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적 근적외선 분광법’ 활용…경도인지장애자의 인지기능 개선 확인
이경석 학술이사 “한의약 치매 사업의 근거 창출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한의신문] 부산광역시한의사회(회장 오세형)가 지난 2016년부터 부산광역시와 함께 ‘한의 치매예방 관리사업(이하 한의치매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는 가운데 한의치매사업이 경도인지장애자의 인지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국제학술지에 게재돼 눈길을 끌고 있다.
부산시한의사회는 지난달 30일 ‘21년도 한의치매사업을 통해 얻어진 ‘기능적 근적외선 분광법(fNIRS)’ 자료를 활용, 한국한의학연구원의 KORE 프로젝트를 통해 SCIE 저널인 ‘Frontiers in Neurology’에 ‘경도인지장애 노인의 인지기능 및 전전두엽 피질 활동 개선에 대한 한의치료의 효과: 후향적 관찰 연구(Effectiveness of Korean medicine treatments in improving cognitive function and prefrontal cortex activity in older individuals with mild cognitive impairment: retrospective observational study)’ 제하로 게재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부산시한의사회 이경석 학술이사와 함께 최유진·양창섭·장정희 한국한의학연구원 박사, 권찬영 동의대 한의과대학 교수, 부산시한의사회 금종철 치매자문위원이 참여했다.
비침습적 광학법인 fNIRS는 근적외선을 이용해 국소 대뇌혈류의 변화를 나타내는 지표역할을 하는 산소 및 탈산소화 헤모글로빈(각각 HbO2 및 HbR) 수준을 관찰해 신경 활동과 관련된 대뇌 혈류역학의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것으로, 이는 경도인지장애자의 인지작업을 수행하는 동안 혈역학적 변화를 평가하는데 적합한 도구다.
이와 관련 이경석 부산시한의사회 학술이사는 “이번 연구는 경도인지장애자의 인지 기능 및 뇌혈역학 변화에 대한 임상에서 한약과 침 치료의 장기적 효과를 관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fNIRS를 사용, 6개월의 중재기간 전후로 인지작업 중 전전두엽 피질 활동을 측정함으로써 경도인지장애자의 잠재적 인지 개선의 신경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제공하고자 했다”며, 이번 연구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는 ‘21년 한의치매사업 참여자 가운데 경도인지장애자(MCI)로 진단된 17명과 9명의 건강한 사람들을 대조군으로 나눠 연구를 진행했다.
한의치매사업 참여자들은 변증을 통해 △가미귀비탕 △육미지황환 △당귀작약산 등 3가지 처방을 6개월 동안 하루 2회씩 복용하도록 했다. 또한 침치료는 사신총·내관·신문·노궁·족삼리 혈위에, 약침치료는 풍부·대추·풍지·견정 혈위에 6개월간 각각 주 2회 시술했다.
연구 결과 6개월 동안 한약·침·약침 치료를 받은 MCI군에서 MoCA 총점은 baseline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3.24점↑, 95% CI)했으며, CIST 점수도 증가해 인지개선을 나타낸 반면 GDepS 점수는 감소해 우울증 개선에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약침치료 후 부작용으로 두통 사례 1건이 보고됐지만, 두통의 정도는 경미한 수준이었고 저절로 사라졌으며, 그외 다른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fNIRS를 활용한 분석에서는 Stroop 작업 중 좌측 DLPFC(dorsolateral prefrontal cortex)와 FPC(frontopolar cortex)의 HbR beta 값은 MCI군의 6개월 추적 관찰에서 baseline보다 낮았으며, 이 차이는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들은 “지난 2016년부터 진행된 한의치매사업을 통해 한약·침·약침과 같은 한의치료가 경도인지장애자들의 인지기능을 향상시킨다는 결과물들을 얻어 왔다”면서 “이번 연구는 한의치매사업에 대한 보다 객관적·과학적인 근거 확보를 위해 시행하게 된 것으로, 연구 결과 한의치매사업의 인지기능 향상 효과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까지 경도인지장애자에 대한 한약과 침 치료를 포함한 전통의학에 대한 효능과 혈역학적 반응을 평가하는 임상연구는 제한적인 가운데 이번 연구에서는 인지작업 중 fNIRS를 사용해 PFC의 혈역학적 반응 변화를 측정, 경도인지장애자에 대한 한약과 침 치료의 효과에 대한 치료 메커니즘을 조사하고자 했다”며 “추적 관찰을 통해 Stroop 작업 중 HbO2 beta 계수가 증가하는 경향은 3개월 추적 관찰에서 MCI군에서 관찰됐지만, 이 값은 6개월 추적 관찰에서 감소해 대조군의 평균반응과 유사했으며, 더불어 Stroop 작업 중 HbR beta 계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특히 좌측 DLPFC 및 FPC의 HbR beta는 MCI군의 baseline에 비해 6개월 추적 관찰에서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구진들은 “이번 연구는 경도인지장애로 진단된 환자의 인지기능 개선에 대한 한의 치료의 효과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고 연구의 의의를 밝히는 한편 “전전두엽 활성화의 이러한 변화는 보다 효율적인 대뇌피질 산소 공급을 나타내며, 잠재적인 인지기능 개선의 근본 메커니즘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가 인지장애를 겪고 있는 어르신들의 치매예방 및 관리계획에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경석 부산시한의사회 학술이사는 “한의 치매예방 사업은 그 사업 효과가 인정돼 부산은 물론 많은 지자체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모든 사업들이 중앙정부 차원이 아닌 지자체의 예산 지원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치매는 더 이상 환자나 그 가족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사회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 문제인 만큼 이미 그 효과가 입증된 한의 치매예방 사업은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을 통해 실시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경석 학술이사는 “한의계에서 정부를 향해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구할 때마다, 메아리처럼 들려오는 답변은 ‘치매에 대한 한의치료의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이에 부산시한의사회에서는 한의치매 치료에 대한 객관적·과학적 근거 확보를 위해 신경영상(neuro-imaging)을 활용해 평가함으로써 제도권에 편입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의 노력이 SCIE 저널 게재라는 의미 있는 결과물로 결실을 맺은 것 같다”면서 “지금까지 한의치매사업에 참여해준 부산시한의사회 회원은 물론 연구에 도움을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다른 지자체에서도 사업보고서뿐만 아니라 저널출판을 통해서 한의치매치료에 대한 근거가 지속적으로 구축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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