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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20일 (토)

우리의 한의학 ⑥ 환자 한분이라도 소중히, 그리고 정확히 엄격히

우리의 한의학 ⑥ 환자 한분이라도 소중히, 그리고 정확히 엄격히

“증례 보고의 수준 차이는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결국 각 한방병원, 학회의 교육과 훈련의 수준 차이를 말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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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비방(우수한 임상 증례)이 있다고 연락하는 경우도 있지만, 한편으로 우리가 주도하여 한의계의 비방을 찾는 사업을 하기도 한다. 효과가 뛰어난 한약 처방은 안 가르쳐주면 ‘비방’이지만, 공개하면 ‘경험방’이다. 이런 경험방 수집의 목적은 한의계의 핵심 가치인 ‘경험’의 상호 공유이고, 혹시 제품 개발이 가능한 처방이 있는지 살펴보기도 한다. 

경험방을 수집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신뢰성 확인을 위해 현장에 계신 원장님을 찾아뵙는 방식을 우선시한다. 그리고 기존 공개된 경험방, 임상 증례, 의안(醫案)을 수집한다. 생면부지의 원장님을 만나, 그 분 개인의 한의약 역사를 듣고 열공한 책도 구경하고 난치성 질환을 치료한 일화도 듣는다. 

그러나 세상 일 쉽지 않다. 이전에 한의과대학 중진 교수님이 안식년 1년 동안, 한의계의 비방을 찾아 전국을 다니면서 한의원에서 문전박대 당하고 서러움을 겪은 통탄의 이야기를 ‘한의신문’에 게재한 적이 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본인의 지적재산을 공개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보험 판촉사원같이 원장님들의 지인을 소개받아 방문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그 밖에 보건복지부나 협회, 대학 동기, 친목 회원 끼리 수집하여 발간한 『경험방집』을 조사한다.  


똑같이 진단하고, 동일 처방을 내릴 수 있을까?


이런 방법을 통해 어렵게 수집된 경험방들을 제품 개발 기준만큼 자세히 분석하지 않더라도 보면 볼수록 여러 의문과 난제들이 많다. 득도(得道)한 선생님으로 부터 거금을 주고 비방을 샀다고 자랑하며 가르쳐주는데, 찾아보니 『방약합편』 , 『동의보감』 에 나오는 처방이다. 또 일부 경험방들은 구성 한약재가 30∼50개가 되는데 적응증은 만병통치다. 

수집된 자료들을 보면서 가장 큰 어려움은 환자정보, 병명, 증상, 처방명, 처방 구성, 용량 등 내용이 너무 빈약하여 학문적으로 분석할 거리가 없다는 것이다. 또 신효(神效)·특효(特效)·대효(大效) 용어의 근거 기준이 모호하고, ‘다수 경험’이 과연 몇 명을 치료했다는 것인지 불확실하다. 일부 의학 진단명의 치료 증례인 경우 각종 이화학 지표, 예후 변화를 한의사 원장님께서 어떻게 관리하였는지도 의문이다. 

공개한 원장님의 체질 및 변증 진단 방식에 따른 좋은 비방을, 다른 원장님도 똑같이 진단할 수 있고 동일 처방을 내릴 수 있을까? 지난 70년 동안 한의계는 동료와 후배를 위해 헌신적인 비방 공개를 하여왔다. 하지만 오늘날 이런 형식의 임상 경험 발표가 진료 현장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는지, 한의학 치료기술 발전에 기여하였는지 자문해 볼 시점이다.

이번 『대한한의학회지』에 논문 형식을 갖춘 임상 증례 몇 년 치를 분석한 재미있는 논문이 두 편 실렸다. 같은 가천한의과대학 교수님들이 동일 주제, 소재, 방법으로 연구하여 한 학회지에 각각 게재한 보기 드문 일이다. 교수님들이 노안(老眼) 촉진을 무릅쓰고, 13개 주제와 28개 세부 항목에 대해 자세히 평가를 하였다. 

