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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17일 (수)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9)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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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南 一 / 慶熙大 韓醫大 醫史學敎室



‘오리엔탈리즘’은 하버드대학교 교수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W. Said: 1935~2003)에 의해 정의된 동양과 서양의 구별에 근거한 서양인들의 왜곡된 동양인식을 일컫는다. 이것은 동양을 지배하고 재구성하며 위압하기 위해 서양인들에 의해 조작된 동양에 대한 인식론이다.



동양을 막연하게 신비적인 곳으로 생각하면서 여러 가지 조작된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이러한 시각들이 학술적인 훈련과 규율을 통해 제도화되어 동양에 관한 모든 서술을 지배하는 획일적인 권위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 오리엔탈리즘의 심각한 폐해이다.



오리엔탈리즘의 입장에서 동양인은 열등한 존재로서 서양인의 인도에 의해 문명화될 수 있으며 그들이 선한 성품을 지니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그들의 원시적 연약함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서양인들의 문명화 작업만이 이들의 원시적 상태를 벗어나게 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는 구한말 조선을 방문한 서양인들의 조선에 대한 인식들 속에 조선에 대한 오리엔탈리즘적 인식이 짙게 드리워져 있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서양인들의 인식의 틀이 이미 수백년전부터 지속적으로 조작되어져 종양덩어리처럼 커져 왔다는 점을 알게 된다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라는 사실도 접하게 된다.



한국에 대한 왜곡된 인식의 뿌리는 중국에서 17세기에 활동한 마르티노 마르티니와 한국에 표류했다가 탈출한 하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은 한국을 인삼과 진주가 풍부한 풍요의 땅으로 묘사하기도 하고 잔인한 형벌을 시행하고 음란함으로 가득하고 도둑질을 잘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이러한 한국인에 대한 묘사는 서양인들의 한국인에 대한 인식의 뿌리가 된 것이다.



유럽인의 눈에 비친 한국에 대한 담론 연구를 한 이지은은 ‘왜곡된 한국, 외로운 한국’이라는 책에서 ‘황금의 나라’, ‘모험이 기다리는 곳(식인 악어)’, ‘미개한 여자(가슴을 드러낸 여자와 장옷을 입은 여자)’, ‘원시적 남자(지게를 진 남자)’, ‘게으름’, ‘무기력’, ‘무지한 바보’, ‘열등한 종족’, ‘부패하고 불합리한 제도’ 등으로 보고 이러한 요소들이 문명과 야만이라는 이분법으로 재단된 한국관을 형성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지은은 1910년 식민지배로 귀결된 긴 여정은 16세기 또는 17세기에 이미 시작된 유럽의 오래된 기획으로 보고 있다.



개항 이후 한국에 여러 가지 목적으로 들어온 서양인들이 바라본 한의학은 이와 같이 오랜 기간 형성된 오리엔탈리즘적 인식의 틀 속에 갇혀 있다. 서양인들의 입장에서 바라본 한의학은 버려야 할 원시적 주술이었다. 이들은 이러한 주술적 의술에 갇혀 있는 조선의 백성들은 서양의 과학적 의학에 의해서만 구제될 수 있는 불쌍한 존재들이었던 것이었다.



아래의 기록들은 개항기 서양인들이 바라본 한의학에 대한 시각들이다.



“조선 사람들은 병이 악마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국 의사에게 자리를 빼앗긴 본토 의사의 악의에 찬 선동이 민중에 끼치는 영향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가증스러운 것이다”(알렌, ‘조선견문기’), “한국의 민간 의료는 미신적인 요소가 많다. 한국인들은 모든 병은 악한 별이 진노하기 때문에 생긴다고 믿는다.



병을 낫게 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친척이 냉수로 목욕하고 자정에 별을 향해 빌어야 한다”(W. Kobelt. 이지은의 ‘왜곡된 한국, 외로운 한국’에서 재인용), “원주민 의사들이 행하는 미신과 무당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이러한 어려움이 생기지만, 우리 의사들(서양의사)의 능력과 선행이 널리 알려짐에 따라서 양약에 대한 반대와 미신은 사라질 것이다”(G.W. 길모어, ‘서울풍물지’)



이들은 한의사를 서양의사를 질시하는 가증스러운 선동가, 미신을 행하는 주술가 등으로 바라보고 있고, 질병을 무당이 치료해주어야 할 악마의 장난으로 여기고 있는 조선 민중들은 서양과학의 세례를 받아야 할 원시적 상태에 있는 미개인으로 비하하고 있는 것이다. 전통 한의학이 깊은 신뢰 속에 일반 민중 속에서도 작용된 구한말의 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를 거부하고 자신들의 선교와 의료기관 설립 등의 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목표에만 매달려 조선의 의료에 대한 왜곡된 담론을 재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입장에서 당시 한의사들은 미신을 퍼뜨리는 주술가들이며, 한의학은 미신을 바탕으로 하는 원시 의학이었던 것이다. 조선에 대한 제국주의적 담론을 그대로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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