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서울시당 정책간담회(20일)
동국대학교 백수연
대한여한의사회에서는 매년 학생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학술강좌를 개최하여 한의대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세부 실습의 기회를 주고 있다. 2025학년도 대한여한의사회 학생위원 학술강좌 ‘맥학입문’강좌 역시 이론뿐만 아니라 실제 맥진 실습을 통한 강의를 진행함으로써 맥진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맥상을 통한 진단법을 배울 수 있었다.
대한여한의사회 학생위원 학술강좌에 참여하기 2주일 전, 동국대학교 봉사동아리 ‘청심’에서 대구광역시 군위군 산성면 주민 대상으로 하는 의료봉사는 맥학 공부의 필요성을 더욱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의료봉사 시 최고학년으로서 진료를 보고 처방을 내리는 과장 역할을 맡았다. 재진, 삼진 시에 환자분께서 호전되는 방향인지 알아보기 위하여 대변, 소변, 수면 등의 문진을 시행했다. 그러나 문진은 환자분들의 말에만 의존해야 하는 진찰 방법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는 맥진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봉사 현장에서 느꼈던 맥진의 중요성은 치료의 방향성을 결정하고 그 치료법이 적절했는지 객관적으로 검증함에 있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때마침 ‘맥학입문’ 강좌를 들을 수 있게 되어 맥학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맥진은 고도의 의술임을 실질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맥진은 맥박이 뛰는 요골동맥을 촉진하여 맥동의 각종 특징을 파악하여 인간의 건강 수준과 병증을 진단하는 방법이다. 맥진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임상적 중요성이 강조되어 맥학과 관련된 서적은 무수히 많다. 이번 대한여한의사회 학생위원 학술강좌, ‘맥학입문’에서는 의학입문을 기반으로 한 맥락에 대해 매우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
맥진의 기초와 실습
맥진의 기본은 ‘寸(촌)’, ‘關(관)’, ‘尺(척)’을 잡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의학입문에 따르면 ‘관’은 중지로 요골경상돌기를 잡게 되고 나머지 검지, 약지로 각각 ‘촌’, ‘척’을 짚으면 된다. 사람의 체형에 따라 ‘촌’, ‘관’, ‘척’의 너비는 달라질 수 있다.
좌우의 ‘촌’, ‘관’, ‘척’은 각각 장부배속이 된다. 오른손의 ‘촌’, ‘관’, ‘척’은 각각 肺(폐), 脾(비), 命門(명문)에 배속되고 왼손의 ‘촌’, ‘관’, ‘척’은 각각 心(심), 肝(간), 腎(신)에 배속된다. 이는 맥진 시에 상응하는 장부의 병변을 진찰하는 데 임상적 가치를 지닌다.
위와 같은 맥진의 기초를 먼저 다진 후에 맥진 순서와 방법 그리고 각각의 맥상에 대한 특징과 각 맥상의 임상에서 나타내는 병태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이후 직접 맥을 잡아보는 실습을 하였다.
기린한의원의 유정규 원장님과 노스텔라 원장님께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맥진을 해주셨다. 이를 바탕으로 서로의 맥을 잡아보면서 맥진에 대한 감을 익힐 수 있었다. 강의로만 들었던 맥상에 대한 설명이 맥을 직접 잡아보니 어떠한 느낌인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중 기억에 남는 맥은 한의대 여학생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濇脈(색맥)이었다. 색맥 중 雨霑沙(우점사)는 맥진하는 손 끝에 점들이 탁탁탁 치는 느낌이 드는 맥상이었다. 처음에 강의를 들었을 때 감이 잡히지 않았으나 다른 학생위원의 맥을 잡아보면서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내 왼손의 ‘관’에서 맥상이 두줄로 느껴지는 芤脈(규맥)과 우점사가 동시에 나타나서 더욱 신기했다.
작년 대한여한의사회 주최 ‘한의대생을 위한 부인과 복부초음파 기초 실습’ 강의에 대한 복습 차원으로 초음파 실습을 해보면서 부인과 복부초음파 활용법에 익숙해질 수 있었다. 한약을 통해 자궁이 회복되는 모습 등을 초음파를 통해 확인하면서 부인과 질환의 공부의 필요성을 더욱더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유익했던 ‘맥학입문’ 학술강좌가 끝난 이후, 대한여한의사회 학생위원들과 뒤풀이 자리를 가졌다. 이번에 다른 부서의 학생위원들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자리였다. 특히 다른 한의대와 교류가 없었던 학우들에게 서로의 학업과 진로에 대한 소통의 장이 되었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서로의 힘듦을 이해하고 지지하는 따뜻한 만남의 자리가 되었다.
학생위원들을 위해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 주시고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 주신 박소연 대한여한의사회 회장님과 이사님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해 드리고 싶다. 더불어 매년 강의를 주최해 주시는 대한여한의사회 모든 분들과 진행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시는 한의원 원장님들께도 정말 감사한 마음이 크다. 현장에서 쌓으신 경험들을 나누시면서 학생들이 막연히 갖고 있는 임상 진료에 대한 두려움을 낮춰 주시고 의지를 다지게 해주신 점은 특히 더 감사한 부분이다.
그동안 대한여한의사회 학생위원으로서 활동하면서 학문적 지식만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한의학 발전을 위한 다양한 연구 방향도 좀 더 넓게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되었다. 대한여한의사회가 배움과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미래의 준비된 한의사를 양성하는데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을 후배들에게도 알리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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