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나학회의 국제적 발전 위한 역할과 이를 위한 제언
백용현 대한한의학회 기획총무이사
백용현 대한한의학회 기획총무이사
[한의신문] 2024년 9월 21‧22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개최된 국제수기근골의학연합회(FIMM, International Federation for Manual/Musculoskeletal Medicine) 총회(General Assembly)에 2016년부터 정회원학회로 활동하고 있는 척추신경추나의학회(KSCMM) 회장단과 함께 참석했다. 필자는 회원학회 활성화를 고유목적사업으로 하는 대한한의학회 기획총무이사로서, 또한 학생들의 교육 및 임상역량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추나동아리 지도교수로서 보고 느낀 점을 나누어 보고자 한다.
의사 중심의 국제학술단체에서 주도적 역할의 중요성
최근 의사 중심의 국제침술단체인 ICMART 제주국제학술대회 (37th ICMART World Congress)가 37개국, 1007명의 한의사/의사가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대내‧외적으로 한의학에 대한 홍보와 이미지 제고에 큰 역할을 하였고, 이를 통해 한의학이 제도‧정책적으로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본다.
마찬가지로 수기근골의학을 시술하는 의사 중심의 학술단체인 FIMM 총회에서도 여러 나라 대표들이 2019년 서울에서 개최됐던 FIMM 국제컨퍼런스를 인상적으로 평가하였고, 향후 아시아/오세아니아를 대표해 척추신경추나의학회가 핵심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는 분위기였다(한국에서는 유일하게 척추신경추나의학회가 정회원학회임).
이틀 동안 진행됐던 회의에서 추나요법에 대한 비중 있는 언급이 있었고, 대표들과의 미팅에서도 존중을 받는듯해 뿌듯한 마음이었다. 이현준 척추신경추나의학회 국제이사가 FIMM 핵심 위원회인 교육위원회 멤버(FIMM education board member)로 선정됐고, 향후 이사회 멤버(Executive board member)로도 활동할 것으로 예상해 본다. 이처럼 한의학 대표 치료기술인 침술과 추나요법이 의사 중심의 국제학술단체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국내 의료정책 변화를 위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세계를 선도하는 학회 역량 강화의 중요성
FIMM 총회에서는 회원학회들의 활동들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총회의 빡빡한 일정상 각국 학회별로 2분이라는 짧은 시간만 주어졌으나(10분으로 늘려달라는 의견이 제기되었음) 대략적인 현황을 파악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학회 회원 수, 학회지 발간 현황, 학술대회 개최 현황, 회원 교육시스템 등이 발표됐는데, 20여 국가 중 척추신경추나의학회의 질적, 양적 학술실적이 독일 대표 학회와 더불어 넘사벽이었다.
양회천 척추신경추나의학회장님에게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FIMM을 선도하는 추나학회가 되어 주길” 부탁드렸다. 이를 통해 척추신경추나의학회의 비약적인 발전과 한의학을 선도하는 학회로서의 모범을 기대해 본다.
수기요법의 국제표준화 중추적 역할
2017년 FIMM에서 발표한 수기의학 관련 기본교육 및 안전지침서에 대한 가이드라인(FIMM guidelines on training, safety, evidence and quality) 업데이트 버전의 초안이 공개됐고, 각국 회원학회들로부터 의견수렴을 요청받았다. 금년까지 수정해 내년 총회에서 확정하는 과정을 밟는다고 한다.
현지에서 바로 척추신경추나의학회 국제위원회를 통한 의견제출과 한글 번역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고, FIMM 교육위원회 위원인 이현준 이사를 중심으로 현재 활발한 논의와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가이드라인에 담겨 있는 교육(training), 안전성(safety), 근거(evidence), 질(quality)에 대한 내용들은 이미 척추신경추나의학회 교육과정에 녹여져 있을 것으로 보이고, 이를 각국 회원학회들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반영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국제표준의 중요성은 여기에 있다고 하겠다.
학생교육, 졸업 후 교육 측면에서 학회의 소중한 역할
올해부터 여러 요청으로,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추나동아리 지도교수를 맡고 있다. 한의학 교육환경에서 학생들의 임상역량강화는 학생들 입장에서도, 지도하는 교수 입장에서도, 또한 한의제도 및 정책적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겠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술동아리인 추나연구회(CMMSG, Chuna Manual Medicine Study Group)와 미국 미시간주립대학 오스테오패시대학(MSU COM)의 학생들의 학술동아리인 SAAO(Student American Academy of Osteopathy) 간의 학생교류회가 2023년도부터 줌을 통한 교류연구회를 지속해 오고 있으며, 올해에도 2개월에 한 번씩 미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한의학의 글로벌화를 위해서 중요하며, 특히 젊은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한의학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하겠다. 척추신경추나의학회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였고, 타 학교로도 추나동아리 및 연구모임이 활성화된다면 학생교육과 향후의 졸업 후 교육과도 연계되면서 전반적인 한의학의 임상역량강화에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마무리하며
마지막으로 척주신경추나의학회에 제언을 하나 드리고자 한다. 이번 총회 발표에서 대부분의 회원학회들이 학회지를 출판하고 있었는데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서로 논문투고를 교류한다면 학회지의 글로벌화(SCI화)에 도움이 되겠다”였다. 척추신경추나의학회지가 중‧장기적으로 국제저널화로 진행할 수 있다면 학회의 위상과 한의학 수기요법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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