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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20일 (토)

내과 진료 톺아보기⑳

내과 진료 톺아보기⑳

당뇨가 관해되는 사람이 있나요?
한의사에 의한 내과 진료는 환자에게 새로운 선택지 제공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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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원 원장

대구광역시 비엠한방내과한의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방내과(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이제원 원장으로부터 한의사의 내과 진료에 대해 들어본다. 이 원장은 내과학이란 질환의 내면을 탐구하는 분야이며, 한의학은 내과 진료에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한의사의 내과 진료실에서 이뤄지는 임상추론과 치료 과정을 공유해 나갈 예정이다. 


‘관해(寬解, remission)’는 질병의 증상이나 검사 지표가 현저히 줄어들거나 정상화되어 유지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2형 당뇨병의 관해는 자발적이거나 특정 치료 개입 후 당화혈색소(Hb A1c)가 6.5 % 미만으로 회복되고, 일반적인 혈당 강하 약물요법 없이 이 상태가 3개월 이상 유지되는 경우로 정의한다.”


2021년 미국당뇨병학회(ADA), 내분비학회(Endocrine Society), 유럽당뇨병학회(EASD), 영국당뇨병협회(Diabetes UK)는 2형 당뇨병 관해 기준에 대해 공동으로 위와 같이 제시했다. 


“당뇨로 진단받았다가 관해되는 사람이 있나요?” 

최근의 체중 감소, 심한 허기짐을 호소하며 내원한 40대 남성 환자가 질문했다.   


환자는 내원 약 2년 3개월 전 당뇨병을 처음 진단받았다. 당시 Hb A1c가 약 13%에 달했다고 했다. 이에 혈당 강하를 위한 화학합성약물을 복용했고, 함께 식습관 및 생활습관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진단 전까지 물 대신 마시던 탄산음료 섭취를 중단하고, 당뇨병을 악화시킬 수 있는 음식은 최대한 자제하려고 노력했다. 혈당 조절을 위해 조깅, 웨이트 트레이닝 등 운동도 규칙적으로 시행했다. 그 결과 Hb A1c가 많이 회복되었다고 했다. 


그런데 환자의 약물 처방 내역을 조회해 본 결과, 내원 약 10개월 전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당뇨병에 관한 약물을 처방받지 않았음이 확인되었다. 


어떤 이유로 약물 사용을 중단했는지 물었다. 환자는 화학합성약물 복용으로 당뇨병이 치료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췌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당뇨병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방법을 찾고 싶다고 했다. 특히, ‘당뇨병의 관해’를 진단받고 싶어 했다. 


환자는 약물 중단 이후 대학병원과 양방내과의원에서 수차례 진료받았다. 내원 약 9개월 전, 경구 약물 대신 인슐린펌프를 처방받기 위해 대학병원에 내원하였으나, 혈당이 높지 않아 처방 대상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당시 Hb A1c는 5.5%였다고 했다. 이후 여러 양방내과의원을 내원하였고, 그때 시행한 Hb A1c 검사 결과는 5.5~5.8% 정도였다고 했다. 하지만 진료 후 양의사는 ‘당뇨병의 관해는 불가능하다’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환자는 당뇨가 관해되는 사람이 있는지 질문했던 것이다. 

환자의 현재 상태 파악을 위한 검사를 시행했다. 진단의학적 검사 결과, Hb A1c는 5.0 %로 정상이었고, Lipase가 90IU/L로 정상 범위보다 높았다(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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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당뇨병 환자(관해 상태)의 진단의학적 검사 결과

 


상복부 초음파 검사 결과, 보이는 췌장 부분에서는 특이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다. 하지만 담낭 내부에서 후방음영을 동반한 고에코 소견이 관찰되었고, 이는 체위 변화에 따라 움직이는 양상을 보여 담낭결석으로 판단됐다(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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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당뇨병 환자(관해 상태)의 상복부 초음파 검사 ― 담낭결석(cholelithiasis); (A) 바로 누운 자세(supine position); (B) 바로 앉은 자세(upright seated position)

 

 

치료 전 연속혈당측정검사(CGM)를 통해 일일 혈당 및 변동성을 관찰했다. 그 결과 식사에 따른 혈당 변동이 다소 심함을 알 수 있었다(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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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당뇨병 환자(관해 상태)의 연속혈당측정 일일 로그 그래프

 


환자는 내원 한 달 전 스스로 CGM 사용을 해 봤다고 했다. CGM을 통해 혈당 조절에 도움 될 것으로 생각했던 음식이 심한 혈당 상승을 일으킨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식단을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한 달 동안 체중이 감소한 것이다. 그리고 80mg/dL의 혈당이 계속 유지되면 허기짐이 극도로 심해져 그 식욕을 견디기 어렵다고 했다. 이렇게 식단을 변경했음에도 본원 CGM 검사상 다소 심한 혈당 변동이 관찰됐다.  


舌診상 舌質의 色이 淡紅하고 齒痕이 관찰되었으며, 舌苔는 白•厚하였다. 脈診상 소견은 滑했고 전체적으로 有力한 脈象이었다. 결국 환자는 당뇨병의 관해가 추정되는 상태로 辨病 진단, 濕熱證 혹은 濕痰證으로 辨證 진단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식사에 따른 혈당 변동과 Lipase 수치 개선, 지속 가능한 당뇨병 관해 상태 도달을 목표로 첩약 복용을 기반으로 한 치료를 계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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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당뇨병 환자(관해 상태)의 연속혈당측정 APG(ambulatory glucose profile) 보고서

 


결과적으로 치료 7일 차부터 혈당 변동은 크게 안정되었고, 이러한 혈당 수준은 치료 기간 내내 잘 유지되었다(그림 2,3). 86일 차 이후 Lipase 수치가 정상이 되었고, 치료 기간 내내 Hb A1c는 정상 범위였다. 허기짐 증상도 호전되었다. 단, 치료 기간 중 BUN 수치가 정상 범위보다 높았는데, 이는 공복으로 인한 탈수의 영향으로 판단됐다.  

“처음에는 한의원 올 생각을 못 했어요. 한의원은 노인분들만 가는 곳이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내과 진료를 하는 한의원이라고 해서 왔습니다.” 


환자는 한의사의 내과 진료실을 찾게 된 이유를 이같이 말했다. 

2021년 제시된 2형 당뇨병 관해 기준에 대해 알지 못한 채, 아직도 당뇨로 진단받으면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한의사의 당뇨 진료는 단순 혈당 수치를 떨어뜨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한의학은 질병의 내면을 탐구하고, 환자 스스로 건강을 위해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데 그 본질이 있다. 그래서 한의사에 의한 내과 진료는 환자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다. 그 선택지 속에는 ‘당뇨병의 관해’도 포함된다.


최근 환자의 첩약 복용이 종료됐다. 3개월 후 Hb A1c가 6.5% 미만으로 유지되면 당뇨로 진단받았다가 관해되는 사람이 있냐는 환자의 질문에 대해 나는 다음과 같이 답할 것이다.

“바로 당신이 그들 중 한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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