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원장님, 수기로 작성된 수납대장을 제출해 주세요”
한의사 A씨는 보건복지부 보험평가과로부터 현지조사를 받게 되었는데, 평소 전산 프로그램을 통하여 모든 진료기록과 의료급여기록을 관리하는 한편 수기로 된 장부도 동시에 작성하여 왔기 때문에 위 전산프로그램상의 문서파일만 제출하면 되는 것인지, 아니면 수기로 된 장부도 동시에 제출하여야 하는지 망설이게 된다.
물론, 한의사 A씨로서는 전산상의 자료와 수기상의 자료가 일부 불일치하는 경우가 있었음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모든 자료를 제출해도 좋은지 순간적으로 고민에 빠진다.
이 경우 한의사 A씨는 전산자료 또는 수기장부 중 어느 하나를 제출하면 될까, 아니면 둘 다 제출해야 할까?
◇“보건복지부의 현지조사시 제출명령의 대상에는 전산자료도 포함”
[한의신문]국민건강보험법 제97조 제2항은 “보건복지부장관은 요양기관(제49조에 따라 요양을 실시한 기관을 포함한다)에 대하여 요양·약제의 지급 등 보험급여에 관한 보고 또는 서류 제출을 명하거나, 소속 공무원이 관계인에게 질문하게 하거나 관계 서류를 검사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어, 보건복지부에서 의료급여 기관(병원, 한의원)에게 요양급여의 관계서류를 제출하도록 명령을 할 수 있다.
그런데, 대법원은 국민건강보험법상의 제출명령의 대상에는 전산기록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으므로(대법원 2013. 7. 25.선고 2012두28438판결), 보건복지부의 제출명령에 대하여 한의사 A씨는 수기장부 뿐만 아니라 전산자료까지도 모두 제출하여야 한다. 즉, 전산자료와 수기장부 등으로 2원화하여 자료를 관리하여 왔다면, 두 가지 모두가 제출명령의 대상이고 제출의무가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의 제출명령의 대상은 해당 자료의 존재를 전제로 한 것…따라서 수기장부가 없다면 이에 응할 의무는 없어”
논리적으로 제출명령이라 함은 존재하는 문서를 제출하라는 것이므로, 존재하지 않는 문서라면 당연히 제출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실무상으로는 보건복지부에서는 전산자료와 별도의 수기장부가 있는 것을 전제로 하여 수기장부(출납대장 등)의 제출을 명하고, 이에 해당 병원에서는 장부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 다투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이에 대하여 서울고등법원은 “수납대장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는 이상 이를 제출하지 못한 것을 가지고 서류제출명령을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다”(서울고등법원 2013. 6. 13. 2012누11975판결)고 판단한 바 있으므로, 위 수기장부(수납대장 등)을 별도로 보관하고 있지 않다면 당연히 이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나아가, 대법원은 “수납대장의 일부가 허위라고 하더라도 원고가 당시 보관 중이던 허위내용이 기재된 관계서류를 그대로 제출한 경우, 제출명령 위반 또는 허위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대법원 2007. 11. 30.선고 2007두1330판결).
◇“보건복지부의 제출명령에 불응한 경우 1년의 범위에서 요양기관 업무정지처분에 처해질 수 있어… 이 경우 구제방법은?”
이처럼 보건복지부의 제출명령에 위반하여 불응할 경우, 보건복지부는 1년의 범위에서 기간을 정하여 요양기관의 업무정지를 명할 수 있다.
한편, 대법원은 “요양기관이 보건복지부장관의 보험급여에 관란 서류 제출명령을 위반한 경우에는 1년 동안 요양기관의 업무정지를 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위 각 업무정지기간은 확정적인 것이 아니라 최고한도를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대법원 2008. 6. 28.선고 2005두9910판결 등)는 입장이다.
따라서, 요양기관에서 제출명령 위반을 이유로 요양기관 업무정지를 당하는 경우, ① 제출명령 위반이 아니라는 사유(즉, 해당 서류를 보관하고 있지 않은 경우 등), ② 업무정지기간이 지나치게 과하다는 사유 등을 이유로 위 업무정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다툴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요양기관 업무정지처분의 취소를 다투는 행정소송의 심리 도중에 업무정지기간이 시작될 경우 보험급여를 청구할 수 없으므로, 실무상으로는 먼저 업무정지처분에 대한 집행정지신청을 통해 본안소송의 판결 선고시까지 집행을 유예시킨 후 본안소송을 통해서 다투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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