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는 22일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고령화 사회를 맞아 고령인구의 질병퇴치와 건강증진을 위한 한의학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김도훈 연구원(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를 초청, ‘일본 보건의료제도-한방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김도훈 연구원은 이날 세미나를 통해 △일본 캄포의학제도 △보건의료 현황 △장기요양보험 등 일본의 의료제도와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응책을 상세히 전했다.
김도훈 연구원은 일본 국회 내 ‘한방을 추진하는 의원연맹’의 활동을 소개하며, 일본 정부가 한방의료 관련 법률 및 정책 논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의원연맹은 다케미 후생노동성 장관이 직접 참여하는 총회를 매년 개최하고, 한방약의 안정적 공급과 가격 문제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또한 일본은 2025년과 2040년을 기점으로 75세 이상 고령 인구가 대폭 증가함에 따라, 장기요양 시스템인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데, 이는 병원 중심의 돌봄에서 재택 돌봄으로의 전환을 촉진하며, 의료 DX(디지털 전환)를 통한 효율성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의 캄포의학제도는 고령화 사회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데, 특히 일본의 장기요양보험 제도와 캄포의학의 접목을 주목할 수 있다. 장기요양보험 제도는 일본의 사회보장제도 내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으며, 고령자가 재택 돌봄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도쿄 의과대학병원의 한방의학센터를 소개하며, 한방과 양방을 결합한 통합의료의 형태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근 캄포의학 전문의들이 통합적인 의료 서비스를 통해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자들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고 있다.
또한 일본에서는 현재 일상진료에서 한약을 처방하는 의사 비율이 85%를 넘고 있으며, 과거 처방했던 경험이 있는 의사를 포함하면 90%를 초과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통계는 캄포의학이 일본 일차의료 체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의학과 관련한 학회도 일본동양의학회, 화한의약학회, 동아시아의학학회, 일본임상한방학회 등이 존재하며, 장기요양시설, 임종돌봄과 같은 부분에서 한의와 긴밀한 관계가 형성돼 있다. 한방을 통한 노인의 질 개선이 중요하다는 의견 또한 다수 존재한다.
김도훈 연구원은 “개인적으로 일차의료 연구를 진행 중인데, 한국의 한의사분들께서 지역사회 통합 돌봄 관련 재택의료나 주치의 제도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일본의 캄포의학 전문의들은 한약 위주로만 치료에 임하기 때문에 한국의 한의학 제도를 배워야한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일본의료복지생활협동조합연합회나 의료생협 등 두 나라가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발전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후 최성열 학술/의무이사의 “한국에서는 어떤 것을 먼저 준비하면 좋을지” 질문에 김도훈 연구원은 “지역사회와 연계해 지역구 활동이 활성화 되면 좋겠다”며 “지역사회에서 주도권을 가진 단체들과의 협력 관계가 중요하고, 지역구 한의사회와 연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성찬 회장은 “우리나라 의료제도는 일본의 제도를 참조하고 있는 부분들이 많이 있어 이런 내용들을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일본에서는 의료 전반에 한약이 많이 사용되고 있음에도 한의사라는 직역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사실은 한의학이 일차의료 영역에 많은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세미나를 기획한 정유옹 수석부회장은 “김도훈 연구원께서는 일전에 국민건강보험공단 성북지사장을 역임하면서 한의약 발전을 위해 많은 관심을 가지셨던 분”이라면서 “오늘의 세미나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제도 하에서 한의약이 어떻게 고령인구의 의료 수요를 만족시킬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귀중한 자리가 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