지금까지 한의계의 증례 보고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시대가 또 변한 것이다. 더 많은 양과 더 높은 질을 요구하고 확인하는 시대이다. 논문에서는 우수한 증례 보고도 있는 반면 함량이 모자라는 증례도 있어, 각 증례들의 수준 차이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 외 여러 세부 문제점을 자세하게 통계로 말하고 있다.


한의학적 ‘왜’와 ‘그래서’에 대한 논리 추론 밝혀야


평소 직장에서 한국·중국·일본 임상 증례들은 읽어보는 게 일인 내 입장에서도 한의계 증례 보고에 대해 아쉬운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 논문에서도 말했듯이 한의학 논문이지만 ‘한의학’적 패러다임(음양오행론, 변증론치론, 기미론 등)에 대한 기승전결식 서술이 부실하다는 것이다. 

환자와 질병을 음양오행론에 의한 변증과 논치로, 한약 처방, 침구 혈을 기미론과 경혈론으로 해석하여 치료 과정을 설명해야 한다. 즉 왜 그 체질인지, 왜 그 변증, 그 진단명을 확정하였는지, 그리고 치료 기간 중에 체질과 변증이 자주 바뀌는 이유는 무엇인지를 보완하였으면 한다. 

또 많은 처방, 경혈 중에 그 처방, 그 경혈을 결정하였는지, 두 한약처방을 함께 투여하는 이유, 중간에 한약 처방을 변경한 이유, 정확히 며칠을 투여하였는지, 한약 가미는 어떤 근거로 했는지 정확히 제시해야 한다. 

완치의 개념에서 환자가 치료되었다고 하면 완치된 것인가? ‘한의학’적으로 완치된 증거 제시는 왜하지 않는지도 밝혀주었으면 한다. 한의 임상 증례 보고이면서 한의학적인 ‘왜’와 ‘그래서’에 대한 논리 추론을 밝혀야 기초 한의학과 임상 한의학이 연결될 것이다. 

증례 보고는 환자와 질병, 치료과정의 정보가 자세하고 정확하며 엄격하게 기술이 되어야 다른 원장님들이 읽어보고 경험의 공유가 가능하다. 의료 현장에서 환자 한분 한분을 성실히 치료하였는데, 이를 증례 보고 시에 작성 방법과 원칙, 논리 구조를 몰라서 부실하게 보이면 억울한 일이다. 


한약 처방의 효과는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증례 보고의 수준 차이는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결국 각 한방병원, 학회의 교육과 훈련의 수준 차이를 말하는 것이다. 한의학은 ‘경험’이 본질이고 ‘경험’으로 체계를 구성하고 ‘경험’으로 대외적 방어를 하고 있다. 과학철학에서 ‘경험’도 중요한 근거 수단이지만 오류와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현재 한국 한의계에서 치료기술의 유효성 판단 근거는 ‘경험’이 최소 단위이면서 최대의 위력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환자 한분의 증례도 소중하고 귀하여, 증례 보고 작성에 대한 교육 훈련은 매우 중요하다. 

 질병 치료의 유효성 근거를 확보하기 위하여 몇 천 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합성의약품과 달리 한약 처방의 효과는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한국에서 한의약 임상시험의 필요성을 느끼는 주체가 없는 속에서 2만5000여명 한의사 개개인의 경험을 기댈 수밖에 없는 게 냉엄한 현실이다. 

한의대생 대부분은 증례 보고 교육을 맛 볼 수 있는 수련의(修鍊醫) 과정 없이 곧 바로 임상 현장에 나간다. 따라서 작성 방법을 학부 때부터 가르치는 것은 어떨까? 졸업 때까지 논문 수준은 아니지만, 환자 5명 정도의 증례 보고 작성 훈련을 받으면, 나중에 개업의로서 최고의 증례 보고 전문가가 될 것이다. 

또 국가고시에 ‘다음 중 증례 보고 작성 지침 13개 대분류 항목 중에 포함되는 항목이 아닌 것은?’ 이라고 1∼2 문제 출제하고, 족보(族譜)까지 내려오면, 향후 보고 수준은 자연히 높아질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러한 과정이 선 순환적으로 수 백 년 흘러, 임상 증례들이 누적되면 최소한의 근거의학으로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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