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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8월 21일 (금)

“남성의학, 한의학의 새로운 시장”

“남성의학, 한의학의 새로운 시장”

이정택 원장(후후비당고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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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가 말하는 한의계의 현재

건강보험 진료비에서 한의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이후 해마다 내려앉았습니다. 대한한의사협회가 수가협상 자리에서 “10년째 최하위라고 토로할 만큼 긴 정체입니다.1)

 

총액이 아니라 기관당 진료비로 보아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코로나 충격 이후 회복 국면이던 2021, 의과 의원의 기관당 진료비가 전년대비 7.4%, 치과의원이 5.2% 늘어나는 동안 한의원은 2.9%에 그쳤습니다.2)

 

주력 영역도 조금씩 얇아지고 있습니다. 한의의료 외래 이용에서 근골격계 질환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75.1%에서 202270.1%, 202468.9%로 계속 줄어들었습니다.3)

 

원인 - 시장의 문제라기보다 콘텐츠의 문제

첫째, 진료 수단이 한약··약침·추나에 고정되어 있고, 그 위에 얹을 새로운 진료 콘텐츠가 좀처럼 나오지 않았습니다.

 

둘째, 한약과 약침의 제도권 진입이 지체되는 사이에 도수치료·체외충격파처럼 기능이 겹치는 양방 시술들이 실손보험을 등에 업고 비슷한 한의계 수요를 흡수했습니다

 

비슷한 효용을 더 낮은 비용으로 살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나면 기존 시장이 줄어드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셋째, 한약의 브랜드 파워가 내려앉은 자리를 건강기능식품이 채웠습니다

 

2025년 국내 건기식 시장은 59,626억 원, 최근 1년 내 구매 경험률은 83.6%에 이릅니다.4) 

 

몸을 보하는 데 돈을 쓰려는 마음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한약이 그 선택지에서 밀려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 세 가지는 한두 해 안에 뒤집을 수 있는 조건이 아닙니다. 근골격계의 통증, 재활 진료와 내과 진료 양쪽이 동시에 어려워진 지금의 현실은 그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안으로서의 남성의학

20여 년 넘게 1만여 명, 3만여 건의 남성질환 진료만을 이어 온 필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 영역의 기회 요인은 비교적 분명합니다.

 

[1] 발기부전:비아그라, 시알리스로 대표되는 PDE5 억제제는 훌륭한 대증약이지만, 3035%는 처음부터 반응하지 않습니다. 반응했던 환자들도 시간이 지나면 이탈합니다. 처방 갱신율은 34개월 시점 62%에서 612개월 시점 50%로 떨어집니다.5)

 

발기의 핵심 병태는 뇌·성선 축의 쇠약성 변화와 음경동맥 내피의 손상성 변화인데, 대증약은 이 두 원인을 되돌려 주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국내 유병률은 6030.1%, 7041.1%이며6), 당뇨·고혈압·심장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24배로 높아집니다.7) 

 

고령화와 함께 커지고 있지만 대증약이 미처 닿지 못하는 수요, 바로 그것이 한의계가 받아낼 수 있는 숨은 의료수요라고 생각합니다.

 

[2] 조루:현대의학의 두가지 접근 방식은 한계가 비교적 뚜렷합니다

먹는 조루약 다폭세틴은 24주 시점 질내사정지연시간(기하평균)0.7분에서 2.3분으로 늘렸지만8), 국내 2년 추적 연구에서는 6개월 안에 79.1%가 복용을 중단했고 24개월까지 유지한 환자는 9.9%에 불과했습니다

중단 사유의 1·2위는 비용, 그리고 관계할 때마다 먹어야 하고 낫지는 않는다는 실망이었습니다.9)배부신경 차단술 역시 AUA·EAU 가이드라인에서 권고되지 않고 있습니다.10)

 

