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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한의약 건강증진사업 사례 8한의사 포함한 진료팀 구성해 직접 찾아가 한의치료 주민참여 공모사업으로 참여도 높여 충청남도 서천군 보건소 ‘생생(生生) 한방 건강마을’ 2017년 기준 서천군은 전체인구 5만5175명 중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1만7931명(32.4%)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지역사회 건강조사에 따르면 중풍과 관련한 기저질환인 질환별 평생의사진단경험률을 충남과 비교해 봤을 때 고혈압은 충남이 27.5%, 서천이 37.4%, 당뇨는 충남이 11.1%, 서천이 13.6%, 이상지지혈증은 충남이 20.8%, 서천이 26.1%, 관절염은 충남이 25.7%, 서천이 32.3%로 충남 대비 높은 편이다. 2016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고혈압성질환 연령표준화 사망률로 보면 충남이 5.6%인 반면 서천은 9.6%로 큰 격차를 보였다. 이에 충청남도 서천군 보건소는 만성질환관리·건강행태요인 개선을 위해 한의약을 접목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및 의료지원 서비스를 제공해 건강증진 및 자가건강관리 능력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한의약 건강증진사업을 실시했다. 먼저 ‘생생 한방건강마을’ 프로그램은 노인비율이 높은 의료취약마을 주민 중 중풍관리군(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 및 위험군)을 대상으로 공중보건한의사가 1:1 맞춤형 한의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한의약적 중풍예방 및 관리, 사상체질 등 교육 프로그램과 한방기공체조 운동(요가, 태극권), 영양교육, 정신건강교육, 심폐소생술 교육, 세라밴드 운동 등을 제공했다. 주민 참여공모로 13개 마을을 최종 선정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한의사와 함께하는 가정방문’ 프로그램은 중풍 및 관절통으로 고통받는 취약계층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방문 진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통경감 및 의료비 부담을 줄여주고자 한방진료실이 있는 5개 보건지소에서 실시했다. 한의사와 통합보건담당자가 진료팀을 구성해 노인, 장애인, 중풍·골관절질환 및 만성퇴행성질환자를 직접 찾아가 한의진료는 물론 상담과 교육, 기초검사, 일상생활동작 및 재활을 위한 운동지도 등을 제공했다. 그 결과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생생 한방건강마을’ 프로그램 운영 후 사전 대상자들의 중풍예방 인지 개선율이 65.8%에서 74.4%로 8.6%p 상승했다. ‘한의사와 함께하는 가정방문’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골관절질환 예방 및 관리법 인지율이 사전 36%에서 사후 82%로 골관절질환 예방 및 관리법 실천율은 사전 14%에 사후 70%로 크게 높아졌다. 만족도는 모두 100%였다. ‘생생 한방건강마을’은 ‘매우만족’이 83%였고 ‘한의사와 함께하는 가정방문’은 ‘매우만족’이 58%로 나타났다. 서천군 보건소는 한의사의 적극적인 개입과 공모를 통한 사업 참여로 지역주민의 참여도를 향상시킨 점을 주요한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서천군 보건소는 2019년 한의약건강증진사업 성과대회에서 우수사례부문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
임상증례 발표 문화를 어떻게 확산시킬 것인가?여러 가지로 정신없고 바빴던 일상을 벗어난다는 기대감과 새로운 일들을 본다는 설레임으로 동경을 향했다. 숙소에 짐을 풀고, 학술대회가 열리는 곳과 가까운 시내를 잠깐 걸으면서 비슷하지만 많이 다른 일본과 한국의 문화만큼이나 한의학의 접근과 응용도 다를까하는 궁금증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김포공항 출국수속을 하면서부터 하나 둘 인사를 나눴던 분들을 비롯해 JSOM(일본동양의학회)에 참석한 교수님들과 증례발표를 준비하는 동료 한의사들과 첫날 저녁모임을 가졌다. JSOM을 통해 다양한 증례발표의 방식 그리고 운영되는 모습들을 자유롭게 보면서 국내에서도 증례발표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각자 관심 있는 분야의 임상증례들을 발표하는데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송미덕 학술부회장께서 밝혔다. 이번 학회를 계기로 한국 한의계에 임상증례발표 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또한 구체적으로 증례발표를 하는 방식에 대한 김현호 동신대 한방병원장의 브리핑은 쉽게 접근하지만 확실한 근거가 있는 실제적인 증례보고 방식에 대한 어려움을 한결 가볍게 극복하도록 도와줬다. 참석하신 로컬의 한의사들은 임상현장에서 증례들과 관심사항 등을 경험하고 공유하며, 이를 구체적으로 발표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도움을 얻기를 원했다. 증례 발표, 거대한 변화의 물꼬 함께 참석한 교수님은 임상경험을 통해 증례보고 발표 시 주의해야 할 점, 미리 기록해야할 부분, 참고사항 등을 말씀해 주었고, 각자의 분야에서 필요한 조언들을 해줄 수 있다는 의견들을 주셨다. 작은 시작이지만, 이 발걸음이 잘 정착된다면 한의계에 거대한 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를 갖게 하는 시간이었다. 둘째 날 부터는 각자가 한의학의 입문에 대해 소개하는 포스트 형식으로 발표된 3층과 4층 발표장을 돌아봤고, 특히 제제를 만드는 회사들과 한방관련 제품을 전시해 관심을 끌고 있는 부스들은 우리의 보수교육장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특히 가장 인기 있는 세션은 한방입문에 대해 소개하는 제4회장이었고, 빈자리가 없는 것은 물론 복도까지 빼곡하게 서서 열심히 청취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우리의 보수교육장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라 부끄럽기도 하고 왜 이런 차이가 있을까를 고민하게 됐다. 보수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주무이사로서 우리의 보수교육장 풍경도 이와 같이 되기를 소망했다. 한방입문강좌는 각 세션마다 진찰, 조제 및 복약지도, 천식과 성장에 대한 소개로 시작해 순환기, 두통, 피부과, 생약의 효능, 산부인과, 정신과, 내분비질환, 이비인후과, 소아과, 인지장애, 갱년기증상 등 각과의 한방치료에 대한 소개를 주로 사진팔강을 이용한 진단과 변증에 따른 처방 및 임상례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소개했다. 보고 듣고 배운 만큼 숙제도 생겨 우리와 다른 흥미로운 부분들은 한방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의사들이기 때문에 각종 검사를 자유롭게 해 전후 치료 효과를 보여주는 내용과 가지고 있는 제제약 만을 사용해 처방하기 때문에 그 한도 안에서 여러 처방을 혼용하고, 치료기간은 수년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치료하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포스터 발표장은 눈길을 끄는 도표, 사진, 그래픽 자료들을 이용한 모습과 후향적 연구에 대한 발표 및 임상 1례를 발표한 포스트 발표도 있었다. 이들의 자유로운 발표문화는 향후 우리 한의계도 조금 더 적극적인 임상증례발표가 충분히 가능하리라 기대케 했다. 둘째 날 저녁의 임상증례발표 준비를 하는 임상한의사들과 교수님들의 멘토링을 위한 저녁모임이 있었다. 맛있는 음식이 식을 정도로 열띤 이야기들이 오갔다. 기존에 거의 없었던 시도를 하다 보니 어떻게 누구에게 도움을 청해야 하는지, 어떤 도움을 어떤 방식으로 줘야 하는지에 대한 어려움과 서로가 생각하는 발표 내용의 기준차이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협회 학술이사로서 이 부분을 잘 조율해 가며 멘토링을 적절하게 하는 것이 필요한 일로 여겨지고, 초반의 시행착오들과 익숙지 않은 임상증례발표 문화의 확산이 꾸준히 이뤄져야 할 것으로 생각됐다. 