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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1월 13일 (화)

“대만 중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은 국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허용”

“대만 중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은 국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허용”

김동수김 동 수 선임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학정책연구센터



한의사들은 의료기기를 사용하고자 하는 열망이 매우 높다. 특히 진단기기에 대해서 더욱 그러한데, R&D 투자 분야를 묻는 질문에 1순위로 ‘한의진단 분야(한방병원 종사자-38.1%, 한의원 종사자 35.2%)’를 꼽았으며(한국한의학연구원, 2016), 한의약 임상기술 중 가장 부족한 분야로 ‘진단, 치료의 객관성 부족(33.1%)’을 꼽았다(한국한의학연구원, 2015).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한의계에서는 여러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여 왔는데 그중에서 현대의료기기 사용권은 의료계와의 분쟁과 더불어 많은 법·제도적 논의들이 이어져 왔다.



최근 국회는 한의사의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의료기기 사용을 허가하는 취지의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하였다. 이에 의사협회가 크게 반발하였으며 정부는 한의사협회, 의사협회가 참여하는 한·의·정 협의체를 구성하여 논의해왔다. 그러나 결국 두 협회의 갈등으로 인해 논의는 무산되었고 갈등은 더욱 깊어졌다.

대만은 우리나라처럼 전통의사인 중의사가 법적 의료인으로 존재하는 의료이원화 국가이면서, 경제·사회·역사적 배경과 보건의료적 상황이 매우 유사하여 대만의 사례는 우리나라 한의학의 상황에 많은 참고자료가 된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중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은 대만 정부에 의해 엄격히 규제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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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대만에서 2017년 12월25일 정부 공문을 통해 올해부터 중의사가 X-ray를 비롯한 4가지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4가지 기기는 1. 일반 혈액검사·생화학검사 2. 일반 대소변 검사 3. 일반 방사선 검사 4. 정지상태의 심전도이다. 그리고 이어서 대만 정부는 중의사의 검사 행위에 건강보험 수가를 적용하였다. 2018년 6월4일 대만의 건강보험 보험자인 위생복리부 중앙건강보험서는 건강보험료 지급범위를 확정하여 통보하였다.



건강보험서는 의사 면허증을 취득한 이중면허 중의사, 중의대를 졸업한 중의사, 중의대를 졸업하지 않고 특종고시를 통해 면허를 취득한 중의사를 구분하여 지급범위를 설정하였다. 이중면허 중의사와 중의대 졸업 중의사는 모두 의사와 동일한 건강보험 수가를 보장받게 되었지만 특종고시를 통한 중의사에게는 현대의료기기에 대한 처방권과 판독권을 제외하였다. 이로써 중의대를 졸업한 중의사는 일반 의사와 현대의료기기 4종에서 동등한 위치를 갖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갈등이 첨예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가 대만에서는 어떻게 해결될 수 있었던 것일까?



대만에서도 X-ray를 비롯한 현대의료기기의 중의사 사용 문제가 긴 역사를 갖고 있다. 30년 전 한 중의사가 X-ray를 사용하다가 1년간 면허정지를 당하면서 해당 문제가 촉발되었고 이후 중의사협회의 계속적인 요청이 있었지만 대만의 복지부 격인 위생부가 거절해왔다. 그러다가 7년 전 위생부는 중의의료기관에도 X-ray가 설치 가능하다는 법을 제정하였는데 이때 위생부 장관이 중의사의 X-ray 사용에 대한 중의사협회의 질의에 대해 긍정적인 답을 하였다.

그러나 정부는 의견통일이 되지 않아 공식적으로 결론을 내리지는 못하였는데 정부는 대신 서의사협회와 협의를 진행하라고 요구하였다. 이후 중의사협회는 서의사협회를 설득하였고 결국 2015년 11월4일 최종 회의를 진행하여 서의사협회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서의사협회는 같은 해 12월20일 공식 이사회 보고를 통과하였고 12월22일 정식 공문을 통해 중의사의 4종 의료기기 사용을 인정하였다. 서의사협회가 당시 중의사의 4종 의료기기 사용을 인정하게 된 사유는 아래와 같다.



(1) 중의학과 단수전공 또는 복수전공(학사 후 중의학과 포함)을 졸업한 중의사는 의료인 양성교육 및 X-ray검사, 심전도검사 처방에 대한 의학교육·트레이닝 강도가 높기 때문에, X-ray검사, 심전도검사 처방을 허용할 것을 제안한다. 결과 판독의 경우, 서양의료방식과 비교하여 처리할 것을 제안한다.

(2) 특종고시(特考)를 통과하여 중의사가 된 경우, 관련 의학교육·트레이닝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반드시 국내 중의학과(학사 후 중의학과 포함)가 설립된 의과대학에서 의학과목 학점(12개 과목 28학점) 및 실습과목을 이수하고, 심사 합격한 자만이 의료검사, X-ray검사, 심전도검사를 처방하도록 제안한다. 결과 판독의 경우, 향후 재차 검토할 것을 제안한다.



결국 대만에서 중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이 인정된 것은 중의대 교육과정이 4종 의료기기를 사용하는데 충분하다는 것을 서의사협회에서 인정해준 사실이 큰 영향을 주었다. 이는 서로의 학문적·경제적 갈등보다 국민의 건강을 앞세운 대만 서의사협회의 판단 때문일 것이다. 대만 중의대와 우리나라 한의대의 교육내용은 차이가 크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도 갈등보다 국민건강을 우선하는 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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