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한의학연구원 의료연구부 최선미 박사
총 361개 혈위 위치 및 취혈법 표준화 진행
361개 중 90여개 혈위 결정에는 견해 차이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이형주/KIOM)은 대한침구학회 및 대한경락경혈학회와 협력해 ‘국제경혈표준위치 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WHO 서태평양지구 소속 한·중·일 세 나라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국제 경혈위치 표준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WHO의 경락/경혈 표준화 작업은 처음에는 경혈 명칭부터 시작됐다. WHO 운영 회의를 통해 1981년부터 본격적으로 논의 진행된 이 작업은 한·중·일 등 실제 한의학을 의료 행위에 사용하고 있는 나라에서 경혈의 표준화 필요성에 의해 경혈 명칭, 경혈 수, 경혈 순서, 경락 명칭, 이침, 두침 등에 대해 위원회를 결성 논의됐다.
한·중·일 위원회 결성 논의
지난 1989년 10월 열린 제네바에서의 경혈명칭 회의를 통해서는 경혈 명칭과 경락 명칭의 표준안이 결정됐고, 이니셜표기 문제에 있어서는 한국안대로 상정됐다가 활자화 되었을 때 잘못 인식될 문제의 소지가 제기돼 두 자의 대표자로 쓰기로 결정됐다. 또 경락/경혈 명칭에 있어서도 족소음신경, 족태양방광경의 경혈, 경락 등에서 차이가 있었으나 통일안이 확정됐다.
경혈의 개수는 361개 혈로, 표기에 있어서는 영문이니셜, 중국발음으로 영문 혈명 표기, 혈 번호, 한자 정자를 표기하는 것을 표준안으로 하고 한국에서는 중국발음 대신 한글발음대로 표기하도록 했다.
한자문화권이 아닌 나라에서는 영문 이니셜과 혈 번호를 표기하도록 했고, 경혈의 영문 표기에 있어서도 acupoint, acup uncture point 등의 표기 중에 acupuncture point로 표기법을 결정했다.
또한 두침에 대해서도 경혈과 경락을 간단히 경혈 언급하였고 이침은 서울 회의에서 통일하려고 했는데 중국안과 프랑스안의 차이가 많아서 몇 개의 혈위만 정하고 나머지는 결정하지 못했다. 신혈과 경외기혈의 문제에 있어서도 1900년도를 기준으로 이전에 명시된 혈은 경외기혈로 이후에 발견된 혈은 신혈로 나누었다. 1989년도에 결정된 사항은 1991년도에 세계에 공포됐다.
특히 2003년도 10월에 마닐라에서 회의가 개최되었을 때 우리나라는 경혈을 표시할 때 가능하면 현대 해부학적 용어를 사용해서 쓰고 종축과 횡축의 위치부위를 분명하게 표기하자는 제안을 하게 됐다.
그 이후 2차 베이징 회의 및 지난해 일본 교토 회의 등에 한국 대표가 참석, 우리나라 안을 꾸준히 제기해 오고 있다.
올해에는 WHO 주관 한·중·일 국제경혈위치표준화 회의가 4월 25∼27일에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개최된다. 한·중·일 working group meeting을 거쳐 내년 3월에 서태평양사무국 회원국 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제네바 본 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한·중·일 세 나라 안이 중론화 과정을 거쳐 결정될 것이며, 두 나라가 합의한 사항에 대해서는 나머지 한 나라가 그 의견에 동의할 것이 권고되거나 note로 별도 표시하는 것으로 의견이 수렴될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까지 결정된 사항은 361개의 혈위중 260여개의 혈위에 대해서는 큰 의견차이 없으나 90여개의 혈위에 대해서는 의견 차이를 보였다. 그중 15개 혈위에 대해서는 서로의 관점이 크게 차이가 있었으며 34개의 혈위에 대해서는 위치에 대한 의견은 합의를 이뤘으나 그 표현 방법은 이견을 보이고 있다.
4월 국제 표준화 회의 개최
지난 달 15일 한의학연구원에서 열린 국제경혈표준위치 준비 위원회 회의에서는 큰 의견 차이를 갖고 있는 8개 혈위 즉 LI12(주료), ST31(비관), PC8(노궁), PC9(중충), TE18(계맥), LR8(곡천), GV1(장강), GV26(수구), ST38(조구), BL24(기해수)의 한국안을 결정하였고, 3국이 표현방법에 견해 차이를 보이는 LI15(견우), ST6(협거) 등 34개의 혈위에 대한 활발한 논의 끝에 한국안을 결정했다.
또 지난 10일 회의에서는 논란이 없는 혈의 표기, 논란이 아직 있는 혈의 통일, 표준 경혈도와 동인, 경혈위치 영역의 원칙 등이 논의됐다. 이 회의 결과들은 4월 25∼27일에 KIOM서 개최 예정인 국제 침구경혈 표준화 회의에 상정돼 향후 세계 침구경혈 표준화에 우리나라 의견을 반영하게 될 것이다.
WHO에서는 공포된 표기를 일괄적으로 쓰기 때문에 각 회의 때마다 각 나라의 주장들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KIOM의 체계적인 연구 지원과 대한침구학회·대한경락경혈학회를 중심으로 한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통해 WHO 한·중·일 국제 표준화 회의에 한국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함으로서 세계 속의 한국 한의학의 위상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