마지막 날의 한일교류 심포지엄이 상한론에 관한 내용으로 열리며 모든 일정이 끝났다. 개인적으로 영어의 중요성을 한 번 더 느끼게 되는 자리였다. 2박3일간의 모든 일정이 무사히 마무리됐다. 많은 부분들을 보고 듣고 보고 배웠으며, 또한 숙제들도 생겨났다. 포스트 JSOM 모임 JSOM을 다녀온 후 1주가 지난 시간 대한한의영상학회 강의실에서 모임을 가졌다. 동신대한방병원 김현호 원장의 일본한의학에 대한 간략한 특징 소개와 송미덕 부회장의 난임관련 포스트발표와 관련한 소감, 우석대 장인수 교수의 혈압강하를 위한 한약제제 사용에 따른 내용 소개가 이어졌고, 세명대 신선미 교수의 방광염, 체중조절, 당뇨환자 등을 대상으로 한 임상증례의 포스트발표에 대한 소감이 있었다. 또한 임상가의 백정의 원장께서 구내치료를 위한 도구에 대한 흥미로운 소개가 있었고, 동신대 연구원인 이원준 선생의 암묵지와 형식지에 대한 내용을 통해 한의학의 정량화·객관화·수치화 등에 대한 고민이 소개됐다. 각자 흥미로운 발표를 통해 임상증례 발표에 있어 참고할 점, 접근시의 고려사항 등을 배울 수 있었고, 가장 중요한 임상증례 발표를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과감하게 시작해 볼 수 있음을 느끼게 해 준 시간이었다. 향후 해결해야 할 여러 어려움들이 있을 것이다. 증례발표자들과 조언을 해 줄 교수들과의 멘토링을 어떻게 해야 할지, 증례발표자들의 발굴과 적극적인 참여의 필요성을 알려서 증례발표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들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이제 그동안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통해 한의계의 전진을 위한 걸음이 필요하다 생각된다. 서로 돕고, 설득하고, 한발 먼저 내딛어 보고, 다시 방향을 잡아 나가는 실천이 필요한 시점에 서 있다. -
“독립운동가들의 정신, 전세대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편집자 주] 자생의료재단 신준식 명예이사장은 지난 2월 독립유공자유족회에 사재 1억원을 기탁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이에 자생한방병원은 내달 19일부터 23일까지 개최되는 ‘제15회 국제 동아시아 과학사 회의’에 공동개최기관으로 참여하는 한편 독립운동에 참여한 한의사를 발굴·조명하는 세션을 운영한다. 본란에서는 신준식 명예이사장으로부터 독립유공자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는 이유 등을 들어본다. Q. 독립유공자유족회에 1억원을 기탁한 이유는? “독립을 위해 힘쓴 분들은 대부분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걸었다. 이들의 값진 희생으로 독립을 얻을 수 있었지만, 독립 이후 독립유공자나 유족 중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많았고, 가장 가슴이 아픈 것은 몸이 아픈데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이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자 지난 2월부터 자생의료재단 기금 3억원을 투입해 독립유공자와 후손들의 건강을 지켜주고 있으며, 연말까지 100명의 독립유공자 및 후손을 치료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는 지금의 우리나라를 있게 한 이들을 존경하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재단 기금이 아닌 사비 1억원도 이들을 위해 기부했다. ‘신준식 장학금’이라는 이름으로 앞으로 독립유공자 후손의 학업과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족들을 위해 쓰인다. 작은 걸음이지만, 늘 그래왔던 것처럼 이들을 돕기 위해 조금씩 나아갈 것이다.” Q. 선친과 작은 할아버지도 독립운동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선친인 청파 신현표 선생은 9세 때 만주로 건너가 소학교와 중학교를 다니면서 일제의 만행에 의해 자행됐던 통한의 침략 역사를 보며 성장했다. 민족의 고통을 더 이상 지켜볼 수만 없다고 생각한 선친은 23세에 중국 봉천성 장백현에서 독립운동을 시작했으며, 25세에는 대진단(만주에서 조직된 항일 무력 독립운동단체)에 들어가 중국 용정시에서 독립운동을 펼쳤다. 이후 일제가 간도에서 활동하던 독립운동가들을 검거한 ‘제3차 간공사건’으로 선친은 서대문형무소에서 10개월간 옥고를 치렀으며, 출소 후에는 만주에서 의사시험에 합격해 광생의원을 개원하기도 했지만, 개원 후에도 비밀리에 독립운동가를 치료하는 등 독립운동을 지속했다. 또한 1940년 본격적인 독립운동을 위해 의원을 폐업하고 작은 할아버지이자 대진단 단장인 삼촌 신흘(신홍균) 선생을 따라 독립운동의 산실인 동승촌(만주 목단강 시 외동구)에서 군수품을 전달하는 독립운동을 펼쳤다. 그곳에서 선친은 양식과 솜, 옷 등 군수품을 항일연합군부대에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 당시 일제가 항일연합군 군수물자 보급을 차단한 상황에서 독립운동에 큰 도움을 줬다. 이와 함께 한의사였던 작은할아버지인 신흘 선생은 군의관으로서 독립군 활동을 하면서 독립군 3대 대첩으로 꼽히는 ‘대전자령 전투’에 참여하기도 했다. 또한 독립투사를 육성하는 데에도 많은 큰 공헌을 했으며, 1940년 전후로 일제의 강제 봉쇄정책으로 인해 목단강 주변의 군수물자 보급이 차단되자 동구 지역 조선 농민들을 통해 양식, 솜옷, 신발 및 기타 보급 물자가 항일연합 군부대에 전달하는 역할을 통해 향후 독립투사가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Q. 매년 자생의료재단에서 현충원 묘역 정비 활동도 진행하는데?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나라가 어려울 때 목숨을 바쳐 지킨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도 독립운동 정신이 전세대에 이어지길 바라며 활동하고 있고, 이를 병원과 재단 직원들과도 나누고 싶었다. 매년 현충원을 찾아 참배를 하고 묘역을 정화하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이러한 활동 하나만으로도 마음가짐이 달라진다고 믿고 있다.” Q. 국제 동아시아 과학사 회의에서 세션을 운영하는데? “자생한방병원이 마련한 세션에서는 △독립운동사에서 한의사의 활약상 △한의학의 현대화와 제도 △추나요법의 역사 및 급여화 과정을 통해 본 한의학회 세계화 활동으로 구성돼 있다. 우선 올해는 3·1운동,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이지만 여전히 잊혀진 독립운동가들이 많다. 국민대학교 이계형 특임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아직까지도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독립운동사 속 한의사들의 활약상에 대해 상세히 이야기할 예정이다. 또한 자생한방병원이 지난 30여년간 쌓아온 한의학의 표준화·과학화·세계화의 성과도 발표될 예정으로, 특히 지난 4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는 추나요법에 대한 탄생부터 건강보험 급여화의 과정을 참석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할 예정이다.” Q. 한의치료의 체계적인 발전 방안은? “무엇보다 후학 양성이 중요하다. 즉 한의약의 표준화·과학화·세계화에 앞장설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내야 하며, 이렇게 성장한 인재들은 한의치료가 세계로 나아가는데 선봉장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에는 추나요법을 전문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인재 양성·발굴을 위해 장학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에 추나요법 발전을 위한 기금 1억5000만원을 출연해 전달했으며, 경희대 한의과대학에도 예비 한의대생에게 졸업까지 필요한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현재 한의계는 추나요법 건강보험 적용과 함께 추나요법의 질을 관리하는데 관심을 쏟고 있는데, 추나요법이 지금처럼 사랑받고 오래도록 이어지기 위해선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또한 각 학회를 중심으로 치료법을 보다 전문적으로 교육하고 학습할 수 있어야 하는데, 추나요법의 경우에는 척추신경추나의학회를 통해 보다 전문적인 교육을 실시한다. 