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치료가 보건의료에서 어떤 역할을 해 나갈 것인가?
Society for Acupuncture Research 2019 (SAR 2019)는 6월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미국 버몬트주 벌링턴에 위치한 버몬트 대학에서 진행되었다.
1993년 미국 베세스다에서 20여명이 모인 것을 시작으로 올해 19번째 학회이다. 미국립보건원 통합의학연구소 소장 Helene Langevin은 개회사를 통해 “SAR학회를 처음 시작할 때, 30여개의 초록 중에 절반은 유감이지만 떨어뜨려야 했다. 처음부터 학회의 가치를 침 연구의 수준을 과학계의 기준에 맞추려 노력했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이런 기준을 통해 점차 참가자들의 학문적 수준을 높일 수 있었다. SAR학회를 통해 침구의학 분야 연구자들이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19개국 300여명 참석, 전통의학 분야 학회 선도적 모델
올해는 19개국 300여명이 참가하는 명실상부한 국제학회로 전통의학 분야 학회의 선도적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 있는 연구자들이 중심으로, 기초 연구자, 임상 연구자, 임상의사, Acupuncturist, 정책입안자 등이 함께 침구의학 연구의 현황과 나아갈 방향을 논했다. 몇 해 전부터는 미국에서만 개최하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으로 저변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2014년 중국 베이징, 2018년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개최된 적이 있고,2020년은 대한민국 서울에서 개최된다.
현재는 하버드 대학의 Vitaly Napadow과 Peter Wayne, 미시건 대학의 Richard Harris, 뉴욕의 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의 Jun Mao 등이 중심이 되어 이 학회를 이끌어 가고 있다. 세계 각국의 침구의학 연구자들이 많이 모이는 자리이기에 Acupuncture in Medicine, Journal of Alternative Complementary Medicine 저널 편집장 등도 함께 하며, 학술적인 방향을 가이드 하며 연구, 정책, 제도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
SAR의 한국 Ambassador로 위촉돼 2년간 활동하게 돼
SAR에서는 올해부터 세계 각국에서 참가한 대표단 중에 1명씩 Ambassador를 위촉, 세계 각국의 침 연구, 진료 현황 등의 정보를 교류한다. 개인적으로 영광스럽게 한국대표로 위촉되어 2년간 활동을 하게 되었다. 2007년 볼티모어, 2010년 채플힐, 2014년 베이징, 2015년 보스턴, 2017년 샌프란시스코, 2019년 벌링턴, 이렇게 6번의 SAR학회를 참가하면서, 침 연구에서 한계점으로 생각되어 왔던 것을 풀어 나갈 수 있는 힌트를 얻을 수 있었고, 지나온 10여년 동안 처음에는 낯설고 서툴었던 나의 모습에서 점차 익숙해지고, 친구와 같은 편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중심으로 2020 SAR학회를 서울서 개최
학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비행 중에, 이번 학회의 메인 테마인 ‘Acupuncture Research, Health Care Policy, Community Health의 Closing the loop’를 다시 생각해 본다. 연구 중심의 지난 학회와 달리, 침 치료가 보건의료에서 어떤 역할을 해 나갈 수 있는지, 이를 위해 어떤 과학적 근거가 필요한지, 그리고 연구가 실제 임상 진료환경에서 어떻게 확산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들이 주된 논의의 대상이다.
한국 사회 속에 연구자, 정책입안자, 그리고 임상진료의들이 서로 소통하며 서로를 먼저 이해하고, 한의학이 보건의료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위해 합심하여 노력을 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을 중심으로 2020 SAR학회를 서울에서 개최할 수 있는 것은 정말 자랑스럽고, 행복한 일이다. 그동안 한국 침구의학 연구자들이 국제 침구의학계에 많은 기여를 했던 부분에 기반하였을 것이다. 이런 기회를 통해 많은 후학들이 국제적 안목으로 침구의학 연구의 세계를 접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2020년 한국에서 침구의학이 또 한번의 도약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