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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9월 26일 (토)

한의사, 장애인을 만나다. 장애인, 한의학을 만나다.

한의사, 장애인을 만나다. 장애인, 한의학을 만나다.

‘장애인 독립진료소’ 운영, “장애인들이 가진 근골격계 질환들… 치료가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기 쉬울테지만 의외로 치료의 반응이 비장애인들에 비해 훨씬 좋아”

한의사와 장애인 주치의 사업 (上)



2153-10-1우리들은 환자를 보는 것이 업인 한의사임에도 정작 장애인을 만나는 기회는 흔치 않습니다. 등록장애인의 수만 하더라도 250만명이라고 하니 20명 중 한명은 장애인이니, 사람 많은 명동거리나 강남역을 지나다 보면 20명 중 한명 꼴로 만나야 할 텐데 장애인의 모습은 애써 찾아봐도 잘 보이지 않더라는 것이지요.



노들야학에서는 2주에 한번 ‘장애인 독립진료소’라는 이름으로 소박한 진료소가 열립니다. 환자를 돌보기에 2주라는 기간은 터무니없이 길기만 한 시간입니다. 그럼에도 이곳을 열심히 찾아오는 장애인분들이 계십니다. 그분들은 지역의 의원에서도 비용이 거의 들지 않을텐데도 이 곳을 어김없이 찾아오십니다.



어쩌면 장콜비를 염두에 둔다면 더 고가의 진료가 될 수 있음에도 2주에 한번이면 어김없이 장애인 독립진료소를 찾아주십니다. 이 곳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의료의 접근성이 좋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럼 왜 다른 병의원은 이분들이 방문하기에 편치 않았을까요? 접근성으로 따지자면 요즘 병의원만큼 좋은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 대중교통 이용하기 편하고,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에서 가깝지, 거기에 엘리베이터 시설도 잘 되어 있어서 이용하기 수월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장애인 환자분들이 이 곳을 매번 찾아오시는 것은 단지 물리적 접근성이 편해서 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즉, 환자분들이 맘 편하게 올 수 있는 심리적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라는 것이겠지요. 이렇게 독립진료소를 통해 만나게 된 장애인 환자분들이 연간 400여명에 이릅니다.



한의사로서 주어진 곳에서 열심히 소임을 다하는 동료 한의사 선생님들이 장애인들을 진료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 분들도 사실 본인의 장애를 치료하려고 한의원을 방문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치료하는 존경하는 허영진 원장님 같은 분도 계시긴 합니다만).



주로 주장애로 인해서 생긴 2차적 질환들에 대한 관리 및 치료를 위해 한의원을 이용하게 됩니다. 장애인 분들의 다빈도질환이라 한다면 대체로 근골격계 질환, 소화기계 질환, 배뇨장애, 우울증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장애로 인해 뒤틀린 몸은 인간의 정상정렬을 무너뜨리고 강직된 근육과 늘어난 근육들은 만성적으로 통증을 만들게 됩니다.



아무래도 활동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소화기계 질환도 많이 호소하게 되며, 만성적인 변비는 쉽사리 개선시키기 어려운 지경에 이른 분들이 많습니다. 뇨의가 생겨도 제때 배뇨를 하지 못한 경우가 많기에 평소 물을 마시는 걸 꺼리게 되고 이는 다시 배뇨장애를 만드는 악순환을 초래합니다.



2153-10-2장애인 분들이 가진 근골격계 질환들이기에 치료가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기 쉬울테지만 의외로 치료의 반응이 비장애인들에 비해 훨씬 좋다는 걸 장애인 환자분들을 보신 의료인들이라면 많이 경험해 보았을 것입니다.



굳어진 근육들은 조금만 움직여주어도 훨씬 편해지고 만성적으로 고통스러워했던 것들이 쉽게 개선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소화기 문제나 배뇨장애 같은 내과적 문제는 몇 번의 치료로 쉽게 개선되지 않고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합니다.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의 개선이 선행되어야 함은 두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독립진료소에도 다양한 장애인 분들이 다양한 질환들로 오시게 되지만 역시 가장 많은 것은 근골격계 질환입니다.



침을 맞고 조금이라도 호전되면 아시다시피 장애인 분들은 온몸으로 낼 수 있는 가장 즐거운 표정으로 기쁨을 표현합니다. 저는 이 표정을 참 좋아합니다. 기쁨을 온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은 장애인 분들이 가진 여러 능력 중 가장 멋진 능력이 아닐까 합니다. 부족하지만 2주에 한번 이뤄지는 진료임에도 허전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르는 중증장애인 분들은 내원하기가 쉽지 않기에 진료를 볼 수 없었을 뿐더러 가끔은 이러저러한 장애인이 집에 있을 수밖에 없는데 와줄 수 없느냐는 요청을 받기도 했지만 자리를 지켜야 하는 개원 한의사의 입장으로는 엄두를 내기 어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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