이러한 노력으로 추나요법은 표준화에 성공했고, 안전하고 사랑받는 치료법으로 거듭났다. 학부와 수련 단계의 학습이 아닌 평생 배우고 연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기타 하고 싶은 말은? “2008년 WHO가 주관한 세계전통의학총회에서 추나요법을 처음으로 해외에 소개한 이후 한의치료법을 알리기 위해 세계를 누비고 있다. 그 결과 추나요법 등 한방 비수술 치료법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음을 실감한다. 실제 2011년에는 미국 미시간주립대의 초청을 받아 오스테오페틱 의사(DO)를 대상으로 한의학 강의를 실시하고 있으며, 2015년에는 한방치료법이 미시간주립대의 보수교육 과목으로 지정되는 한편 지난해에는 추나요법과 동작침법 등 한방 비수술 치료법이 DO를 대표하는 미국 오스테오페틱의학협회(AOA)의 정식 보수교육 과목으로 인정받아 미국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올해에는 ‘2019 자생국제학술대회’를 미국 워싱턴주의사협회(WSMA)와 공동으로 미국의사협회(AMA) 인증 보수교육 프로그램으로 운영, 국내 한의사가 미국의 의사(MD)와 DO 등 모든 의사에게 한방 치료법을 정식으로 교육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으며, 이로써 자생한방병원은 MD와 DO를 대표하는 AMA와 AOA의 소속 의사들에게 보수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됐다. 아직도 미국에서 한의학이라고 하면 중의학으로 오해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성과는 한의학의 저변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밖에도 해외 의대에서 예비 의사들이 한의학 교육을 받기 위해 한국을 찾는 사례도 늘어나, 최근에는 두바이 모하메드 빈 라시드 의과대학의 의대생들이 방문키도 했다. 그동안 한의학을 알리기 위해 해외로 나갔던 시기가 있었다면, 이제는 한의학을 배우기 위해 외국에서 우리나라로 발길을 옮기는 사례들이 나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의료 한류라고 생각한다.” -
단식 요법,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 있을까?[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KMCRIC 제목 격일 단식 요법(간헐적 단식)은 체중 감량과 유지, 심혈관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을까? ◇서지사항 Trepanowski JF, Kroeger CM, Barnosky A, Klempel MC, Bhutani S, Hoddy KK, Gabel K, Freels S, Rigdon J, Rood J, Ravussin E, Varady KA. Effect of Alternate-Day Fasting on Weight Loss, Weight Maintenance, and Cardioprotection Among Metabolically Healthy Obese Adults: A Randomized Clinical Trial. JAMA Intern Med. 2017 Jul 1;177(7):930-8. doi: 10.1001/jamainternmed.2017.0936. ◇연구설계 눈가림배정 비교임상연구 ◇연구목적 최근 유행하고 있는 격일 단식 요법(간헐적 단식)이 전통적인 다이어트 방법에 비해 효과가 더 있는지를 밝히기 위함. ◇질환 및 연구대상 18~65세, BMI 25.0~39.9 사이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함. ◇시험군중재 · 격일 단식군(n=21): 6개월간 격일 단식을 하였음(단식일에는 에너지 필요량의 25% 식사, 다음날은 에너지 필요량의 125% 식사), 그 후 6개월 동안 체중 유지 기간을 가졌음. ◇대조군중재 · 열량 제한 식이군(n=25): 6개월간 열량 제한 식이를 하였음(에너지 필요량의 75% 식사), 그 후 6개월 동안 체중 유지 기간을 가졌음. · 비중재군 (n=23) ◇평가지표 체중, 체성분, 혈압, 혈중지질 및 혈당 관련 혈액 검사 ◇주요결과 (1) 격일 단식군과 열량 제한 식이군 간 체중 감량 수치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음. (2) 격일 단식군은 단식기에는 정해진 양보다 더 많이 먹고, 과식기에는 정해진 양보다 적게 먹었음. 반면 열량 제한 식이군은 보다 충실하게 식이 요법을 수행하였음. (3) 혈압, 맥박수, 중성지방, 공복 혈당, 공복 인슐린, 인슐린 저항성, C-reactive protein 및 homocystein 항목에서 두 군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음. ◇저자결론 격일 단식 요법은 식사 충실도, 체중 감소, 체중 유지 혹은 심혈관 보호에 있어 열량 제한 식이 요법보다 우수한 효과를 나타내지 않았다. ◇KMCRIC 비평 본 RCT 연구에서는 격일 단식을 통한 간헐적 단식 요법을 저열량 식이 요법과 비교했을 때 결론적으로 식사지침 수행도가 높지 않았고, 이로 인해 간헐적 단식 요법의 체중 감량, 체중 유지 및 심혈관계 질환 개선 효과가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자들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간헐적 단식의 효과를 6개월간의 RCT 연구를 통해 과학적으로 규명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간헐적 단식 요법 RCT 연구 중 가장 장기간의 임상연구이다. 격일 단식 요법은 매일 열량 제한을 해야 하는 전통적인 식이 요법보다 방법이 쉽다고 생각되어 왔지만 본 연구에서는 격일 단식 요법군이 열량 제한 식이군에 비해 다이어트 충실도가 오히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3개월간 간헐적 단식을 했었던 기존 연구에서는 3~7%의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으나 [1-7] 본 연구에서는 유의한 체중 감량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다. 간헐적 단식 요법을 지속하기 어려운 이유로 환자의 인식, 환경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식욕 조절 호르몬 변화와 같은 생리적인 요소들과 관련이 있는지를 추후 연구에서 고찰할 필요가 있다. 또한, 격일 단식 요법을 통한 간헐적 단식 요법은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데에서도 유의한 효과를 나타내지 못했는데, 본 연구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하여 콜레스테롤, 혈압 등이 대부분 정상 범위 내에 있었기 때문에 유의한 효과가 발견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연구 기간이 6개월로 길지 않다는 점, 비중재군의 경우 음식이나 식이 상담 등의 관리가 거의 안 되었다는 점, 탈락 개체 수가 예상보다 많아 결과 산출에 영향을 줄 수 있었다는 점, 대사적으로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하였으므로 심혈관계 지표 관련 효과를 저해하였을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비만 환자의 식이 요법 교육에 간헐적 단식 요법의 경우 환자의 식사 패턴에 따라 단기간 사용은 고려할 수 있지만, 장기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므로 기존 열량 제한 식이 요법을 대체하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간헐적 단식 요법의 우수성으로 열량 제한 식이 요법보다 식사지침 수행도(dietary adherence)가 높을 것이라는 점만 부각하였는데, 간헐적 단식 요법의 효과를 보다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서는 간헐적 단식으로 인한 호르몬, 대사 변화에 대해 생리학적, 생화학적 작용 기전 연구도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참고문헌 [1] Bhutani S, Klempel MC, Kroeger CM, Trepanowski JF, Varady KA. Alternate day fasting and endurance exercise combine to reduce body weight and favorably alter plasma lipids in obese humans. Obesity (Silver Spring). 