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추정 배제기준 대폭 인하…이르면 이달부터 시행 방침
국세청, ‘상속세 및 증여세 사무처리 규정 일부 개정안’ 행정예고
[한의신문] 앞으로 부모가 주택이나 주택자금 등을 자녀에게 증여를 해도 자금 출처 조사 등 세무조사를 받지 않는 금액이 4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된다.
지난달 13일 국세청이 행정예고한 ‘상속세 및 증여세 사무처리 규정 일부 개정안’에 따르면 재산 취득 자금 등의 증여추정 배제기준을 대폭 인하했다. 현행법상 재산 취득일 전 또는 채무상환일 전 10년 이내에 주택과 기타 재산의 취득가액 및 채무상환금액이 일정 기준 이하라면 증여추정 배제기준을 적용해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증여추정은 소득과 직업을 감안할 때 주택 취득자금을 다른 사람이 주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국세청이 과세를 검토하는 행정 절차다. 국세청은 연령과 세대주 여부에 따라 소득과 직업이 명확하지 않아도 일정 금액 이하라면 자금출처 조사를 면제해 왔는데 이번에 그 금액 기준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현재는 세대주이면서 30세 이상인 경우 주택은 2억원 이하, 기타 재산은 5000만원 이하이며 합계 총 2억5000만원 이하여만 증여로 보지 않는다. 40세 이상 세대주는 주택은 4억원 이하, 기타 재산은 1억원 이하이며 총액 한도는 5억원이다.
세대주가 아닌 30세 이상은 주택은 1억원 이하, 기타 재산은 5000만원 이하이며 총액 한도는 1억5000만원이다. 세대주가 아니면서 40세 이상인 자는 주택의 경우 2억원 이하, 기타 재산은 1억원 이하, 총액 한도는 1억원이다.
30세 미만인 자는 주택과 기타재산 각각 5000만원 이하가 기준이며 총액한도는 1억원이다.
채무상환의 경우 연령이나 세대주 상관없이 모두 5000만원 이하가 기준이다.
개정안은 이 중 주택 기준과 총액한도 기준을 강화해 30세 이상의 세대주의 경우 주택은 1억5000만원 이하이며 총액한도는 2억원, 40세 이상 세대주는 3억원 이하이며 총액한도는 4억원으로 낮추었다. 세대주가 아닌 30세 이상인 자는 주택의 경우 7000만원 이하, 총액한도는 1억2000만원이며 40세 이상이면 주택은 1억5000만원 이하, 총액한도는 2억5000만원으로 강화되었다.
이에 따라 직장이 없는 40대 가장이 3억5000만원짜리 주택을 살 때 지금은 자금증빙 서류를 당국에 제출하지 않아도 되지만 4월부터는 자금출처 조사대상이 될 수 있다.
국세청은 새로 자금 출처 조사 대상에 편입되는 인원은 아직 추산하지는 않았다. 다만 수도권 주요 지역의 주택을 사는 사람은 대부분 조사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2월 전국 중위 주택매매가격은 3억7000만원 정도로 40세 이상 가구주에 대한 자금출처 조사기준이 4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아지는 점을 감안하면 전국 주택 거래의 절반 정도가 당국의 조사대상이 될 수 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조사대상 주택수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세무조사 기준 변경은 국세청장이 훈령으로 정하는 만큼 국회의 동의를 거칠 필요가 없다. 국세청은 이번 개정에 대한 찬반 의견을 접수한 뒤 이달부터 바로 시행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투기과열지구에서 주택을 살 때 자금조달 계획서를 제출토록 하는 것처럼 자금출처 조사를 강화하면 편법증여를 줄이는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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