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부당청구 및 보험사기 방지를 위해서는 공·사보험간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보험연구원이 발간하는 ‘KiRi리포트’ 최근호가 발간된 가운데 이슈분석 코너에서 변혜원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건강보험 부당청구 및 보험사기 방지를 위한 공·사보험 협력’이란 제하의 글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이에 따르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해 상반기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4134억원으로 반기 기준 최고금액을 기록하고 있다. 이 중 2015년 상반기부터 2019년 상반기 동안 생명 및 장기손해보험 관련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38.34% 증가(연평균 증가율 8.45%), 같은 기간 자동차보험 관련 보험사기 적발금액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생명 및 장기손해 보험 사기는 손해율 증가를 통해 선량한 보험계약자의 보험료를 인상시키는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국민건강보험 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생명 및 장기손해보험 보험 사기는 대부분 의료 관련 사기로, 동일 건에서 민영보험사기와 국민건강보험 부당청구가 함께 발생하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민영보험사기에 연루된 의료기관은 부당청구를 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문제의료기관은 허위진단서 발급, 입·퇴원기간 허위 기재를 통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을 부당청구하고, 허위 입원자는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금을 부당하게 지급받는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로 제기되고 있으며, 입원기간을 조작하거나 진단명이나 수술기록을 조작하는 문제의료기관은 민영보험사기와 국민건강보험 부당청구에 모두 연루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건강보험과 민영보험간 협력이 필요하지만 보험사기 및 부당청구에 대한 공·사협력 대응, 특히 정보 공유를 통한 협조에는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다.
실례로 지난 2009년 ‘정부합동보험범죄전담대책반’이 구성돼 공·사협력을 위한 시도가 이뤄졌지만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국민건강보험과 민영보험간 협력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되었던 것이 바로 공·사간 데이터 공유 문제였다.
이 글에서는 의료사기 방지를 위한 공·사 협조체계의 사례로 미국의 ‘HFPP’(Healthcare Fraud Prevention Partnership)를 제시했다.
연방정부, 주정부, 법집행기관, 민영 건강보험회사, 의료사기 방지단체간 공·사 협조를 위해 2012년에 설립된 HFPP에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재정청(CMS), 급여조사국(OIG), 노동부 연방산재 보험, 국방부 건강국(DHA), 법무부 연방수사국 등이 포함돼 있다.
이 협의체는 이사회, 데이터 교환, 분석결과의 운영 및 기술적 측면을 검토하는 ‘데이터분석·검토위원회’(DARC), 종합적 분석결과와 모범사례 등의 공유를 담당하는 ‘정보공유위원회’(ISC)10)로 구성돼 의료사기 적발 및 방지를 위해 공·사간 데이터 및 정보 공유, 공유된 정보 분석도구 활용, 사기방지 모범사례와 효과적인 적발 및 방지 방법 공유를 위한 포럼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한편 미국 보건의료재정청과 계약을 맺은 제3신뢰기관(TTP)이 안전한 데이터 관리 분석환경, 데이터분석에 대한 전문지식을 제공하고, 데이터분석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이와 관련 변혜원 연구위원은 “보험사기 건은 개별 건만을 검토할 때는 적발이 불가능하지만, 집적된 데이터를 분석할 경우 동일한 수법, 동일한 사기자의 사기 패턴을 발견해 낼 수 있는 만큼 정보의 공유와 분석이 매우 중요하다”며 “또한 한 권역에서의 보험사기 적발은 연루된 사기범을 검거함으로써 다른 권역의 보험사기를 적발하거나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변 연구위원은 “이를 위해서는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보험사기 관련 자료 요청권의 법적 근거 마련 등 공·사간 정보 공유를 위한 입법적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는 정부, 소비자, 보험회사, 의료기관 등으로 구성된 독립된 기관을 설립해 공동으로 보험사기 및 국민건강보험 부당청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