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의료감정 기구 설립을 위한 토론회’
[한의신문=윤영혜 기자]증가하는 의료소송을 전문적으로 다루기 위해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의료감정 기구 설립을 추진하고 나섰다.
21일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열린 ‘바람직한 의료감정 기구 설립을 위한 토론회’에서 정성균 의협 의무이사는 ‘의료감정원 설립 추진 방안’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의협이 추진하고 있는 의료감정원의 구성과 운영방식에 대해 밝혔다.
정 이사가 밝힌 (가칭)의료감정원은 향후 독립기구를 고려하고 있으나 일단은 의협 회장 직속기구로서 △의료감정원의 업무를 총괄하는 의료감정원장 △중앙의료감정심의위원회 △의료감정운영위원회 △의료감정평가위원회 △전문학회의료감정심의위원회 △의료감정원 사무처로 구성된다.
중앙의료감정심의위원회는 위원장 1인, 부위원장 1~2인, 위원 40인 내로 구성되며 의료감정 심의제도 개선에 관한 사항과 의료감정심의운영위원회, 감정위원단 구성 및 운영사항을 다룬다.
의료감정운영위원회는 의료감정 심의 대상, 학회 및 감정위원 선정에 관한 사항, 의료감정시스템 운영 및 관리에 관한 사항, 중앙위원회로부터 위임받은 사항에 관한 사항을 다룬다.
의료감정평가위원회는 감정의견의 적정성 평가에 관한 사항, 감정위원 교육 및 관리를 다루며 53개 전문학회로 구성된 전문학회의료감정심의위원회는 감정위원 선정 및 추천, 감정의견 취합 및 평가, 기타 학회위원회 운영을 다룬다.
정 이사는 “최근 의료분쟁은 사적 피해구제 문제를 넘어 사회적 문제로 확대되는 경향으로 의학적 진실 규명 이전에 언론보도 등을 통해 의사와 환자간 신뢰 관계가 훼손되고 있다”며 “의료감정원 운영으로 감정에 대한 공정성, 전문성과 연속성을 확보, 책임과 권한에 따른 신속한 의사 결정 및 추진력을 제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향후 추진 일정과 관련해서는 올해 말까지 의료감정원 설립준비 TFT를 구성하고, 내년 초 중앙의료감정심의위원회의 ‘의료감정원 설립, 운영 방안’을 심의 의결한 뒤 내년 3월 독일연방의사회와 독일감정위원회를 방문 완료를 마친 4월에 의료감정원 개원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독일 의료분쟁조정제도와 감정위원회의 운영’과 관련, 김기영 고려대학교 좋은의사연구소 연구교수는 “독일의 경우 감정위원회와 조정위원회에서 의료진의 책임이나 의료과실을 인정한 비율도 객관성을 담보할 정도로 높고 조정신청 건수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어 제도가 안정화 돼 있다”며 “특히 감정의 기능이 진료과실에 대한 원인 규명의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 경향과 소송에서의 환자 승소 비율이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은 우리의 의료분쟁조정제도의 구축과 운영에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둬야할지 제시해 준다”고 말했다.
또 감정위원회와 조정위원회의 정관에 위원들이 독립성이 보장돼 다른 사람들의 지시를 받지 않고 이익이 아닌 명예직으로 임무를 수행하며 의사들의 객관성을 보장하기 위해 같은 수의 법률가들을 위원으로 선임하는 등의 조치도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감정인의 이름을 공개해 책임감을 높인 점과 감정인에 대한 기피신청제도를 둔 것도 주목할 만하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김해영 의협 법제이사는 감정원 설립의 당위성과 관련해 “의사 과오에 대한 판정은 중재원에서도 하지만 법원에서 하다보니 의사는 마땅히 이래야 한다는 식으로 규범화가 돼 있는데다 의학적 지식이 없고 전문과정을 밟지 않은 법관이 판단한 판례가 축적되고 있다”며 “또 건보제도가 있어서 보험에 맞게 의료행위를 해야 해 심평의학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의료에서 외적인 규제 수단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의료 분야를 전문가의 도움없인 판단할 수 없어 감정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법관의 판단을 돕기 위해 감정원을 운영하고 인력과 시스템상의 미비로 회신 기간이 과도해 지고 있어 전문성을 갖춘 기관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대환 대검찰청 연구관은 형사재판에서의 증거 능력과 관련 “독일에서는 감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감정서에 감정인의 실명을 기재하는게 좋은지 논쟁이 있었으나 익명처리가 많은 비판을 받게 되자 오늘날 대부분 주에서는 감정인 실명 공개를 원칙으로 규정하게 됐다”며 “익명의 감정서는 형사소송에서 증거로 활용되기 어려운 만큼 감정서에 감정인 실명 기재는 필수불가결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진한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는 “최근 연달아 의료사고가 발생해 시점이 부답스럽고 감정기구 설립으로 국민 감정을 다독일 수 있을 것 같진 않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정성 제고를 위한 시민단체의 참여를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