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鄭렴(1505∼1549)은 養生術로 新醫學의 길을 연 儒醫라고 할 수 있다. 조선 중기에 養生術로 유명했던 정렴은 본래 天文, 地理, 卜筮, 律呂, 外國語 등에 능통한 有才儒者였다.
조정에서 그를 등용한 후에 掌樂院 主簿, 觀象監, 惠民署의 敎授 등의 관직을 부여한 것은 그가 儒者로서 儒學보다는 雜術에서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45세의 짧은 삶을 살다간 그는 말년에 벼슬을 그만두고 양주 계라리에 살면서 양생술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의 저술인 養生書 『龍虎秘訣』과 醫書 『鄭北窓方』은 이 시기에 집필된 것으로 의학과 양생술을 접목시키려는 그의 의학적 사상이 담겨있다.
『용호비결』은 閉氣, 胎息, 周天火候의 세가지 방법으로 丹을 수련하는 방법이 기록돼 있다.
이 가운데 閉氣는 마음을 고요히 하고 책상다리로 윗 눈까풀을 내려뜨려 내려다 보며 눈으로 코 끝을 대하고, 코로는 배꼽둘레를 대하고 숨을 오랫동안 들이마시고 조금씩 서서히 내쉬는 것이다.
이리하여 神氣가 丹田에 모이게 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특히 『東醫寶鑑·內景·身形』에 나오는 방법과 내용상 통하는데, 아마도 『東醫寶鑑』 편찬의 초기 참여자인 정작(鄭碏)이 정렴의 동생인 관계로, 양생과 관련된 부분을 정리할 때 정작의 생각이 일정 부분 반영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동의보감』에 나오는 양생술 관련 내용은 정렴의 간접적 영향을 받은 것임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胎息은 아기가 엄마 뱃속에서 호흡을 하듯이 숨을 쉬는 것으로 歸根復命의 방법이고, 周天火候는 더운 기운이 온몸을 돌게 하는 방법으로, 더운 기운이 점차 커져서 아래에서부터 위로 마치 꽃이 피어오르는 것과 같아 華池生蓮花라 하기도 한다.
醫書인 『鄭北窓方』은 아쉽게도 현존하지 않지만 『동의보감』 內景篇에 神門의 加減鎭心丹과 잡병편 허로문의 補腎養脾丸이 이 책에서 인용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加減鎭心丹과 補腎養脾丸은 ‘北窓’ 즉 ‘鄭北窓方’을 출전으로 다음과 같이 인용되어 있다.
“[加減鎭心丹]治氣血不足心神虛損天門冬黃芪蜜灸當歸身酒焙熟地黃各一兩半麥門冬生乾地黃山藥白茯神各一兩五味子遠志薑汁製人蔘各五錢右爲末蜜丸菉豆大朱砂爲衣溫酒或米飮下五七十丸<北窓>”
“[補腎養脾丸]治虛勞諸證熟地黃薑汁浸二兩肉蓯蓉人蔘黃芪蜜灸白朮當歸酒洗白茯苓山藥各二兩杜冲炒破故紙炒牛膝酒洗五味子各一兩半知母黃栢並酒炒白芍藥各一兩肉桂沈香各七錢半甘草灸五錢右爲末蜜丸梧子大溫酒或米飮下百丸<北窓>”
아울러 1930년 김해수가 편찬한 單方 치료 전문 의서인 『萬病萬藥』에는 北窓 鄭濂(1506~1549)이 巴豆와 砒礵의 毒을 제거했다는 방법을 ‘鄭磏方’, ‘東國野史’를 인용(안상우의 고의서산책 334참조)하여 아래와 같이 서술하고 있다.
“解巴豆毒 本朝明宗朝鄭磏忠義道德之士也其父順朋謀殺忠良賢明之臣士禍頻起磏極諫忤父其弟不良謀殺其兄置毒服藥中乃巴豆也欲死乃命門人曰黃連三兩煑取汁而頓服又命黑豆汁一碗頓服其弟見其不死憎其諫 鄭磏方.”
“解砒礵毒 置毒於服藥中目瞑欲死知其砒礵毒乃命門人曰荔枝三兩作末冷水調服立差其後隱於淸溪山中號曰北窓出東國野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