2013 Jul;21(7):1370-9. doi: 10.1002/oby.20353. https://www.ncbi.nlm.nih.gov/pubmed/?term=23408502 [2] Hoddy KK, Kroeger CM, Trepanowski JF, Barnosky A, Bhutani S, Varady KA. Meal timing during alternate day fasting: impact on body weight and cardiovascular disease risk in obese adults. Obesity (Silver Spring). 2014 Dec;22(12):2524-31. doi: 10.1002/oby.20909. https://www.ncbi.nlm.nih.gov/pubmed/?term=25251676 [3] Johnson JB, Summer W, Cutler RG, Martin B, Hyun DH, Dixit VD, Pearson M, Nassar M, Telljohann R, Maudsley S, Carlson O, John S, Laub DR, Mattson MP. Alternate day calorie restriction improves clinical findings and reduces markers of oxidative stress and inflammation in overweight adults with moderate asthma. Free Radic Biol Med. 2007 Mar 1;42(5):665-74. https://www.ncbi.nlm.nih.gov/pubmed/?term=17291990 [4] Klempel MC, Kroeger CM, Varady KA. Alternate day fasting (ADF) with a high-fat diet produces similar weight loss and cardio-protection as ADF with a low-fat diet. Metabolism. 2013 Jan;62(1):137-43. doi: 10.1016/j.metabol.2012.07.002. https://www.ncbi.nlm.nih.gov/pubmed/?term=22889512 [5] Varady KA, Bhutani S, Church EC, Klempel MC. Short-term modified alternate-day fasting: a novel dietary strategy for weight loss and cardioprotection in obese adults. Am J Clin Nutr. 2009 Nov;90(5):1138-43. doi: 10.3945/ajcn.2009.28380. https://www.ncbi.nlm.nih.gov/pubmed/?term=19793855 [6] Catenacci VA, Pan Z, Ostendorf D, Brannon S, Gozansky WS, Mattson MP, Martin B, MacLean PS, Melanson EL, Troy Donahoo W. A randomized pilot study comparing zero-calorie alternate-day fasting to daily caloric restriction in adults with obesity. Obesity (Silver Spring). 2016 Sep;24(9):1874-83. doi: 10.1002/oby.21581. https://www.ncbi.nlm.nih.gov/pubmed/?term=27569118 [7] Alhamdan BA, Garcia-Alvarez A, Alzahrnai AH, Karanxha J, Stretchberry DR, Contrera KJ, Utria AF, Cheskin LJ. Alternate-day versus daily energy restriction diets: which is more effective for weight los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bes Sci Pract. 2016 Sep;2(3):293-302. https://www.ncbi.nlm.nih.gov/pubmed/?term=27708846 ◇KMCRIC 링크 http://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RCT&access=R201707020 -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한의진료실, “지부의 홍보·학회의 전문성·예비한의사의 열정이 어우러진 곳”[한의신문=윤영혜 기자]본란에서는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선수촌 메디컬클리닉 한의과진료실에서 개막식 전 주였던 7월 5일부터 폐막식이 끝난 다음날인 7월 29일까지 상주하며 진료를 담당한 대한스포츠한의학회 소속 박윤형 기획위원으로부터 그간의 여정과 소감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폐막 소감. 지난달 5~29일까지 동안 단 2일만 쉬면서 진료실에서 오전9시부터 오후9시까지 하루 12시간 상주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선수들을 만났고 길을 지나가면 인사해주고 안부를 물어주는 선수들도 점점 많이 생겼다. 선수촌은 말 그대로 하나의 마을인데 그 안에서 한의사로서 어떤 역할을 가지고 선수들의 삶에 녹아들어갈 수 있었던 것이 즐겁고도 좋았다. 선수들이 아무 때나 한의과 진료실을 방문하면 항상 그 자리에 똑같이 있었고 인사해주고 치료해줬다. 그러다 보니 그들에게 조그마한 위로와 응원을 해 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앞으로 살면서 다시 못할 경험을 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한의진료실에 대해 평가를 해본다면? 이번에 총 진료 건수 중 선수와 팀 코치, 관계자등을 포함한 외국인의 비율이 72%였다. 평창올림픽 당시에도 강릉 선수촌에서 2주간 상주하며 근무해 봤지만 역대 대회 중 한의과 진료실에서 이렇게 높은 수치는 없었던 것 같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너무나 충실한 대회였다고 생각한다. ◇한의과의 성공적 운영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광주시한의사회에서는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치러본 경험을 고스란히 갖고 있어서 대회 준비 및 홍보를 완벽하게 할 수 있었다. 또 지역 내 모든 한의사들이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진료에도 정성을 기울였다. 원광대 한의대 봉사동아리 지역사회의료활동반 학생들의 진료 보조도 큰 몫을 했다. 예과 본과생으로 구성된 학생들이 접수 및 안내를 도맡아 해주고 선수 및 외국인들과 힘써 소통해 주었다. 덕분에 스포츠한의학회에서도 다년간의 의무 지원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진료실 분위기를 다잡고 보다 전문적으로 진료가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즉 광주시한의사회의 지역 사회 홍보 및 단합력과 스포츠한의학회의 전문성, 그리고 한의학의 미래인 원광대 한의대 학생들의 열정이 어우러져 다 같이 한 마음으로 큰 세계 대회에서 한의학의 위상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진료하면서 느낀 스포츠한의학의 장점은?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 전통의학이 효과가 좋다는 입소문이 났다. 