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나 교수 “평소 우울증 등 있다면 더욱 취약해 각별히 주의해야”
우리가 항상 당연하다고 여기고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흔들릴 때 우리는 위험하다고 느끼게 되며, 그 상황에 봉착하게 되면 필요이상의 불안감을 느끼면서 극심한 공포·무력감·고통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고통스러운 사건을 회상하거나 꿈을 통해 재경험하기도 하고, 사건과 관련된 상황 혹은 주제를 회피하며 감정이 메마르는 등의 증상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실제 생활에서도 불면, 예민함,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을 겪게 된다.
이와 관련 김윤나 교수(경희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사진)는 “이번 이태원 참사는 우리가 평소 쉽게 노출되기 쉬운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라 여느 사고보다 충격이 더욱 크다”며 “대다수의 사람들이 행사나 지하철 등에서 군중에 의해 밀렸던 경험이 있다 보니 나도 그런 위험에 빠질 수 있겠다는 불안을 느낄 수 있으며, 세월호 사고 이후 시대의 가치관을 흔드는 집단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과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현장에 없었던 사람들조차 매체에서 쏟아내는 현장사진, 동영상을 보며 동등한 충격을 받고 있다. 우리의 뇌에는 ‘거울 뉴런’(mirror neuron)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모습을 보면 나의 뇌에서도 그 모습과 관련된 신경이 작동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뇌에서는 마치 내가 그 상황에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을 하기 쉽기 때문에 시청각 매체의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직접 경험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거울 뉴런 작용으로 인해 무력감, 공포, 고통, 불면, 예민함 등의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회복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찰이 동반돼야 한다”며 “평소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공황장애 등을 겪고 있는 환자들은 더욱 취약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증상 완화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지켜야할 생활수칙들이 있는데, 먼저 특정 시간대가 되면 매체 사용을 줄이고 자신의 생활로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일반적으로 저녁이 되면 잡념이 많아지고 감정이 더 취약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저녁 7시 이후부터는 자극적인 매체 정보로부터 멀어지는 것이 중요하며,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어렵다면 텍스트 정보로만 접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
김 교수는 “증상이 나타날 경우 호흡법을 통해 심신을 안정시키고 규칙적인 식사와 수면시간을 통해 전반적인 신체 컨디션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며, 불안을 줄이는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내관, 신문, 찬죽혈 등의 지압이 도움이 된다”며 “이러한 생활 속 관리 이외에도 전문 의료진과의 진단과 상담을 통해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에 효과적으로 알려져 있고 최근 한의 신의료기술로 등재된 감정자유기법(EFT) 등을 적극 활용해보기를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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