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무더기 적발에 한의협 "정부당국의 확실한 근절대책 필요" 논평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가 국민권익위원회 발표로 다시 수면 위로 불거진 양의계 리베이트를 '갑질 적폐'로 규정하며 강력한 근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의협은 31일 논평을 통해 이 같이 밝히고 "양의계의 리베이트 사건이 의원급에서부터 대학병원에 이르기까지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상황에 대해 보건의료계 내부와 일부 언론에서는 리베이트 관련 솜방망이 처벌과 양의사들의 지나친 의료독점과 이에 따른 봐주기식 대응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일명 '유령수술'로 불리는 대리수술과 함께 ‘의약품 리베이트’는 반드시 척결되어야 할 보건의료계 병폐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는 이날 의약품을 써주는 대가로 금품 등을 수수한 양의사들과 제약회사들을 적발하고 법적 조치에 취했다고 밝혔다.
권익위에 따르면 A 제약사로부터 금품 등을 받은 양의사 100여 명은 경찰에 넘겨져 해당 A제약사 대표 등 관계자 11명과 함께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검찰은 B 제약사의 영업망이나 영업대행업체를 통해 금품을 수수한 양의사 100여명 중 79명을 기소하고 21명을 기소유예 처분했다.
지난 10월 초에는 국내 유명 제약사로부터 2013년부터 2017년까지 4년간 총 42억8000여 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받은 양의사들 106명이 적발됐다.
이 중 일부 양의사는 의료인이라면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직업윤리 및 의료 관계 법령준수 교육 등에 제약회사 직원을 대리참석 하라고 지시하고, 밑반찬과 속옷까지 제공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지난 7월에도 전국 100여개 병원 소속 의료인이 제약회사와 영업대행업체 등으로부터 현금교부와 법인카드 대여, 식당 및 카페 선결제 등의 방법으로 리베이트를 제공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이 중 리베이트 혐의가 있는 병원 의국소속 양의사는 93명에 달했다. 여기에는 대학병원 전공의가 상당 수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최근 불법 리베이트로 중징계를 받고 병원을 떠난 양의사들이 1년 만에 K의과대학 산하 병원의 진료 현장으로 돌아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 언론은 양의사가 리베이트를 수수할 경우 3차례 이상이거나 300만원 미만을 수수할 경우가 4차례 적발돼야만 의료인 면허가 취소되는 현실을 짚으면서 현행의 '삼진 아웃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현행법은 약품에 대한 판매만 취소할 뿐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사 영업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돼 있다.
앞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양의사와 관련한 29건의 리베이트를 적발했으나 국세청이 아무런 조치가 없음을 지적했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267억 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들에게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았다며, 세무당국의 봐주기식 대응을 강력히 질타했다.
한의협은 "의료인이라면 결코 해서는 안 될 중차대한 범죄인 '대리수술'과 '리베이트'가 잊힐 만 하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불행한 사태에 대해 한의협 역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의료인 단체로서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이제는 정말 정부당국의 확실한 근절대책 마련과 양의사들의 대오각성이 절실하다. 선량한 국민들에게 더 이상의 피해를 주지 않고, 보건의료계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것, 그 중요한 전환점이 바로 대리수술과 리베이트 근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