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수
(대구수성구한의사회장)
최근 국내에서는 웰빙 및 한방관련산업이 급격히 팽창하고 있으며, 서구 유럽에서는 대체의학이라는 명목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추어 한의학이 세계 전통의학시장에서 국제경쟁력 강화와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는 정부의 기술계발 투자에 대한 관심과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작년부터 대구시와 경북도가 공동기획단을 구성해 추진해 온 한방산업 육성계획이 발표되었다. 이것을 계기로 한방산업이 지역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역할할 수 있는 교두보는 일단 마련된 셈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용역을 의뢰해 2003년 4월초 세운 대구·경북한방산업 육성계획은 총 4천20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015년까지 한방산업진흥원과 한방산업단지 등 12개 사업을 벌이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대구시와 경북도가 확정한 한방산업 육성계획 수정계획은 총사업비 843억원을 들여 6개사업(한방산업진흥원과 인삼소재산업화센터, 한약자원개발사업, 생산·가공 선진화 사업, 연구개발(R&D) 사업, 한약재 품질인증 사업)을 벌이는 것으로 대폭 축소됐다. 기획예산처와 KDI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면서 사업규모는 당초 계획안과는 달리 국비 지원액도 1천941억원이었다가 이번에 398억원으로 20%정도 반영되었다. 이 가운데 한약재 품질인증사업만 대구에서 추진되고 나머지 5개사업은 경북에서 추진된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의 중의학이나 미국·서구 유럽 등의 대체의학 동향을 보면, 중국은 ‘82년도에 전통의학인「중의학 육성」을 헌법에 명시하고 21세기 전략산업을 목표로 집중적인 정책지원과 투자 추진하고 있다. 또한 WHO와 미국·유럽 선진국에서는 암, 중풍, 당뇨 등 난치성 만성질환에 대한 서양의학의 한계 극복을 위해 전통의학에 대한 국제적 관심 증대와 연구개발 예산을 확대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 대체의학 연구소는 연간 1억불 예산으로 주로 대체의학의 부작용 및 안전성 유무와 특효성분을 분석 연구하고 있다.
한의학은 인체를 전일개념(全一槪念)이라는 틀 속에 음양(陰陽)조화와 기혈(氣血)을 순환시키는 방법으로, 임상적으로는 현대인의 성인병이나 만성퇴행성 질환 및 면역계통 질환에 우수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면에서 한의학은 서양의학과 비교시 분명히 장점과 잠재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국민의 한의학에 대한 기대욕구에 비해, 정부의 경제적, 제도적 여건이 미흡한 형편이다.
그러므로 경쟁력있는 미래 지식산업으로 한의학을 육성하기 위해 우선 한의학적 보건의료산업의 신모델 개발과 함께 21세기 인류의 질병정복을 위한 미래 지향적인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차제에 한약 제형의 다양화 및 포장기술의 선진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한약의 안전성·유효성 제고를 위한 품질관리 강화와 함께 한약의 표준화 및 유통체계 개선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한방신약 개발 및 한약의 고급화 대책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를 위해서는 한의학의 특성과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한의학 고유의 독자법령 제정을 한방 의료계에서는 절실히 요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