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혈 요법·경근자법 현대용어 해석 불과
양의사 의료인 양심과 자존심 접지 않기를
송 호 섭 교수대한침구학회 이사경원대학교 한의과대학 침구학 교실
개방화 시대에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 시장에 통한다. 그러한 점에서 한의학이 한국 의료의 국제경쟁력 강화에 큰 역할을 하리라는 점은 누구도 의심치 않는다. 이 땅의 일부 서양의사들! 한국적인 색채를 윤색하지 않고 현재 상태로는 경쟁력이 없음은 동정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주장한들 한국에서 침술이 마취과 등 일부 양방 전문영역이 아님은 자명하다. 더욱이 IMS라는 침술을 불법임에도 버젓이 시행하면서 이것은 침술이 아니라고 억지주장을 펴는 궁색함도 누구나 잘 안다.
요즘은 뚜렷한 목표와 목적을 달성하는데 있어 선한 동기와 절차적 정당성이 시대적 요구임을 직시하고, 참 의료인으로서의 양심과 자존심을 접지 않기를 바란다. 밥그릇 때문에 자신의 전문영역을 포기하고 돌팔이의 길을 걷고자 하거나, 스스로의 작은 이익을 위해 한의학의 전통침술을 통째로 서양인에 입에 떠 넣어 주거나 비하하고 매도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IMS요법에서 다루는 주요한 내용은 한의학적 침요법의 일부 초보적인 내용에 지나지 않아서 침술의 주요한 보사법 등에 대해서는 일체의 언급이 없다. 침요법은 침을 혈에 놓아서 시술하는 치료방법을 말한다. 혈은 우리 몸에 있는 모든 치료점을 망라하는 의미로 경혈(14경맥 위의 혈), 기혈(1900년을 기준으로 이전은 경외기혈, 이후는 신혈이라고 함), 아시혈(천응혈) 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혈은 현대 의학적 개념으로 보면 신경, 근육, 혈관 어떠한 해부생리학적 조직에도 존재할 수 있다.
침요법의 근간이 되는 경락의 체계상에서 경락이 분포하는 신경, 근육, 근건, 인대, 관절은 경근이라는 개념을 따로 두고, 경근에 시행하는 침자법을 수 천년 전 내경의 영추에서부터 언급하고 있으며 현재도 활발히 임상에 적용하고 있다.
병에 대한 관점은 막혀서 소통이 되지 않거나 음양의 균형이 깨진 것인데 이 경우 침요법은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균형이 깨진 부분을 바로잡는다. 경근자법의 목적은 일차적으로 아픈 곳을 긁어 주는 것이다. 경락진단상 융기, 하함, 색택의 변화, 경결점 등이 근육에 있다면 근육에, 뼈에 있다면 뼈에, 신경에 있다면 신경에, 혈관에 있다면 혈관에 침을 놓을 수 있다. 다만 물론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숙련된 전문가를 요한다.
따라서 몸에 어떤 형태든(길고 짧든, 굵고 가늘든, 끝이 뭉뚝하고 뾰족하든) 바늘을 사용하여 자극하는 한 침술이며, 혈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넌센스다.
IMS를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Intramu scular Stimulation’ 즉, 침으로 근육 내를 자극하는 방법이다. 아시혈요법, 경근자법을 현대의학의 용어로 해석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기존의 침자법과 전혀 차별성이 없다. 차별성이 있다하더라도 경근의 신혈 또는 아시혈에 시술하는 기존 침을 기반으로 새롭게 고안된 침법에 불과한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더우기 IMS를 침술과 학문적 배경이 전혀 다른 의료행위라고 한 점은 명확한 정의에 따라 의학을 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기본적인 침요법에 대한 개념조차 없이 전통적인 한의학이론에 의한 침요법을 그들 나름대로의 이론으로 재해석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들의 신치료법이라고 주장하며 불법적으로 침을 들고 설치는 꼴이라는 점에서 유감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실제로 일부 의사들이 IMS의 이론적 배경으로 의존하고 있는 Gunn은 정작 아래와 같이 그들과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
-Gunn은 그의 책‘The Gunn Approa ch to the treatment of chronic pain’에서 그의 치료법이 침술에서 비롯되었음을 밝히고 있다.(p.15)
- Gunn은 침치료 혈이 근육의 운동점, 근건연결부와 같은 신경 해부학적인 실체와 상응하고(p.16), 득기의 기전을 만성 통증의 경우 구축에 의하여 짧아진 근육을 치료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인정한다(p.16). 따라서 치료점은 한의학용어로는 혈, 신경해부학 용어로 신경해부점이라고 할 뿐 실체는 같다고 여기고 있다.
-Gunn이 근육의 연축을 푸는데 가장 효과적인 부위라고 한 근건연결부와 운동점의 직하(p.33)는 아시혈과 쾌적혈의 범위에 속한다.
-또한 IMS에서는 검사에 의한 진단을 강조하고 있지만 Gunn은 진단에 나타나지 않을 수 있는 증상에 따라 치료혈을 선택하는(p.17) 동양의학적인 견해와 동일한 선혈법을 강조하고 있다.
일부의 내용을 인용하여도 일부 의사들의 주장이 자기모순에 빠져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사롭고 편협한 자신의 이익에 도취되지 말고 국가의 경쟁력 있는 의료체계를 형성하기 위해 한의학을 육성해야하는 국가적 과제에 대승적으로 참여하기를 이땅의 침요법 전문가의 한사람으로서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