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정부(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 효율화를 명분으로 한국한의약진흥원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흡수·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상북도한의사회(회장 김봉현)도 국회에 통폐합 저지를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요청했다.
이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만희 위원장(경북 영천시청도군·3선)은 통폐합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 한의계와 지역사회의 우려를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직접 전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의약진흥원의 독자성을 지키기 위해 대구광역시·경상북도 및 한의계와 적극 공조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만희 위원장은 7일 국민의힘 경북도당에서 ‘대구경북 보건의료단체장 간담회’를 개최하고, 지역 보건의료계의 주요 현안을 청취하는 한편 지역 보건복지 발전을 위한 정책·제도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만희 위원장을 비롯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달희·김기웅 의원(국민의힘), 김봉현 경상북도한의사회장, 민복기 대구시의사회장, 허영주 대구시치과의사회장, 금병미 대구시약사회장, 서부덕 대구시간호사회장, 이길호 경상북도의사회장, 고영일 경상북도약사회장, 김영실 경상북도간호사회장이 참석했으며, 대구시 김태운 인공지능혁신성장실장·이재홍 보건복지국장, 김호섭 경상북도 복지건강국장, 이준 영남대병원장 등 지역 보건의료 및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도 함께했다.
■ 김봉현 회장 “진흥원 통폐합, 대구·경북 한의계 가장 시급 현안”
이날 김봉현 회장은 한의계의 주요 현안으로 정부가 검토 중인 한국한의약진흥원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통폐합 문제를 집중 제기하고, 국회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김 회장은 “현재 대구·경북 한의계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한국한의약진흥원의 통폐합 추진 문제”라며 “만약 한의약진흥원이 보건산업진흥원으로 통합될 경우 본래 경상북도 산하 기관으로 출발한 진흥원이 사실상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흡수돼 축소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보다 이러한 일방적인 통합은 한의약 고유의 독자성과 학문적·산업적 특장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며 “지속적인 한의약 산업 발전은커녕 지금까지 쌓아온 성과마저 후퇴시킬 우려가 매우 크다”고 피력했다.
최근 정부 일각에서 ‘공공기관 효율화’와 ‘바이오헬스 산업 간 연계 강화’를 명분으로 한국한의약진흥원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흡수·통합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의계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통폐합 문제는 대구·경북 지역 현안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진흥원의 전신이 경상북도가 설립한 ‘한방산업진흥원’인 만큼 통폐합이 현실화될 경우 국가 한의약 정책의 독립성뿐 아니라 대구·경북이 축적해 온 한의약 산업·연구 기반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것.

▲(왼쪽부터) 이만희 위원장, 김봉현 회장, 이달희 의원
■ 한의약 정책·R&D·산업화 잇는 국가 전담기관
한국한의약진흥원은 ‘한의약육성법’에 근거해 설립된 보건복지부 산하 한의약 전담 공공기관으로, △한의약 정책개발 △R&D·산업화 △한약재 품질관리 및 한약제제 개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데이터 구축 △기업지원·표준화 △해외진출 등 한의약 정책의 연구부터 산업·의료현장 적용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한의계에서는 진흥원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흡수될 경우 독립적으로 추진해 온 정책개발·R&D·표준화·산업화·세계화 기능이 보건산업 지원체계의 하위 기능으로 축소되고, 한의약 정책의 독립성과 예산·사업 추진 기반까지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한의약의 의료적·학문적 특수성과 ‘한의약육성법’에 따른 국가의 육성 책무를 고려하지 않은 채 기관 규모나 업무 유사성만으로 통폐합을 추진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한의사협회 및 시도지부, 한국한의약진흥원 역대 원장, 한의약 산업계 등은 잇따라 통폐합 반대 입장을 밝히며 한의약의 독자성과 전문성, 국가 육성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전담기관의 존치·강화를 요구해오고 있다.
■ 이만희 위원장 “기재부 장관에게 직접 우려 전달”
이에 이만희 위원장은 진흥원 통폐합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국회 차원에서도 적극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앞서 고호연 한국한의약진흥원장을 만나 해당 사안의 문제점과 엄중함을 충분히 인식했다”며 “이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면담을 통해 한의계와 지역사회의 우려를 직접 전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대구시와 경상북도는 물론 한의계와도 긴밀히 공조해 한의약진흥원의 독자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함께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의료인력 부족·통합돌봄 지역격차도 논의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의료인력 부족과 공공의료기관 재정난, 통합돌봄 사업의 지역 간 재정격차 등 대구·경북이 직면한 보건의료 현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지역 보건의료단체들은 특히 통합돌봄에 있어 방문진료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의료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겪는 어려움을 전달하고, 지역 특성을 반영한 제도적 보완을 요청했다.
이에 이달희 의원은 시범사업을 통해 운영돼 온 비대면진료(원격진료)를 통합돌봄과 연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초진 단계에선 한의사·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이후 재진 단계에선 간호사가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 등과 가정을 방문한 뒤 비대면진료를 연계해 처방과 돌봄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달희 의원은 “현재 시스템을 보강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며 “비대면진료를 명문화한 개정 ‘의료법’이 올해 12월 시행되는 만큼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제도가 원활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만희 위원장은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소통하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며 “지역 보건의료 현안을 국회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살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