鮮于基 先生(1933∼2003)은 1978년 ‘The Cannon of Acupuncture’라는 제목으로 『靈樞』의 번역판을 간행하는 등 한의학 고전의 국제화를 위해 노력한 인물이다. 1960년 동국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1969년 경희대학교 한의학과 졸업했다. 이후 1971년 경희대에서 한의학석사를 받았고, 1978년에는 경희대에서 박사과정(침구학전공)을 수료했다.
1993년 『醫林』 제213호에는 「病因과 氣」, 214호에는 「病因과 方」이라는 제목의 두 편의 논문을 이어서 발표한다. 두 편의 논문은 공통적으로 ‘病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논의의 기초를 잡고 있다.
① 먼저 213호의 「病因과 氣」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
○ 모든 병은 主劣客勝이라는 원칙에서 발생한다. 이 원리에 의한 병의 원인은 상반하는 2개의 主動機에 인한다. 즉 主虛로 인한 客盛의 경우와 客勝으로 인한 主虛의 경우이다.
○ 어느 경우건 主氣의 虛와 客氣의 實, 이 2요인의 합으로 병이 되는 것이다. 병이란 항상 허와 실의 합작을 의미하고, 허와 실 2요인 중 主因과 副因이 존재할 뿐이다.
○ 병은 病氣라 하여 본시 氣의 이상을 뜻하며, 異常客氣와 主氣異常으로 비롯된다. 이는 無形之氣의 失常을 말하며, 病이란게 또 따로 존재하지도 않으며, 다만 失常된 氣를 정상으로 환원한다는 것뿐이다. 또 主氣의 이상은 陰氣(米)의 虛實(多少)과 陽氣의 虛實(亢低)이 있고, 이들이 나타내는 病症이란 機能異常일 때와 이를 내포한 형태 변화를 나타낸다.
○ 각 시대 학자들의 공통점으로는 寒涼藥으로 制火하려는 것은 熱食氣를 막아 保氣하고자 하고, 汗吐下 등으로 瀉邪하는 것은 通氣를 겨냥하고, 補脾란 것은 氣를 産生하는데 목적을 두고, 養陰 또는 補陰益氣를 노리는 등 역대의가들 치고 누구 하나 빼놓지 않고 으뜸으로 주안을 둔 것이 氣의 생산과 운영에 뜻을 두고 通氣, 調氣케 한 것이니, 각기 醫理를 보는 觀面에 다소의 차이가 있으나 본질면에선 內經과 일치한다.
② 또한 214호의 「病因과 方」에서는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
○ 인체는 대내적이건 대외적이건 상대적인 시점에서 비교하며 헤아린다. 대내적인 것은 機能(陽)과 器質(陰)의 균형(主氣)관계이며, 이때의 음과 양은 相生而不虛不實의 度內에서만 順調가 되며 이 한도를 넘어선 실조엔 반드시 一方虛一方實이 된다. 이와 달리 主體의 氣와 대외적인 음양관계에서는 主氣(陰) 對 客氣(陽)가 되며 主優客劣이 正常이며, 主劣客優가 失調요 逆調가 되며 病이 된다.
○ 病에 因治와 症治가 있다. 症治는 根治가 아니니 급성에 限한다. 因治는 一擧衆治하나 症治는 일부의 症만을 대상으로 하므로 재발하게 되고 他症과 本因의 악화를 유발하기도 하고 臟腑에 유해무익하기 일쑤이다.
○ 일반적으로 광범위하게 쓰이는 처방에 六味地黃湯, 理陰煎, 補中益氣湯, 十全大補湯, 五積散, 不換金正氣散, 藿香正氣散, 四君子湯, 四物湯 등이 있고, 小範圍方으로 手帖散(위장경련에 사용), 二香散(위암, 위궤양, 위경련에 사용), 不換金正氣散 加 海帶, 海藻, 昆布 각3錢(갑상선에 사용), 苦蔘丸(위궤양, 피부양증에 사용), 正理湯 加 枳實 20g (식중독에 사용), 一笑散(풍치, 충치에 사용) 등이 있다.
○ 이외에도 歸脾湯, 六鬱湯, 五苓散, 烏藥順氣散, 升麻葛根湯, 理中湯, 八正散, 芎歸湯, 蔘蘇飮, 金水六君煎, 歸朮破癥湯, 膠艾四物湯, 安胎飮, 當歸六黃湯, 生脈散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