트레이너를 비롯한 코칭스태프들이 호기심에 먼저 방문 후 자국 선수들을 데리고 오는 경우가 있고 근이완을 목적으로 물리치료나 수기요법을 찾다가 한의진료를 경험하고 만족해서 입소문을 내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스포츠한의학은 침과 추나 치료로 통증을 조절하고 근골격 문제를 개선해 주는데다 진통제처럼 도핑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보니 처음 경험하는 선수들도 좋은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의진료는 급,만성 통증을 관리하는 데 특화돼 있을 뿐 아니라 급성손상의 감별로 타과와의 협진도 가능하다. ◇환자들의 반응은? 학회 소속으로 지원을 많이 다녀봤지만 점점 더 한의학에 대한 호응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걸 피부로 체험했다. 샘람사미 FINA 부회장은 진료를 세 번이나 받고 아내까지 같이 왔다. 뉴질랜드 수구팀도 코치가 왔다가 치료 효과에 만족해 선수들도 데리고 오고 수구티도 보내왔다. 우리나라의 이주영 선수도 입촌 후 거의 매일 온 걸로 기억한다. 터키의 싱크로나이즈드 선수는 무릎이 신체보다 뒤쪽으로 빠져있는 슬관절 과신전 증후군을 겪고 있어 근육에 힘도 부족하고 통증이 심했는데 침 치료를 해줬더니 효과가 좋다며 연습만 끝나면 매일 왔다. 8~9일 연속으로 찾아오다보니 더욱 신경을 쓰게 됐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는? 카자흐스탄 여자 수구 선수인 Alexandra zharkimbayeva는 1년이 넘은 두통과 어지러움 및 상지 무력감으로 내원했다. 쌍둥이 언니가 얼마 전 생리통으로 한의과 진료실에서 치료를 받고 데려왔다. 여담으로 카자흐스탄 선수들은 영어를 할 줄 아는 선수가 거의 없다. 그래서 진료할 때 구글 번역기를 항상 사용해야 하고 이 선수와도 의사소통 및 진료하는 데에 시간이 더 많이 걸렸다. 이 선수는 한의과에 오기 전 폴리클리닉 다른 과에서 x-ray 검사 후 진단을 받았으나 뾰족한 소견을 듣지 못하고 소견서 및 영상파일을 들고 내원했다. 자신의 증상을 상세히 담은 글귀를 보여주었고 선수촌에 머무르는 동안 치료를 받고자 했다. 경추, 턱관절, 여러 가지 근육의 문제가 있어 4회 치료했고 많이 호전됐다. 후에 이 선수는 치료받은 것이 너무 고맙다며 함께 찍은 사진을 인쇄하고 뒷면에는 감사의 편지를 적어 진료실을 방문했다. 선수촌 내 삼성체험관에서 한정판 사은품을 주는 서비스를 하는데, 시간이 없어 근처에 가지도 못하던 차였다. 하루종일 쉬는 날 없이 일해서 이 한정판 사은품들이 없을 줄 알고 챙겨왔다는 말이 위로가 됐고 감동받았다. 보답으로 기념품 가게에서 손톱깎이 세트를 선물해 주었는데 한 달 간 진료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다. ◇힘들고 고되지만 보람 있는 경험이었을 것 같다. 12시간 강도 높은 근무에 허리를 겨우 펴야 했지만 한의사로서 진료를 본다는 자체에 재미를 느끼는 시간들이었다. 특히 당장 시합에 나가야하는 환자들이다보니 어느 정도 즉시 개선되는 효과가 없었다면 다시 진료실을 찾지는 않았을 것이다. 즉각적으로 움직임을 개선시켜주고 통증만 줄여줘도 굉장히 만족해서 갔다. 부담스러운 치료는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치료했던 환자들의 경기는 최대한 시청하려 했다. 선수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면 운동이 개선됐다는 생각에 더욱 뿌듯해졌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중간에 충원되긴 했지만 진료를 원하는 환자 수요에 비해 한의사의 수가 적었던 게 사실이다. 조직위원회 예산상 인력 등록의 여건이 있어 더 뽑지 못한 부분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자발적으로 참여해 준 한의사들이 있어서 진료실 운영에 차질은 없었으나 다음 대회 때는 한의 치료 수요에 맞게 더 많은 한의사들이 처음부터 참여할 수 있다면 더 섬세한 치료가 가능하지 않을까. ◇남기고 싶은 말. 선수단을 위해 마련된 의료서비스 중 하나인 한의과 진료실은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수단으로서도 톡톡히 제 구실을 해오고 있다. 한의 진료를 경험한 외국선수들과 스텝과 관계자들을 통해 우리 한의학의 우수성이 더 멀리 퍼지기를 소망한다. -
“통합의학 중심의 현대한의학으로 경쟁력 높여야”<편집자 주> 최근 옴니허브가 기획해 진행하고 있는 한의원 성장 전략콘서트에서 '한의 암 치료와 관리'를 주제로 강의해 호평을 받고 있는 대한통합방제한의학회 장성환 회장. 그는 암 관리의 중심에 한약이 있으며 환자의 개별생리에 따라 맞춤처방을 할 수 있는 한국 한의학이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세계 의학의 화두인 통합의학 중심의 현대한의학으로 거듭날 것을 희망한 장 회장으로 부터 한의 암 치료와 관리에 대해 알아봤다. “암 치료는 단독치료보다 종합치료를 했을 때 환자에게 가장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통합의학은 이미 세계적인 흐름이며 많은 논문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한약의 효과를 확인한 미국과 유럽에는 이제 침을 넘어 한약에 주목하고 다양한 병행연구가 진행 중이다. 중의약이나 캄포의학에 비해 개별 생리와 환자의 상태 및 질병의 단계에 따라 다양한 맞춤 처방이 가능한 한국 한의학의 강점은 이러한 암 관리 영역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무궁무진하다. 한의학이 통합의학 중심의 현대한의학으로 거듭났을 때 강력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옴니허브가 기획해 진행하고 있는 한의원 성장 전략콘서트에서 ‘한의 암 치료와 관리’를 주제로 총 다섯 번에 걸쳐 강의를 해온 대한통합방제한의학회 장성환 회장. 대한암한의학회와 대한통합암학회에서도 이사로 활동 중인 그가 가장 강조한 것은 △종합치료 △변증과 병변을 통한 맞춤 처방 △면역력을 높여주고 염증을 완화해준다는 큰 전제하에 부정·거사의 운용이라는 3대 원칙이다. 장 회장에 따르면 암 치료의 세계적 흐름은 통합의학이다. 그동안 미국에서 침에 대한 연구가 활발했으나 최근에는 그 관심이 한약으로 많이 옮겨가고 있다. 유방암 항암치료 중 호르몬요법으로 많이 사용되는 타목시펜이 부작용이 많고 다른 암을 유발하는 문제가 있는데 한약을 병용했을 때 부작용을 완화시켜주면서 암 유발률도 낮춰주는 등 한약의 효과가 입증되면서 다양한 병행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 이는 비단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한약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에는 암센터에 근무하고 있는 의사의 92% 이상이 한약을 처방하고 있을 정도다. 한약을 병용했을 때 암 환자의 삶의 질 개선과 면역력 향상, 항암치료의 부작용 완화, 암 환자의 생존기간 연장 등의 효과는 이미 여러 논문을 통해 입증되면서 세계적으로 한의 암 치료는 완화의료영역 뿐만 아니라 암 치료 전체 줄기에 모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장 회장은 이러한 흐름이 중의약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대한 아쉬움을 나타났다. 이는 태동적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 한의약은 중의약이나 일본 캄포의학과 다른점이 있다고 말한다. 보중익기탕이 아무리 NK세포를 회복시켜주고 암 전이를 억제해준다 하더라도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보중익기탕은 저에너지 상태의 음인 경향의 개별생리에 써야 더 유효한 효과를 보이는 처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은 모든 암환자에게 쓰고 효과가 없으면 다른 것으로 바꾼다는 식으로 접근한다. 한의사 제도가 없어 양의사가 한약을 처방하기 때문에 개별 생리에 따른 맞춤처방에 대한 개념이 없고 고방을 너무 중시하다 보니 처방 개수도 적어 한계가 있는 셈이다. 중국의 경우에는 원방대로 쓰지 않고 가감방을 쓴다. 원방만 가지고 연구해도 어려운 상황인데 다 변화를 주기 때문에 환자가 호전되지 않을 경우 돌아갈 곳이 없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반면 한국 한의약은 환자의 개별 생리에 따라 맞춤 처방이 가능하다. 