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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4일 (일)

생활습관병 치료 전략 10

생활습관병 치료 전략 10

“당뇨병, 식이습관 개선만으로 치료되지 않아”
환자의 수면 장애를 개선하기 위한 처방을 쓰고 수면의 질을 높이도록 안내

제강우 원장님.jpg


제강우 원장

경북 구미시 구미수한의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경북 구미시 구미수한의원 제강우 원장으로부터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발생되는 당뇨,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각종 질환의 치료 전략을 실제 임상 사례를 바탕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척추신경추나의학회 중앙교육위원인 제강우 원장은 <모르면 나만 고생하는 교통사고 후유증>의 저자이자, 유튜브 채널 <한의사의 속마음>을 운영하며 올바른 한의약 정보를 전파하고 있습니다.


실제 임상에서 동료 한의사 선생님들이 처음 당뇨병 치료를 접근할 때에는 비만한 당뇨병 환자를 제일 먼저 치료해보는 경험을 해보시길 권합니다. 다른 변수보다 식이습관 개선만으로도 짧은 시간에 체지방, 체중감량이 이뤄지면서 점차 공복혈당이 하향 안정화되는 패턴을 가지는 경우가 많아 ‘정말 당뇨병 치료가 가능하구나.’ 하고 실제 느끼고 치료에 자신감을 가지기에 좋습니다. 


하지만 당뇨병은 식이습관 개선만으로 모두 치료되지는 않습니다. 당뇨병 치료를 하면서 변수가 식이습관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버드의대 조슐린당뇨병 센터에서 개발하고 검증한 8가지 혈당 관리 전략이라는 부제로 나온 <당뇨리셋>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거기서 8가지 전략을 밝히고 있는데요. 그 중 전략 1, 2는 식이습관 관련이고 나머지 전략은 운동, 갈색지방, 만성염증,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체내 항산화 효소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물론 식이습관과 관련해서는 제가 그동안 이야기한 당질제한과 약간 소견을 달리 할 수 있는데요. 여기서는 탄수화물이 아니라 문제는 저식이섬유 정제 탄수화물이 문제라고 하는 견해를 밝히면서 고지방 식이는 반대합니다. 이견은 논외로 하고 이번에는 수면 부족과 당뇨병의 관계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당뇨병 치료에서 간과하기 쉬운 것


수면 부족이 당 대사 기능을 직접적으로 저해한다는 것은 의학계의 중론이자 상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뇨병 치료에 식이습관 개선만을 강조하다보면 환자와 담당의 모두 간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첫 당뇨병 치료 환자가 60대 남성분이었습니다. 배가 볼록하게 나온 전형적인 복부 비만형 2형 당뇨병 환자였는데 1편 칼럼에서 치료 전후 각종 수치의 변화를 밝힌 그분인데요. 식이습관 개선을 중심으로 저탄수화물 고지방식이를 유지할 수 있는 소화기능을 관리하며 치료했습니다. 이 분은 체중 감량이 짧은 시간에 드라마틱하게 감소했고 이와 함께 공복혈당 수치도 빠른 속도로 하향 평준화됐습니다. 


이후 두 번째 환자는 50대 여성분이었습니다. 이 분은 BMI 24.3으로 인바디 체성분 분석 상에 평균인 18.5~23.0 사이를 살짝 벗어났습니다. 이 분도 첫 시작은 당질제한부터 하도록 했는데 물론 초반에는 공복혈당 감소가 보였는데 중간에 어떤 날은 들쭉날쭉한 날이 있었습니다. 


이 경우에는 우선 그날 당질제한이 느슨했는지 드신 음식부터 체크를 했는데요. 특별히 음식에서의 치팅은 없었습니다. 더 자세히 물어보니 이 분은 만성 불면증이 있으신 거였습니다. 가끔 타 지역에 출장을 가거나 여행갈 일정이 있는데 잠자리가 바뀌면 충분히 숙면을 못 취하는 겁니다. 


이런 날은 어김없이 음식에 문제가 없더라도 공복혈당이 안정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분은 초반에는 식이습관을 바꾸면서 생길 수 있는 소화불량을 방지하는 처방을 썼다가 이후에는 불면증 관련 처방을 쓰면서 동시에 충분하고도 질 높은 수면이 되도록 관리를 하면서 당뇨병 치료를 이어갔습니다. 


