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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22일 (월)

한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Ⅱ ⑭

한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Ⅱ ⑭

그 섬에 가고 싶다
“예비 의료인의 정신 건강과 행복한 학창시절을 한의대에서도 고려해야 할 때”

한상윤 교수님(새 사진).jpg

 

한상윤 대전대 한의과대학 교수

(한의학교육학회 회장)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대전대 한의과대학 한상윤 교수(한의학교육학회 회장)로부터 한의학 교육의 질적 향상과 함께 우수한 인재 양성을 위해 ‘한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Ⅱ’ 코너를 통해 한의학 교육의 발전 방향을 소개하고자 한다.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게 1학기가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 어느 정도 초췌해진 얼굴을 하고, 길을 걸으면서도 프린트물을 심각하게 읽는 학생들을 보면, 달력을 보지 않고도 학기말임을 알 수 있다.

 

중간고사도, 과제 제출도 마무리된 이후, 성적 산출에 남은 과정은 거의 기말고사 밖에 없기 때문에 중간고사 성적이 낮다고 생각되거나 자신의 목표에 못 미친다는 생각을 한 학생들은 사활을 걸고 기말고사 공부를 하게 된다.

 

특히 하위권의 학생들은 학업 스트레스가 더욱 가중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한의대에서는 유급이라는 제도가 있어서 만약 한번 삐끗하게 되면 바로 유급되어 후배들과 다시 전체 학기를 재수강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기말고사는 잘 봐야만 하는 부담이 생기는 것이다.

 

한의대에서는 유급되기 전 위험을 알리는 은어로 흔히들 ‘섬’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성적이 다른 학생들 무리에 섞여 함께 가야지 섬처렁 동떨어지면 안 된다는 뜻이다. 바꿔 말하면, 다른 학생들이 몰려있는 점수대와 많이 차이 난 낮은 성적을 받게 된다면 그 학생은 유급 위험권이라는 의미도 된다.

 

유급 학생을 묘사하는 은어 ‘섬’

 

‘섬’이라는 말을 누가 생각해서 처음 붙였는지 몰라도 기가 막히게 유급 학생을 잘 묘사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성적의 순위가 다른 학생들 무리에서 밑으로 처져 있는 것을 의미한다기 보다는 이 1음절의 단어는 그 자체로 참 외로운 느낌이 들게 한다. 육지와 연결되지 못한 심리적 고립, 사회적 거리감, 공동체 안에서의 소외감 같은 것이 느껴져 안타까운 마음이 절로 든다.

 

한의대에 입학할 정도의 학생들은 우수한 성적으로 수험생활을 마친 모범생이었을 확률이 높은데, 공부 잘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다시 경쟁을 하며 누군가는 기대하지 못했던 성적을 받고 좌절하게 되기도 한다. 대학에 입학한 이후 과거 열심히 수험공부 했던 생활에 대한 보상을 스스로 주어 실컷 놀았을 수도 있고, 한의학이라는 학문이 잘 와 닿지 않고 어려워 방황했을 수도 있다.

 

공부할 양이 너무 많은 데다 체력적 부담으로 지쳤을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섬’이 된 학생들은 저마다 ‘섬’이 된 이유가 있을 텐데, 불행하게도 한의대에서는 아무도 그 이유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의대나 한의대에서는 ‘섬’이 된 학생을 낙오자로 몰아가는 문화가 없지 않다. ‘섬’들은 그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 학생이나 못 따라오는 학생으로 치부해버리고 그에 대한 징벌로 유급이라는 판결을 내리는 것이다. 교육적으로 보자면 참 아쉽고 안타까운 조직 문화라 할 수 있다. 

 

“섬에서 육지로 이어지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어” 

 

반복적으로 ‘섬’을 경험하는 학생들도 더러 있다. ‘섬’이었던 위기를 극복했다면 다시 ‘섬’이 되지 않게 분명 스스로 노력했을 텐데, 학기가 지나고 학년이 지나면서 같은 학생이 여전히 ‘섬’으로 남아 있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무엇이 문제인지 ‘섬’의 이야기를 듣고 육지로 이어지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번 육지가 되고 나서는 다시 ‘섬’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교육기관의 의무라 생각한다.

 

유급은 완전히 철폐하기에는 어느 정도 그 필요성이 인정되는 제도이다.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의료인을 양성하는 과정에서 유급이라는 제도가 없다면 정말 수준 미달의 의료인도 배출될 가능성이 있기에, 한의사라는 공통적인 역량을 담보하는 제도는 필요하다고 보인다.

 

그러나 정해진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하여 유급으로 ‘섬’을 잘라내는 것만이 능사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교육의 목적은 ‘섬’을 잘라내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고 ‘섬’으로 동떨어진 그 학생을 어떻게 부족한 역량을 채워서 육지로 이어지게 만들 것인가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러 연구에서는 학업 스트레스로 인하여 여러 가지 심리적, 신체적 문제를 경험하는 의대생이 많다는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의대생은 교수나 친구 등 누구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고, 기관을 통해 해결하려 하지도 않으며 스스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한의대생의 경우도 비슷할 것이다. ‘섬’이 되기 전, 혹은 그 이후에라도 그들은 무엇 때문인지 도움을 요청하기 쉽지 않아 문제를 키우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우울증이나 무력감, 불안에 시달리며 대인관계를 기피하게 되고 자존감이 하락하는 등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한상윤 교수님2.png

 

“‘섬’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성적이 우수한 의료인의 배출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예비 의료인의 정신 건강과 행복한 학창시절을 한의대에서도 고려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사정에 맞는 해결책을 함께 고민한다면 모두가 행복해하며 의료인으로 성장하는 교육 환경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아주 오래 전, 가수이자 배우로 유명한 DJ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그가 직접 부른 로고송이 나왔었다. 개인적으로 중독성이 있었던 라임과 멜로디가 매우 인상적이어서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다.

 

그의 팬으로서 그가 부른 다른 노래들도 익히 알고 좋아하지만, 제목도 모르는 라디오 로고송을 아직도 기억할 만큼 짧고 굵은 인상을 준 그 노래 가사로 글을 맺으려 한다. 여기 나오는 ‘섬’처럼 나도 우리 학생들에게 그렇게 다가서고 싶은 마음이다. 

 

‘섬과 섬 사이 넓은 바다/ 너와 나 사이 침묵의 바다/ 그 바다에 배를 띄우고/ 나는 노를 저어간다/ 아직은 멀지만 언젠가는/ 너의 황금빛 모래밭에/ 서로의 손을 마주 잡고/ 기쁜 노래 부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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