소화제를 하나 쓰더라도 무조건 향사평위산을 처방하는 것이 아니라 소화기가 이완됐을 때는 사군자탕류를, 소화력이 어느정도 받쳐주는 환자에게는 평위산류를 쓰는 등 개별조건에 따라 다르게 처방하는 것. “중의약과 캄포의학 둘 다 우수하고 논문도 많이 나올 수 있어 좋은 점도 있지만 분명히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한국 한의학은 그러한 한계를 충분히 보완해 줄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장 회장은 현대한의학은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근거 중심의 한의 암 치료를 위한 가이드가 각 학회마다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벗어나려는 일부의 시도가 한의 암 치료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점을 경계했다. “기초처방에서 어떠한 개별생리의 암환자에게 도움이 되는지 명확한 가이드를 잡아줘야 한다. 현대의학의 이론기반도 반드시 받아들여야 한다. 한의학에서 사용하는 많은 중세용어들을 현대한의학 입장에서 의미를 해석하고 어떠한 질병에 적용될 수 있는지 온고이지신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소통에 문제가 없어지고 통합의학으로 가기가 수월해져 암 관리에 있어서도 가장 바람직한 한의 치료영역이 만들어질 수 있다.” 한의원에서는 암의 완치보다 종합치료라는 큰 틀 내에서 암의 증상을 완화시켜주고 관리해 주는 역할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하는 장 회장. 암은 염증을 낮추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이 핵심인데 한의학에는 암성 통증, 암으로 인한 여러 염증 환경, 불면증, 우울증, 피로, 부종, 변비, 설사, 다양한 항암치료의 후유증 등을 효과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한약이 많다. 한약을 통해 암 환자의 불편을 완화시켜줘 삶의 질을 높여주면 신체활력 지수가 높아지게 되고 이를 통해 면역력이 높아지면 염증이 없어져 결과적으로 암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표준치료와 병행했을 때 항암효과가 극대화 되고 훨씬 더 효과가 좋다는 것은 전 세계가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한의학은 이제 전통한의학을 넘어서야 한다. 의학과 한의학이 융합돼 통합의학으로 갔을 때 현대한의학이 될 수 있다. 그렇게 했을 때 한의학이 국민에게 더 가까이 가는 길이 될 것이고 한의학 자체가 일대 혁신을 이뤄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한의학을 좀 더 깊게 세분화해 각 영역별로 클리닉화할 수 있다면 지금보다 한의학이 훨씬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장 회장은 암 환자들에게 치우침 없는 현명한 선택을 조언했다. “세계적 화두는 통합의학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의사들은 이에대한 정보가 부족하기도 하고 이권 때문에 환자가 한의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간다.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일에 한방, 양방이 무의미하다. 각 의학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서로를 무시하기보다 장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통합의학으로 치료받을 때 가장 효과적인 암 치료가 가능한 만큼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고 통합의학을 잘하는 의료기관을 선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편 장 회장은 현대한의학적 관점에서 기초적인 30개 한약처방과 이를 기반으로 총 150~200개의 처방을 임상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상세히 설명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한약을 얼마나 정확하고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는 평이다. -
‘바둑’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나의 길잡이소재경 한의사 가로, 세로 약 45cm 목판 위에서 흑·백의 돌이 자신의 집을 지키고, 새로운 집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네 귀에 위치한 화점을 먼저 차지할 것인가, 아니면 중앙을 차지할 것인가, 초침 소리만 들리는 바둑판 앞이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이 일어나는 곳이다. 10년여 만에 총성 없는 전쟁에 투입된 소재경(금천구 남문한의원) 한의사는 바둑돌을 옮기며 오랜만에 열정을 불태웠다. ‘2019 보건·의료전문가 바둑대회’에서 4단부터 1단까지 참가하는 피로회복조 준우승을 차지한 그는 다시 한 번 바둑의 부흥을 이끌어보겠다고 선언했다. Q. 독자들에게 ‘바둑’이 어떤 스포츠인지 간략히 설명해준다면? 바둑은 침착, 냉정, 균형 세 가지 요소가 어우러져 인간이 잘 느끼지 못하는 감각을 일깨워주는 것 같다. 또한 바둑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스포츠이기도 하다. 승리의 기쁨을 그 자리에서 표하지 않으며, 실력에 따른 어드벤티지가 적용되기도 하고, 인사로 시작해 인사로 끝나는 신사적인 스포츠다. 세월이 흘러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주류는 아니지만 몸과 정신만 허락한다면 백발노인이 돼서도 타인과 선의의 경쟁이 가능한 멋진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Q. 바둑과 관련한 활동을 하고 있는가? 9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약 10명의 한의사와 함께 바둑 모임을 갖고 한 달에 한 번씩 활동했었다. 당시 보건사회부장관배 의약인 바둑대회 단체전에도 3회 가량 출전했었는데 안타깝게도 현재는 모임이 사라졌다. 그 시절이 그립다. 약 10년간 바둑을 멀리하다 올해 개최된 ‘2019 보건·의료전문가 바둑대회’에서 혹시나 옛 기우회 멤버들을 만나볼 수 있을까하고 참가했었다. 한의사 바둑 모임을 다시 만들고 싶다. 친선을 도모하고, 함께 대회에도 참가할 수 있는 그런 동료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관심 있는 분들은 제게 꼭 연락해주길 바란다. Q. 지난달 보건의료인 바둑대회 피로회복조(4단~1단)에 참가해 준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전혀 계획에 없었던 일이다. 단지 인생을 함께 즐겼던 옛 기우님들을 뵙고자 대회장을 찾았는데 당일 참가 신청을 받더라. 준비도 하지 않았는데 주변에서 참가해 볼 것을 권유해 뜻하지 않게 대회를 치르게 됐다. ‘이왕 참가하게 된 거 재미있게 해보자’ 생각하며 경기에 임했다. 마음을 비워서인지 쉽게 예선을 통과했다. 게다가 8강에서는 운 좋게 부전승으로 다음 상대를 맞이하게 됐다. 다른 선수들은 많은 경기를 치러 피곤함을 느꼈던 것이 나에게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결승에 진출하게 됐지만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고 했던가 모든 운을 다 썼더니 결승전에서는 결국 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즐거웠다. 바둑판에 돌이 올려질 때 나는 소리,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만남 등 모든 것이 완벽했다. 즐거운 추억으로 남기고 싶다. Q. 바둑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린 시절 누구보다 활발했고, 사교적이었다. 누구나 겪었겠지만 어르신들은 이런 모습을 두고 ‘덜렁거린다’고 규정하고, 점잖고 차분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훈육했던 것 같다. 나 역시 아버지께서 덜렁거린다는 이유만으로 바둑을 가르쳐주셨다. 