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의료 관련 전문가와 협업해 심도 있는 연구 진행할 것
만성질환의 조기 발견과 치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의학적 관점에서 만성질환의 조기 관리를 연구하는 학회가 창립돼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1일 대한미병의학회(이하 미병의학회)는 서울시 강남구 세텍 컨벤션홀에서 회칙 제정과 임원진 위촉 건을 논의하는 임시총회를 개최했다. 지난 7월 창립된 미병의학회는 같은 달 미병의학의 진단과 비만진료를 주제로 제1회 공개강좌를 개최, 연구 동향을 알아보고 비만에 대한 최신 의료정보를 공유했다. 비만은 질병에 걸린 상태는 아니지만 건강하지도 않은 제3의 상태를 뜻하는 대표적인 미병이다.
이 자리에서는 김호준 한방비만학회장의 ‘개업의에게 필요한 한방비만관리 진료 지침’과 김영설 경희대 의대 명예교수의 ‘미병과 AGEs’에 대한 강연이 진행됐다. 또 이시우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미병의 국내 연구 동향과 전망’을, 남동현 상지대 한의대 교수는 ‘비만과 전산화팔강검사의 임상 활용’을, 김서영 누베베한의원 네트워크 대표원장은 ‘성공적인 비만 치료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을 발표했다.
건강과 질병의 중간단계인 ‘미병’은 질병에 걸린 상태는 아니지만 방치할 경우 질병으로 발전하거나 삶의 질이 현저히 저하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교통사고 등 외상을 제외한 병 대부분은 일정 시간이 지나 성숙한 이후에 질병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건강 관점에서 미병은 질병으로 이해하는 출발점이다. 즉 질병 관점에서의 종착점인 셈이다.
미병의 진단과 치료, 관리는 한의학의 기본 정신에도 부합하며 개인의 건강 관리와 만성질환의 조기 관리에 큰 역할을 한다. 국가 차원의 보건의료와 의료경제적 비용 측면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한의계에서의 체계적인 연구는 소홀한 편이었다. 미병의학회는 이 같은 미병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미병을 다루는 한의학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창립됐다. 주축은 박영배 경희대 한의대 진단생기능의학교실 명예교수가 맡았다.
양생을 강조하는 미병의학은 비만과 관련 질환, 체질에 따른 소증, 신경심리학적 성능 장애, 그리고 면역 및 피로 클리닉, 항노화 등 한의학의 기본 이론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범주를 주로 연구한다. 또 이들의 한의학적 변증 적용 방법론도 관심의 대상이다. 미병진료의 표준화·객관화를 주된 연구 주제로 삼고 있으며 미병의 개념, 미병의 정량적 진단 체계, 미병과 한의학적 변증 및 질병과의 관계, 미병 진단 프로그램, 미병의 측정·평가를 위한 기기 개발, 비만 및 체질 등 미병 관련 동반질환에 대한 심화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
미병의학회는 또 비만 연구회, 8체질 연구회, 한의 임상경로분석 연구회 등 분야별 연구회를 조직해 연구과정을 전문화한다는 방침이다. 연구가 진행되면 분야별로 맞춤형 미병 진료 차트 및 프로그램을 개발해 근거중심의 의학이 펼쳐질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게 된다. 또한 데이터마이닝 등의 통계분석 기법을 이용, 미병 환자들의 관련 요인 연구를 수행하고, 의료공학 기기 업체들과 협력해 미병 측정 및 평가용 기반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한의학 관련 학과 학부생들에게 미병 연구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연구자 육성 및 미병의 중요성을 홍보하기 위해 학부생 연구지원 프로그램(Undergraduate Research Program)도 준비하고 있다.

박영배 미병의학회 회장은 “미병의학회에는 한의사뿐만 아니라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한약사, 영양사 등 의료 관련 전문가와 자연과학, 컴퓨터공학, 의료공학 등 유관 학문의 전문가들을 회원으로 받아들여 다학제적인 연구를 할 계획이다. 또한 타 학회 및 의료 관련 업체, 연구소 등과도 협업을 통해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현재 만성질환의 조기 위험군 발견 및 예방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미병 연구에 대한 회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