다시 말해 사정조절 기능의 회복을 정면으로 겨냥한 치료가 비어 있는 셈입니다. 평생형 조루라 하더라도 대개는 특정 원인에 의한 2차적 변화라고 봅니다. 말초의 전립선 환경, 중추 과흥분의 조절, 발기력 개선이라는 세 원인을 한의학적 방법으로 동시에 다루고, 여기에 학습된 뇌의 조건반응을 교정하는 성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한다면 완치에 가까운 결과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3] 전립선:만성 전립선염과 골반통증증후군은 수십 년 동안 항생제·소염제·알파차단제 세 가지의 전통적인 치료방법 외에 의미 있는 진전이 없었습니다. 전립선비대는 수술적 수단이 꾸준히 발전해 온 반면, 이쪽은 사실상 답보 상태입니다.

 

알파차단제 단독요법은 통증 감소에 효과적이지 않다는 메타분석도 나와 있기도 합니다.11) 

 

반면 440명을 대상으로 한 다기관 무작위 대조시험에서 침 치료는 8주 반응률 60.6%(가짜침 36.8%), 치료를 마치고 24주가 지난 시점에도 61.5%(38.3%)를 유지했습니다.12)네트워크 메타분석에서도 전기침은 알파차단제보다 우월했습니다.13)

 

단순히 시장이 비어 있다는 말씀을 드리려는 것이 아니라, 그 공백을 메울 근거 있는 수단이 이미 우리 손에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남성의학 진료의 기저에는 대사질환 치료가 깔려 있습니다. 발기가 회복되기 전이라도 혈당·중성지방 같은 대사 환경의 개선을 혈액검사로 확인시켜 드릴 수 있기 때문에, 3개월에 이르는 긴 치료도 큰 무리 없이 끌고 갈 수 있습니다.

 

결언

남성질환은 황제내경동의보감을 비롯해서 한의학이 오래도록 다뤄 온 영역입니다. 즉효를 겨루는 대증 영역에서 한의학이 경쟁력을 갖추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러나 원인을 되돌리는 영역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양방과 한방이 같은 시장을 놓고 겨루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대증으로 해결되지 않아 남겨진 수요, 그 공백이 바로 한의학이 공략해야 할 새로운 시장입니다. 한의계의 오랜 침체와 불황에 마음 고생이 심한 한의사 선생님들께서 이 문을 두드려 보셨으면 합니다. 객관성 있는 결과로 만족도 높은 진료를 경험하실 수 있을 겁니다.

 

 

[참고자료]

데일리팜, 2027년도 수가협상 관련 보도(2026.5) 대한한의사협회 “10년간 건강보험 점유율 최하위”.

민족의학신문(2022),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 주요통계인용 한의원 진료비 점유율은 2014년 이후 매년 감소(20212.71%), 기관당 진료비 증가율은 의과 의원 7.4%·치과의원 5.2%·한의원 2.9%.

보건복지부, 2024년 한방의료이용 실태조사(2025).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2025 건강기능식품 시장현황 및 소비자 실태조사.

Medicine Today, “Erectile dysfunction Part 2: Management of ED unresponsive to PDE5 inhibitors” (2020).

대한의사협회지, 발기부전의 위험인자, 진단 및 치료 가이드라인.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발기부전’.

McMahon CG, et al. Eur Urol 2010 22개국 다기관 3상 시험(N=1,162, 24).

Park HJ, et al. Sex Med 2017 다폭세틴 치료 중단에 관한 2년 전향적 관찰연구(N=182).

AUA·EAU 가이드라인은 조루에 대한 수술적 치료(선택적 배부신경 절제술)를 권고하지 않음 J Urol 2025 학회 초록 등에서 재확인.

만성 전립선염/골반통증증후군에서 알파차단제 단독요법의 통증 감소 효과에 관한 메타분석(대조군 대비 유의한 차이 없음).

Sun Y, et al. Ann Intern Med 2021;174(10):1357-1366 중국 103차 병원, N=440, 820회 침 치료 후 24주 추적.

Qin Z, et al. Sci Rep 2016;6:35737 12개 무작위대조시험·1,203명 대상 네트워크 메타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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