그 때부터 진중한 면이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바둑을 접하기 전보다 침착해졌던 것 같다. 조그마한 바둑판 안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던 그 때 내 나이는 13살이었다. 천원점(바둑판 한가운데의 점)과 8개의 화점 모든 곳에 흑돌을 놓았는데도 아버지의 백돌이 순식간에 그 자리를 점령했다. 나의 흑돌이 견고하게 집을 세우기까지는 열흘이 걸렸다. 네 귀 모든 화점에 흑돌을 놓고 아버지를 상대로 이겼을 때, 나의 자만심은 하늘 높은 줄 몰랐다. 하지만 그 자만심이 그리 오래 지속되진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데 같은 동네에 동갑내기 친구 하나가 있었다. 내가 바둑을 시작했다고 이야기하니 친구도 바둑에 대해 이전부터 공부했었고, 여러 번 시합을 했다고 하더라. 이내 우리는 바둑판에 앉아 대국을 시작했다. 하늘을 찌르던 나의 자만심은 내리 세 판을 지고 나서 속상함으로 변질됐다. 속상함이라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복수심이 차올랐던 것 같다. 아니 이기고 싶은 욕구가 솟았다. 그 때부터 청계천 헌 책방을 수시로 드나들며 바둑 공부를 시작했고, 지금까지 바둑에 대한 열정이 이어진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바둑의 요소인 ‘균형’, 그 의미를 이제야 깨닫게 됐다. 승패를 떠나 바둑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지금의 상태가 ‘균형’인 것이다.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줬던 그 친구가 보고 싶고, 찾고 싶다. Q. 8~90년대 바둑의 인기가 정말 대단했었다. 그 당시 웬만한 스포츠보다 바둑의 인기가 더욱 좋았던 것 같다. 남녀노소, 장소불문 누구나 어디서든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장점과 수많은 상황에 대한 결정을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또한 8~90년대에는 스타 기사들이 많았다. 70년대 말에는 조치훈 프로가 일본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80년대는 응창기 세계대회에서 활약을 펼쳤던 조훈현 프로가, 90년도에는 홀로 고군분투했던 이창호 프로라는 걸출한 스타 기사들이 바둑의 인기몰이에 큰 역할을 했다. 예전에는 아이들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다음 행선지로 바둑 학원을 많이 선택했다. 최근 이세돌 프로가 알파고와 대국을 펼쳐 세간에 관심을 받았다. 이번 계기를 통해 젊은 세대들이 바둑의 매력을 느끼고, 바둑의 부흥을 이끌어주길 바란다. Q. 원장님의 바둑 스타일이 어떻게 되는가? 사실 저 자신도 잘 모르겠다. 어렸을 때는 집중력이 산만해서 그런지 공격적인 전략을 많이 사용했던 것 같다. 20대에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수 들을 펼쳤던 것 같고, 30대와 40대를 거치면서 인내심과 기다림을 터득하고부터는 조심스럽게 대국을 펼치는 수비적인 전략을 쓰기도 했다. 지금은 공격과 수비 그리고 창의적인 묘수까지 생각해내며 바둑을 즐기고 있다. Q. 바둑기사 중 롤모델이 있다면? 조훈현 기사의 스승인 세고에 켄사쿠 기사를 롤모델로 삼았다. 바둑의 발상지인 중국과 한반도를 경유해 일본에서 꽃을 피웠다고 생각한 세고에 옹은 보답의 의미로 한·중·일 3개국에서 각 1명씩 총 3명의 제자를 두고 바둑기술의 교육보다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예와 도덕을 가르쳤다고 한다. 국적을 초월한 진정한 범세계주의자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한의사로서 예와 도덕의 의미를 생각하며 살아가고 싶다. 바둑의 기술은 그 다음이라 생각한다. Q. 원장님께 ‘바둑’이란?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좋은 길잡이라고 생각한다. 미처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을 바둑을 통해 느끼고 있다. 바둑을 시작한 이래로 삶이 더욱 윤택해졌으며, 의료인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지치고 힘들 때, 야외에서 바람을 쐬고 올 때가 있다. 하지만 모든 갈증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이 때, 바둑판 앞에 앉으면 그렇게 마음이 편안하다. 계속해서 ‘바둑’과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 그리고 ‘바둑’과 함께할 수 있음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겠다. -
고전에서 느껴보는 醫藥文化 15“ 『삼방촬요』의 국역출판에 기울인 고인의 의지와 필생의 뜻이 다시 부각되기를 기원하면서 조손 3대에 걸쳐 한의서 출판에 기울였던 한의서 출판의 공적도 제대로 조명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태풍소식과 함께 뜻하지 않은 비보를 뒤늦게 전해 들었다. 행림서원 이갑섭 선생의 부음(訃音)이다. 근현대 한의학 발전 100년의 역사에 있어서 빠트릴 수 없는 공적으로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겠지만, 필자는 그 가운데 행림서원이 남긴 커다란 족적을 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행림서원은 고 이갑섭 사장(사진)의 조부이신 한의학자 행파(杏坡) 이태호(李泰浩) 선생이 1923년 서울 안국동에 처음 문을 연 이후, 한의서 전문출판으로 어언 1세기 가까운 세월을 이어온 보기 드문 사례다. 행림서원, 잘 알려지지 않은 한의 고의서들 발굴, 발행 조선시대 의과제도 폐지 이후 이 땅에는 전통의학을 교육할 수 있는 마땅한 교육기관이 부재하였고 제도적인 측면에서 지원을 받을 수가 없는 형편이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한의들은 일본제국주의 통치 아래 양의들을 주축으로 한 근대의료제도의 사각지대인 무의촌 지역에 의생(醫生)이란 이름으로 지위가 격하돼 활동지역이 한정되어 배치됐다. 그들은 의권(醫權) 회복과 스스로의 교육을 위해 의사단체를 설립하고 자체 양성교육을 시행하면서 전통 한의학의 맥을 잇기 위하여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만 했다. 이 시기 행림서원에서 발행한 한의학고전들은 모두 우리 민족의 역사에 길이 빛날 불후의 명작들이었으며, 자칫 제국주의 통치를 거치면서 인멸되거나 사장될 우려에 놓인 민족전통 의학서가 대부분이었다. 1930~40년대 행림서원 도서출판 목록을 보면 당시 ‘조선비장 고판의서총간(朝鮮秘藏古版醫書叢刊)’ 시리즈를 기획하고 세종대에 나온 거대방서 『향약집성방』과 『의방유취』를 비롯하여 허임의 『침구경험방』, 조정준의 『급유방』, 그리고 『사암침구요결』 등 상당수 잘 알려지지 않은 고의서들을 발굴하여 발행하는 사업을 벌였음을 알 수 있다. 현 시점에서 돌이켜 보아도 매우 광범위하고 위험부담이 있어 선뜻 나서기 어려운 대형사업인데다 당시 학계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문헌들을 발굴하여 보급한 뜻깊은 일이었다. 행림서원의 한의서 발굴 간행사업은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자 조선광문회(朝鮮光文會)를 설립하고 신문관을 설립하여 민족 고전을 소개하고 보급하였던 최남선과 수원도립병원장을 지낸 일인 의사학자 미키 사카에(三木榮) 등 여러 사람의 협조와 한의계 인사들의 동참 하에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한의서 출판은 해방 직전 이태호 선생이 졸중풍으로 쓰러지고 광복 이후 출판계 열악한 상황으로 고비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 고인이 생전에 남긴 구술에 의하면 행파 선생은 온양온천에서 요양하면서 혼자 익힌 사암침법을 이용하여 자가 치료를 하며 한의학에 대한 신념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며 재활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곧이어 닥친 한국전쟁 가운데 부산으로의 피난길 위에서도 행림서원의 사업은 지속되었으며, 주로 중국 상해와의 당판(唐板) 의학서적 무역을 통해 당시 실의에 빠진 한의계에 신지식을 불어넣어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시기에도 수많은 한의서를 발간하였던 행림서원은 안국동, 돈암동, 경운동 등지를 전전하며 서점을 지속하였고 2대 이성모 사장 대에는 종로구 운니동으로 확장 이전하면서 종로5가에 분점을 개점하는 등 사세를 확장하였다. 