통관 전에 관능검사를 실시한다. 적합 판정인 경우 의뢰자는 검체수거증을 교부받아 해당 세관장에게 제출하고 우선 통관할 수 있다.
품질인증센터는 지난 7월 부산에서 식약처 직원과 소비자 참여연대 소속 일반인과 함께 수입한약재의 통관검사를 진행했다. 무작위로 통관검사 현장을 방문해 진행 절차를 감독하고 시료를 수거, 검사기관과 결과를 교차 점검했다. 이처럼 현장에 소비자를 참여시켜 수입 한약재 통관검사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다. 수입 한약재 대부분이 인천항과 부산항을 통해 국내로 통관되는데, 먼저 물류가 하역된 보세창구에서 포장의 제품명, 포장규격, 수출국, 수량 등을 제출한 신청서류와 동일한지 검토한다. 그 다음 한약재의 기원, 성상, 이물, 건조 및 포장상태 등을 종합하여 그 적부를 판단하는 관능검사를 진행한다.
검사기관은 수거한 검체로 정밀검사(제조사가 자사제조용으로 수입하는 경우 면제)와 위해물질검사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지체 없이 의뢰자에게 알린다. 만약 의뢰된 시료가 부적합한 경우 의뢰업체, 관할지방청, 세관 및 다른 시험·검사기관에 통보하고 수입자는 이를 전량 폐기 또는 반송처리 해야 한다. 적합한 경우 적합 결과를 통보받아 제조사의 창고에 입고할 수 있다. 이때 제조사가 통관검사에서 정밀검사(확인시험, 건조감량, 회분, 정유, 지표물질의 함량 등)를 면제받은 경우는 자사에서 진행해야 한다. 자사에서 품질검사가 불가능하면 식약처 지정 시험검사기관에 의뢰, 개방형실험실을 이용할 수 있다.
규격품 한약재 안전성 확보
한약재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제도는 품질이 보장된 우수한 한약재 규격품을 체계적으로 제조, 공급하기 위해 제조소의 구조, 설비를 비롯해 원료, 자재의 구입과 제조, 포장, 품질검사 등 모든 공정관리와 출하까지 전반에 걸쳐 지켜야 할 사항을 규정한 기준이다.
현재 수입 및 국내 재배된 한약재는 GMP 인증을 받은 제조사에서 원료 입고검사와 제품 출고검사 등 2회 이상의 품질검사를 거쳐 의료용 한약규격품으로 생산되며, 이를 한약도매업소를 통해 한약방, 한약국, 한방병원 및 한의원 등 한방의료기관으로 유통되고 있다. 지난 5월 의약품 원료 한약재 제조사 등을 대상으로 개최한 2018년 식약처 한약정책설명회 자료에 의하면 한약재 GMP 제도 시행이후 GMP 업체 수는 증가했으나 2013~2015년 행정처분 이력이 있는 업체가 152개 중 74개로, GMP 운영 내실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정부의 한약재 안전관리 정책이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는 이유는 일부 한약재 제조업자의 우수 의약품 제조에 대한 의지 부족과 수익구조의 영세성 때문이다. 또한 규격품 한약재를 최종적으로 사용하는 한의사의 한약재 품질에 대한 인식 부족과 관리 부재도 영향을 미친다.
한약재는 화학적인 가공을 통해 제조되는 의약품과 달리 특성상 일관된 결과를 나타낼 수 없는 천연물임을 감안할 때 현실성 있는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제조단위 이상의 제조량 제한, 제조사간 품질검사 위수탁 의뢰건수 제한, 품질검사를 수탁받는 업체의 시설 및 검사능력 점검 등 다양한 관리방안을 모색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한약재 안전관리 정책이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불법적 불량 한약재 유통과 위해기준 초과 등으로 인한 안전관리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 즉각적인 실태 파악과 유통, 소비단계의 대응시스템 가동을 위한 인프라 확보가 필요하다.
한의계에서는 정부의 한의약 육성정책, 한방의료 산업에 대한 투자, 건강보험 적용대상의 확대, 한의치료 선호도가 높은 고령 인구 증가로 인해 한의약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약진흥재단이 수행한 2017년 한약의료이용 및 한약소비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국민의 84.2%가 향후 한방의료를 이용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한방의료분야 주요 개선 필요사항으로 건강보험 적용 확대, 한약재 안전성 확보, 한의과와 의과의 원활한 협진 등이 도출되었다.
한의약 산업은 안전한 한약재 제조·유통을 위한 탄탄한 제도와 정책, 실천이 뒷받침 되어야 미래 의학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다. 이를 위해 좋은 한약재, 안전한 한약재를 국가가 제대로 관리, 공급해야 한다. 이는 한의사의 정당한 권리이자 한약 규격품을 신뢰하고 사용해야 하는 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