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1982년 10월12일 서울 신라호텔 다이나스티홀에서 대한한의학회 주최, 대한한의사협회 후원으로 ‘제6회 전국한의학학술대회’가 열렸다. 이 학술대회는 ‘한의학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분과별로 50여편의 논문 발표와 토론이 전개됐다.
이날 오전 10시 차봉오 명예대회장, 김완희 대회장을 비롯한 대회 임원과 전임회장, 김병수 보사부 차관, 최영철 국회 보사위원장, 김학묵 의료보험조합연합회장 등 귀빈을 비롯한 1500여명의 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개막식이 베풀어졌다.
김완희 대회장은 대회사에서 “국화향기 그윽한 서울에서 전국 회원이 함께한 가운데 학술제전을 갖게 된 것은 매우 뜻있다”라고 말하고, 한의학계는 교육체제와 의료제도, 학문의 현대적 계발에 노력을 전개해 왔지만 국가적인 지원의 부족으로 그 성과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 국가의 연구기관 설치 등을 요구했다. 차봉오 명예대회장은 “민족의 수난의 역사와 운명을 같이해온 한의학이 학문적으로 많은 발전을 해왔는데도 공공의료의 활용이나 의료보험 참여 등 정책 개발이나 육성시책이 미약한 것은 유감스럽다”고 지적하면서, 적극적인 국가 지원을 당부했다.

경희대 의사학교실에 보관하고 있는 『제6회 전국한의학학술대회 논문초록집』을 통해 이날 진행된 강연과 학술발표 논문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개막식 이후에 이종형 교수의 「한의학의 현재와 미래」라는 제목의 주제 발표가 있은 후 분과별로 학술발표가 이어졌다.
이종형 교수는 발표를 통해 “한의학계의 현실을 예의 파악하고 학문의 미래를 전망해볼 기회가 없었다”고 지적하고, “내면의 본질적 가치는 현실적 필요에 입각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래도 밝다”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의 문제점으로 △학리적 발전 저조 △한·양방 의학의 차별 △의료보험의 미참여 △부정의료행위의 성행 △약국에서의 한약 취급 △한약유통 혼란 등 정책부재현상 △일부 한의계의 학문에 대한 신념 박약 등을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는 한의학의 본질이 현대 서양의학의 단점을 상대적으로 보완하는 장점 때문에 세계의학화될 전망이 충분하다고 분석하면서 한의학계는 학문발전의욕의 발양을 위해 제반 능력을 결합시키는 것이 급선무이고 국가적인 연구기관의 설립, 한약재의 국가적인 관리 등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결론지었다.
이와 함께 다이나스키홀 제1발표장에서는 내과분과학회가 「국제적으로 본 한의학의 현재와 미래」(배원식, 배원식한의원), 「생간건비탕을 이용한 만성간염치방 3136례에 대한 임상분석」(김병운·우홍정·김덕호·최서형, 경희대 한의대 부속한방병원 제1내과), 「구등산 및 가미구등산이 실험적 고choesterol 혈증 가토의 혈청 Total cholesterol에 미치는 영향(문구, 원광대 한의대 내과학교실) 등 11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또한 제2발표장에서는 부인과·사상체질의학분과학회의 「월경통과 침치료」(강명자), 「중풍원인설에 대한 사상의학적 고찰」(홍순용) 등 9편의 논문이 발표됐으며, 제3발표장에서는 소아과·신경정신분과학회의 「두통주소환자의 임상적 고찰」(황의완) 등 9편이 발표됐다.
신라호텔 영빈관에 마련된 제4발표장에서는 침구·생리학분과학회의 「침구처리가 Thiocetamide투여 흰쥐 간손상에 미치는 영향」(김창환)을 비롯한 9편의 논문이 발표됐고, 제5발표장에서는 본초·외관분과학회의 「한약재의 유통연구」(안덕균) 외 9편의 논문이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