그러나 2대 사장이 일찍 세상을 뜨자 모친인 송영산씨를 거쳐 고 이갑섭 사장에게 운영권이 이어졌다. 젊은 나이에 사장에 취임한 고인은 패기로 사업을 확장하고 문학소설을 대량 발행하고 학생잡지를 잇달아 창간하는 등 한의학과는 다른 방향에서 사세를 확장하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불어 닥친 국가적인 경제위기로 도산위기에 빠졌으며, 어느 날 우연히 마주친 홍원식 교수로부터 “자네 여기서 왜 이러고 있는가, 어서 조부이신 행파 선생이 닦아놓은 자리로 돌아가게, 그곳이 자네가 지킬 자리라네!”라는 일침(一鍼)을 얻어듣고 다시 한의서 출판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필자는 학창시절부터 간혹 종로통에 있었던 행림서점에 들린 적이 있지만 고인과 직접 수인사를 나눈 것은 세월이 한참 흐른 뒤의 일이다. 우연히 보게 된 일제시대 행림서원 도서목록을 보고 역사에서 사라진 『삼방촬요』를 수소문하기 위해서였다. 삼방촬요(三方撮要), 한의서 출판 일생에 기념비로 남아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판형을 모두 날려버린 끝이라 다시 찾기를 기대하긴 어려웠으니 혹시나 하는 심정에 가까웠다. 하지만 다행이도 몇 주 뒤에 집안에 보관된 고서더미를 찾아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천만다행 인쇄를 앞두고 총독부 검열본으로 제출했던 원고용 사본 1부가 그대로 남아있었다. 천우신조였다. 글을 쓰고 이 일을 도모했지만 필자는 마침 한참 동의보감 400주년 기념사업을 전개하고 있을 때였고 이 일을 진행시킬 겨를이 없었다. 돌아가신 조부의 뜻과 3대를 이어온 행림서원 한의서출판의 자존심을 생각해서라도 반드시 책을 내고 싶다는 소원이었다. 하지만 당시 행림서원의 사세로 새로운 거질의 책을 출시하기에는 출판계 현황이 너무 어려웠기 때문에 차일피일 세월이 흘러갔고 대망의 2013년을 정점으로 동의보감 사업이 대미를 장식하고 나자 고인으로부터 다시 연락이 왔고 유언처럼 이제 나이도 들고 또 앞일을 기약하기 어려우니 서둘러 일을 추진해야겠다는 뜻을 밝혔다. 나에게는 구두 언약이었지만 해묵은 빚이자 무거운 역사의 책무로 다가왔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2년여에 걸친 원문 입력과 탈초, 국문 번역 과정을 거쳐 국역 삼방촬요는 빛을 보게 되었다. 또 이듬해엔 발굴과정과 함께 삼방촬요의 저술과 전본, 전존과정 등을 조사하여 조명한 논고를 발표하였고 회덕향교에서 대덕문화원이 주최한 인문학 강좌에 이 책을 소개하였다. 제주민속박물관서 ‘동의보감특별전’ 열리고 있어 효종임금의 국권수복과 북벌 의지, 그리고 우암 송시열의 대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희대의 한의서, 이는 단순히 한권의 의학전문서가 아니라 조선 중기 한민족의 의연한 결기와 민족전승의 의약경험이 아우러진 불후의 명작이라 말하고 싶다. 이것이 고인을 떠나보내는 필자의 소략한 소회이자 애절한 만가(輓歌)다. 아직도 세상은 『삼방촬요』에 깃들인 한의학의 전통과 민족정기에 눈길을 주지 않고 있다. 『삼방촬요』의 국역출판에 기울인 고인의 의지와 필생의 뜻이 다시 부각되기를 기원하면서 조손 3대에 걸쳐 한의서 출판에 기울였던 한의서 출판의 공적도 제대로 조명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8월 3일부터 제주민속박물관에서 본원과 제주한의약연구원이 공동으로 ‘동의보감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제주도는 폐위된 광해임금과 예송논쟁 끝에 실각한 송시열이 유배되었던 곳이다. 동의보감과 삼방촬요는 모두 한의학명저일 뿐만 아니라 국난극복의 상징이자 의약구국(醫藥救國)의 실증적인 사례라는 점에서 민족정신이 집약된 기념비적 전적유물이다. -
첩약 시범사업을 하고자 하는 이유‘검증안된 한방첩약 시범사업 결사 반대’, ‘첩약급여 시범사업 국민건강 생명위협’ 등의 피켓과 ‘첩약급여화 시범사업 철회 촉구 대한의사협회 기자회견’이라는 플래카드를 걸고 회견문을 낭독한 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최 회장은 지난 25일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첩약을 직역 간 보험재정의 배분이나 보장성 범위의 균형 등 정치적 논리에 쫓겨 급여화 시범사업을 실시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네 가지의 요구 사항을 주장했다. 형식적 보장성 논리에 쫓긴 한방 첩약 급여화를 즉각 철회할 것과 △한국의료의 내일을 위해 의료 전문가 중심의 한방 검증을 위한 (가칭)한방제도혁신위원회를 즉각 구성하라 △한방 전반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즉각 실시하라 △과학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한방 행위를 의료현장에서 즉각 퇴출시킬 것 등이다. 시작은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반대 기자회견이었지만 끝맺음은 한의약의 퇴출로 귀결됐다. 특정 보건의료 직능이 타 직역의 의료정책과 관련해 ‘콩놔라 팥놔라’하는 것은 매우 옳지 못하다. 이는 약사회도 마찬가지다. 약사회도 “첩약 건보 주장 전에 첩약 원가 공개 및 행위료 검증부터 하자”는 내용의 보도자료 배포를 통해 대한한의사협회는 처방 공개와 표준화, 첩약의 안전성 유효성 확보부터 해야 하며, 제제분업 논의 거부는 한약의 과학화 포기이자 한약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의협과 약사회의 첩약 급여화 반대 주장은 편협한 직능이기주의에 불과하다. 정부는 안전성, 유효성이 검증안된 한약을 건강보험 급여 체계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정부가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것은 첩약의 안전성 및 유효성에 대한 확신과 그것을 충분히 담보할 수 있는 체계적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다양한 한의약 의료서비스 중에 가장 많은 국민들이 요구하는 것이 바로 ‘첩약의 건강보험 적용’에 있음이다.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의 핵심은 첩약의 충분한 효용가치를 알고 있으면서도 경제적 부담으로 적지 않은 불편을 겪었던 문제를 해소시켜 국민 누구나에게 한의의료기관의 문턱을 쉽게 넘도록 하자는데 있다. 이는 어느 특정 직역의 이익과는 무관한 국민 전체의 건강 증진과 직결된 사안일 따름이다. -
문경시, 동병하치 프로그램 운영[한의신문=김태호 기자] 문경시 보건소는 드림스타트 아동 25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2일부터 오는 8월 12일까지 3회에 걸쳐 동병하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동병하치란, 겨울철에 발병하는 호흡기 질환을 여름에 예방한다는 의미다. 자연의 양기가 가장 왕성한 시기에 폐와 관련된 혈 자리에 패치를 붙이고 약재를 복용해 아동의 면역력을 강화시켜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동병하치 프로그램은 백개자, 강즙 등 따뜻한 약재로 만든 한방패치를 부착하고, 건강 상담 및 한의약적 예방교육을 실시해 아동의 건강한 성장발달을 지원한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부모님은 “평소에 감기로 아이가 힘들었는데 동병하치 프로그램으로 건강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보건소 관계자는 “문경시 드림스타트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동병하치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아동들이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