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강현구 기자] 위산억제제와 항생제의 병용 처방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내 항생제 내성 전파를 활성화해 다제내성균 감염 위험도를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소장 장희창)는 이 같은 내용의 연구 논문 ‘Proton pump inhibitors increase the risk of 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iaceae colonization by facilitating the transfer of antibiotic resistant genes among bacteria in the gut microbiome’을 지난달 미생물학 분야 최상위 저널인 ‘장내 미생물(Gut Microbes IF : 12.2, JCR : 7.69%)’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병원 기반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사업 중 장관 내 다제내성균의 탈집락화을 위한 마이크로바이옴 종단 연구 학술용역과제로, 국립보건연구원 인수공통감염연구과, 연세대학교, 한림대학교, ㈜셀트리온 등이 참여해 중환자 대상 장관 내 다제내성균 종단연구를 수행한 결과다.
▲좌측 : CRE감염환자와 비 감염환자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비교 및 영향을 주는 인자 분석
▲우측 : CRE감염환자와 비 감염환자의 위산억제제 처방 여부에 따른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차이 분석
연구진에 따르면 다제내성균 감염병의 하나인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 감염증(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iaceae·CRE)’은 현재 치료 약제가 제한적이며, 균혈증 발생 시 사망률 또한 매우 높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긴급한 항생제 내성 위협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관련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영향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수행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연구 내용 및 실적은 미흡한 상황이다.
또한 항생제 외 약제인 위산억제제의 위험도도 알려져 있으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통한 메커니즘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연구진은 중환자실에 입원 후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을 보균하는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 총 282명의 임상 정보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항생제와 위산억제제의 병용 투여가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 감염증의 위험도를 높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이들 가운데 분변 검체를 확보할 수 있는 98명의 환자에게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을 수행한 결과에선 항생제와 위산억제제를 동시 처방 시 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와 함께 다양한 세균들 사이에서 항생제 내성 유전자의 전파가 위산억제제 비 처방군에 비해 활발히 일어난다는 것을 확인했다.
위산억제제는 위염이나 위식도역류질환, 소화성궤양 등을 치료하는 위산 조절제로, 다빈도로 처방되는 약제는 ‘PPI(양성자펌프억제제)’이며, 마이크로바이옴은 다양한 미생물 종들로 구성된 생태계를 의미하는데 특히 장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의 건강과 질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향후 항생제 처방 시 위산억제제(특히 양성자펌프억제제) 병행 처방에 주의해야 하며, 위산억제제 과용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영향을 미쳐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 감염증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항생제와 위산억제제의 적정 사용 전략 마련 및 그 효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국립보건연구원은 향후 질환 중심의 임상 연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통해 우수한 연구결과 및 성과를 지속 창출해 관련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