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핵 위기에 몰린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최대집 집행부가 구사일생했다. 이번 불신임 의결은 1년 8개월간의 임기 동안 벌써 두 번째다.
의협은 지난 29일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임시대의원 총회를 열고 '회장 불신임의 건'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의 건' 등 두 가지 안건을 상정했으나 모두 부결됐다.
첫 번째 안건인 '회장 불신임 건'에서는 임총 소집 동의서를 제출했던 박상준 경상남도 대의원이 불신임 사유에 대해 발언했다. 그는 “현 집행부는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수가 정상화라는 회원들의 기대를 물거품으로 만들고 오히려 문케어보다 더 사회적인 '더 뉴 건강보험(The New NHI)'을 보건복지부에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또 “회장 개인의 정치 편향 노출, 의쟁투나 총선 기획단을 꾸리는 과정에서도 의사소통은커녕 각종 위원회 구성에서 당위를 강조하며 뜻을 안 따르면 배제하는 패권주의적 회무를 고집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최대집 회장은 “특정 산하단체를 배제하거나 포함한 일은 전혀 없었고 야당과도 국회토론회를 기획하는 등 현안에 대응해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며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단식장을 방문한 것은 개인적 정치행보가 아닌 정무적 활동이었다”고 반박했다.
해당 안건에 대해 무기명 비밀투표를 실시한 결과 재적의원 204명 중 찬성 82표, 반대가 122표로 부결됐다. 현재의 집행부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론이 났으나 불신임에 찬성한 표는 여전히 40%나 됐다.
두 번째 안건인 비대위 구성에서도 재적의원 202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찬성 62표 반대 140표로 부결됐다.
비대위 구성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쿠데타를 하자는 게 아니고 잘못된 회무를 바로잡고 개선하자는 의미”라고 일축했다. 그들은 “비대위를 출범한다고 해서 회무가 단절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의협이 잘해온 것은 더욱 개선해 발전시키고 잘못된 회무에 대해 판을 간다는 의미”라고 역설했다. 정부에 끌려가는 모양새인데 다른 계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비대위 구성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회장 불신임 건이 부결된 상태에서 회장을 배제하고 회장 반대 사안을 비대위 이름으로 협회를 대표해 결정하는 것이 “정관에 명시된 회장의 대표권을 위반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무엇보다 그간의 집행부 활동이 의사 회원의 뜻에 크게 반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례로 불신임 사유로 제기된 왕진시범사업의 경우, 한국형 재택 의료 마련과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왕진진료 활성화를 결정한 것은 의협 대의원회였다는 것이다.
또 문케어를 제대로 막지 못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오갔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건강보험 보장성은 63.8%로. 2015년 문케어 시작되기 전의 63.4%에서 고작 0.4%p올랐다는 것.
2조원이라는 큰 돈을 의사들에게 주고도 급여 보장 확대 범위는 크지 않아 문케어는 사실상 실패했다는 말이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의협 집행부의 대정부 투쟁도 애초 8월에 하려던 계획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때문에 틀어진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우리나라가 해방 이후처럼 좌우로 극렬하게 분열된 상태였기 때문에 의사들의 투쟁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는 얘기다.
이밖에도 “연례 행사처럼 올라오는 집행부 불신임과 비대위 구성으로는 의사들이 외부에 믿음을 줄 수 없다”, “(이런 자리가)정계나 언론에서 의료계 내에 잡음이 있다는 식으로 비치는 빌미가 된다”, “의협 전체 분란으로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