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신속한 치료제 개발을 위해 가동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시험 신속심사 체계를 둘러싸고 안전성 검증과 심사 절차의 적정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특히 신물질 기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이 동일 유형의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은 데다, 동물실험 과정에서 나타난 폐사 등 부작용 의심 사례가 식약처 제출자료에서 누락됐다는 논란까지 제기되면서 규제기관의 검증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지아 의원(국민의힘)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코로나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현황’에 따르면 ’20년부터 ’22년까지 신물질 기반 코로나19 치료제 21건의 임상시험계획 승인에는 평균 71.6일이 소요됐다.
반면 신물질인 ‘담팔수 추출물’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한 제넨셀은 승인까지 33일이 걸렸다. 신물질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기간이다.
같은 기간 식약처가 승인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45건 가운데 기존 허가 의약품에 새로운 효능을 추가하는 ‘약물 재창출’ 방식은 24건으로, 평균 승인기간은 38.7일이었다. 이미 인체 투여 경험과 안전성 자료가 축적된 기존 의약품보다 신물질인 제넨셀의 승인기간이 오히려 짧았던 셈이다.
쟁점은 승인기간뿐 아니라 안전성 자료에 대한 식약처의 검증 과정이다.
재판 과정에서는 제넨셀이 식약처에 제출한 자료에서 동물실험 중 햄스터가 폐사한 부작용 의심 사례 등이 삭제됐다는 내용이 제기됐다. 비임상시험 자료는 후보물질의 독성과 안전성을 판단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진입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근거인 만큼 제출자료의 신뢰성과 함께 식약처의 검증절차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법제사법위원회 나경원 의원(국민의힘)도 제넨셀이 동물실험에서 확인된 햄스터 폐사 등 부작용 의심 사례를 누락한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했음에도 임상시험 승인이 이뤄졌다며 안전성 검증과 승인 과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승인 이후 제넨셀과 관련 상장사를 둘러싼 주식거래와 소액주주 피해를 거론하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의약품 임상시험 승인은 기업가치와 투자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규제기관의 판단에는 높은 수준의 투명성과 독립성이 요구된다.
당시 식약처는 제넨셀에 인도 임상시험 결과의 상세자료 등 14개 항목에 대한 보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넨셀은 2021년 10월18일 보완자료를 제출했고, 식약처는 같은 달 26일 임상 2·3상 시험계획을 최종 승인했다.
쟁점은 식약처가 보완자료를 받은 뒤 어떤 근거와 절차를 통해 안전성과 임상시험 진입의 타당성을 판단했느냐다. 비임상시험 결과를 원자료와 대조·검증했는지, 동물 폐사와 같은 안전성 신호가 어떤 방식으로 평가됐는지, 중요 사실이 누락됐을 경우 이를 걸러낼 장치가 마련돼 있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만 제넨셀의 승인기간이 짧았다는 사실만으로 특혜나 부실심사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측은 33일은 업체의 자료 보완기간까지 포함한 전체 경과일이며, 식약처의 실제 심사 소요일은 11일이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당시 식약처가 코로나19 치료제 신물질 임상시험을 15일 이내 심사하는 것을 목표로 신속심사 프로그램을 운영했던 만큼 제넨셀 역시 해당 절차에 따라 처리됐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33일 대 71.6일’이라는 전체 기간만 비교하기보다 동일한 신속심사 대상 신물질의 △실제 심사 소요일 △보완 요구 항목 및 수준 △비임상시험 자료 검증방식 △보완자료 제출 이후 재심사 절차 등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한지아 의원은 “식약처는 제넨셀의 승인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이뤄진 경위와 심사 근거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걸린 사안인 만큼 국정감사에서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