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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4일 (일)

대만 중의학 발전이 한의계에 주는 교훈은?

대만 중의학 발전이 한의계에 주는 교훈은?

코로나19에 효과 ‘청관1호’ 세계 60여 개 국가에 수출
대만 중의사들 적극 처방, 한의약 기업의 발전 이끌어
위생복리부의 중의약 진흥 프로젝트, 국가발전위 승인
한의협, 장영희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대만국립대학교 박사) 초청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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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신문]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는 1일 장영희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를 초청해 ‘대만 중의학 발전의 시사점’을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 대만 중의약 제도의 발전 현황을 파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K-medi의 세계화를 위한 경쟁력 강화 방안 세미나’에서 장영희 교수가 발표한 대만 중의약의 다양한 제도 현황 등이 한국 한의학의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데 초점을 맞춰 기획됐다.


이와 관련 윤성찬 회장은 “대만은 한국과 유사한 의료 이원화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면서 “한국과 대만은 서로 정책과 제도를 공유하고, 장점들을 벤치마킹하면서 발전해 왔기 때문에 대만의 의료 제도를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이어 “장영희 교수님의 발제를 통해서 조금 더 정확하게 대만의 보건의료 제도를 이해하고, 우리 한의계에 필요한 부분을 벤치마킹해 한의약의 발전을 모색하는 귀중한 시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세미나를 기획한 이태형 학술이사는 “국회 세미나에서 장영희 교수님께서 ‘한국과 대만의 전통의학 발전 정책에 대한 비교 연구’ 논문을 발표하셨는데, 이 자료는 한의의 발전을 위해 굉장히 필요한 연구라는 판단 아래 장 교수님을 초청해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모시게 됐다”고 밝혔다.


중의와 양방 간 협진 진료 모델 수립


이날 장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보건기구의 기준에 의거해 2018년에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14%인 이상인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2026년에는 노인인구 비율이 20.8%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또한 2018년에 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2025년에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은 인구학적으로 의료 수요의 증가를 불러오고, 노인성 질환의 특성상 질병 발생 후 수술과 입원만으로 해결될 수 없기에 초고령 사회 돌봄에 대한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전통의학은 질병의 예방과 장기적인 건강관리 측면에서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만 정부는 인구 변화의 상황과 대만 사회에서 중의학과 양의학이 결합된 의료에 대한 수요가 보편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를 고려해 여러 가지 중요한 정책과 의료 체제 보완을 위한 조치를 추진해 왔다.


중의약 외래 진료 모델의 적극적인 구축과 중의와 양방 간의 협진 진료 모델을 수립하면서, 장기 요양 제도 발전에 중의학이 참여할 수 있는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중의약재의 안전과 품질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하고, 중의약품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여러 방안도 추진 중이다.


대만은 1966년 중국의약대학이 설립된 이래 중의학 관련 고등교육이 이뤄지는 대학은 총 4개 대학이고 5개의 중의학 관련 학과가 개설돼 있으며, 서양의학의 지식과 중의학의 지식을 동시에 훈련받은 중의학 전공자들이 매년 365명씩 배출되고 있다.


중의와 양의 간 교육 및 면허의 체계가 서로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은 우리나라와 유사하지만, 대만은 이중전공 과정이 있다는 점이 우리나라와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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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9일 ‘K-medi의 세계화를 위한 경쟁력 강화 방안 세미나' 발표 모습

 

 

대만 정부, 중의학과 양방 협력 발전 촉진


대만 위생복리부는 더 나은 공중 보건과 예방을 위해 종합병원에 중의학과 서양의학을 동시에 제공하도록 하고 있는데, 종합병원에 중의학과를 설치함으로써 중의학과 양방의 협력 발전을 촉진해 왔다.


특히 대만은 전통의학의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2019년 ‘중의약발전법’을 입법하고, 산관학 협력 메커니즘 구축과 R&D 지원 체계를 강화해 오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약용 식물 재배를 위해 4개의 환경 조성 정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이에 정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이는 대만 농업 발전에도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으로 현재 중의약 약재 재배를 위해 국유지를 사용하는 방안까지 논의되고 있다.


장영희 교수는 “현재 대만의 인구는 2350만여 명으로, 국내 수요를 고려하면 약재 재배의 규모를 확대할 이유가 없다”며 “그렇지만 약재의 품질 관리와 중의약의 국제적 수요를 전망하고 약재의 양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만의 위생복리부 산하 국가중의약연구소에서 ‘청관1호(清冠一號, NRICM101)’를 개발했는데, 경증 및 중증 코로나바이러스를 완화하는 데 큰 효과를 발휘했다. 


청관1호는 통계적으로 약품 복용 후 발열 증상이 완화되고 심장 박동과 혈압 및 기타 생리 증상이 안정되는 효과가 있었으며, 바이러스 침입과 체내 발현이 여러 측면에서 차단되고 큰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다.


치료 관련 전문성과 환자의 접근성이 수월한 처방으로 2021년 대만 과학기술부 미래 과학기술상, 제약과학기술연구개발 은상, 국가혁신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만의 국비 지원 발표(2022.1.) 이후 의료기관의 비용 신고 자료를 통계한 결과, 1588개의 의료기관이 보조 방안에 참여했고, 2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복용했으며, 보조금액은 26억 대만달러(NTD)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2년의 경우 대만인들의 중의 진료소 방문 비율이 30~50% 증가해 대만 중의약계에 새로운 발전의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는 이 청관1호가 60여 개의 국가에 수출돼 대만 중의학의 세계화와 약재 수출에 큰 돌파구가 됐다.


이를 계기로 대만 중의사들의 진료에 따른 약재 처방을 통해 한약재 및 한의약 기업의 발전까지 이끌 수 있었으며, ‘청관1호’의 성과에 힘입어 위생복리부가 오랜 기간 도모해 왔던 중의약 진흥 프로젝트가 대만 국가발전위원회의 승인을 통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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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부터 국립대학에 중의학과 설치 운영


대만은 중의학의 현대화를 도모하는 동시에 중의학의 효과를 증명하고, 연구 개발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2024년 9월 학기부터 국립대학에 중의학과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의학 연구로 유명한 국립대학인 양명교통대학에 중의학과를 개설했는데, 30명의 학생을 정원으로 하여 중의학 발전을 위한 기초연구, 인공지능과 정보통신 기술을 결합하는 교육과 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와 함께 대만중의약대학은 최근 세계대학 랭킹에서 대만사립대학 중 1위를 기록하는 등 대만 중의학의 개혁과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장영희 교수는 “미국 의과대학 출신의 저명한 학자를 총장으로 모시고 와 연구개발과 논문 발표, 국제 유학생을 유치하는 등 세계화된 교육을 통해 학교 순위를 높이는 성과를 이뤄냈다”며 “커리큘럼상 흥미로웠던 점은 2006년 중의와 양의 통합 연구 대학원을 개설했고, 2011년에는 박사과정 개설, 2014년에는 중의수의학 석사과정을 개설하는 등 꾸준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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