한의원에 오시는 환자 중에 당뇨병을 가진 환자를 살펴보실 때 비만 여부를 살펴보는 게 1번이고, 그 다음으로는 평균에 가깝거나 마른 편인데도 당뇨병이 있다 하면 잠을 잘 자는지 물어보시면 대부분 잠을 깊이 못 주무신다고 합니다. 우리 장모님도 그랬습니다. 40대부터 당뇨병이 생겼는데 유럽이나 미국에 멀리 여행을 가실 때 보면, 비행기에서 꼬박 뜬 눈으로 지냅니다. 아무리 해도 잠이 안 오신데요. 이런 분이 당뇨병이 잘 옵니다.

 

제강우 원장님2.png


당뇨병과 수면 부족의 연관성


당뇨병과 수면 부족이 어떻게 연관성을 가지는지 연구 결과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연구는 1999년 시카고대 연구팀부터 처음 시행이 되었는데요. 건강한 청년 11명을 대상으로 6일 동안 4시간 수면을 취하게 한 실험 결과, 고탄수화물식 섭취 후 혈당치가 정상 수준을 회복하는데 40% 더 오래 걸리고 인슐린에 반응하는 신체 기능도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2010년 네덜란드 라이덴대학 의학센터 연구에서는 단 하루만 4시간 수면을 취해도 인슐린 감수성이 25%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또한 <수면심장건강연구>에서 50대 이상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수면 시간이 하루 6시간 미만인 사람은 수면 시간이 7~8시간인 사람보다 당뇨병 및 내당능장애 유병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메사추세츠주 남성노화연구>에서도 4~70세의 남성 1,700명을 15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하루 수면 시간이 6시간 미만인 사람은 7시간 이상인 사람보다 당뇨 발병률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010년 영국 워릭대에서 10만 7,000명 이상의 피험자 데이터를 메타 분석한 결과, 하루 수면 시간이 평균 5~6시간인 사람은 6~8시간인 사람보다 당뇨 발병률이 28% 더 높았습니다.

“수면 부족은 체내 말초조직의 인슐린 감수성을 감소시켜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합니다. 만성 수면 부족은 제 2형 당뇨병의 주요 위험인자인 비만 위험을 높이고 체내 스트레스 반응을 활성화시켜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합니다.” <당뇨리셋> p148, 149


원내에서 다이어트 상담 시에 잘 자는 것도 중요하다는 내용을 환자에게 설명하시죠? 이때는 수면 부족과 렙틴 호르몬의 연관성을 봅니다. 수면이 부족하면 렙틴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어 이에 따라 포만감을 느끼는 능력이 감소되고, 과식을 하도록 유도된다고 하죠. 

렙틴 호르몬이란 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식욕을 억제하고 에너지 소비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고 혈중 렙틴 농도가 높아지면 뇌에 포만감을 전달하여 음식을 덜 먹게 하는 것으로 알고 계시죠? 


이외 수면 부족 시 그렐린이라는 호르몬이 증가하는데, 이는 식욕을 자극합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도 수면 부족 시에 증가하여 지방 축적을 유도합니다. 게다가 수면 부족으로 인한 만성피로에 시달리다 보면 신체 활동량이 줄어들고 자연히 비만이 되기 쉽습니다. 


수면 부족과 인슐린 저항성


수면 부족과 인슐린 저항성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수면 부족이 발생하면 교감신경이 항진되어 말초신경이 인슐린 분비를 저해해 인슐린 저항성을 직접적으로 높입니다. 수면 부족은 코르티솔 분비를 촉진해서 코르티솔은 포도당이 세포로 운반되는 것을 방해하여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인슐린 작용을 억제하며, 간에서 포도당이 과다 분비되도록 자극하여 혈당을 높입니다. 


또한 수면 부족은 성장호르몬 농도를 상승시켜 포도당을 말초조직으로 운반하는 인슐린 기능을 저해해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킵니다. 또한 수면 부족으로 유리지방산 농도가 상승하면 근육 조직에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키기 쉽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연구 결과나 의학적 이론으로 당뇨병 치료에 수면 부족이 방해 요소가 되니 식이습관 개선뿐만 아니라 가능한 7시간 이상의 충분한 숙면을 이뤄야 하겠지요? 이를 위해서 우리는 환자의 수면 장애를 개선하기 위한 처방을 쓰고 수면의 질을 높이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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