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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성남시 한의약 보건사업 성적표는?[한의신문=최성훈 기자] 성남시한의사회(회장 김성욱, 이하 성남분회)는 지난 21일 성남시청 모란관에서 ‘성남시 한의약보건의료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성남분회는 성남시와 함께 2019년도 성남시 관내 한의약 보건의료 사업 추진 결과를 공유하고, 오는 2020년 한의약 보건의료 사업 계획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수정구보건소 전석배 보건행정과장을 비롯한 △중원구보건소 최진숙 보건행정과장 △분당구 보건소 김현정 의약무관리팀장, △성남시 공공의료정책과 진정현 주무관 △우석대 한의과대학 김경한 교수 등이 참석했다. 회의는 올해 성남분회에서 추진한 ‘한의약 난임지원사업’과 ‘유관기관 참여 사업’, ‘한의사 교의사업’, ‘한의사와 함께하는 건강교실 사업’ 결과보고 순으로 진행됐으며, 각 사업에 대한 전체 참석자의 의견을 공유했다. 수정구보건소 전석배 과장은 시행 첫 해를 맞은 한의사와 함께하는 건강교실 사업에 대해 “내년 사업은 60회기에서 120회기로 증대해 실시할 예정”이라며 “사업 보고 내용을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사업 추진을 위해 사업 방향성을 보건소에서도 검토 하겠다”고 말했다. 분당구보건소 김현정 팀장은 “교의사업과 한의사와 함께하는 건강교실 사업은 교육사업의 성격보다는 진료 사업의 성격으로 진행되는 게 사업 취지와 효과 면에서 긍정적으로 생각된다”며 “사업 프로그램 구성과 관련해 다방면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우석대 김경한 교수는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3년간 한의약 난임치료 임상연구를 시행한 결과 임신율은 14.44%로 인공수정과 유사한 수치를 기록하는 등 한의약 난임치료에 대한 효과성이 보고되고 있다”며 “이에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는 만큼, 이를 토대로 한의약 난임지원사업을 남성 난임에 대해서도 확대 추진하는 방안과 난임과 연관된 질환인 청소년 월경통 치료 사업을 연계하는 방안을 논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남분회 김성욱 회장은 “올해 경기도 ‘한의약 육성 조례’가 통과되면서 한의약 보건의료 정책 사업도 활성화 되고 있다. 성남시에서는 ‘한의약 난임지원사업’과 ‘교의사업’, ‘한의사와 함께하는 건강교실’ 등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보건의료 사업을 수행하며 전국의 모범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성남시청 및 보건소 관계자분들이 많은 의견과 협조를 줘서 성남시민의 건강을 위한 좋은 사업안과 정책을 만들어갈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
어혈 진단 설문지, 한의학 교과서 ‘반영’한의사들의 임상적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기 위해 개발된 진단도구가 한의학 교과서에 반영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김종열·이하 한의학연)은 한의변증 중 하나인 어혈(瘀血·피가 몸 안의 일정한 곳에 머물러서 생긴 병증)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기 위해 개발된 어혈 진단 설문지(BSQ-Ⅱ)가 전국 한의과대학 교재인 ‘한의진단학-진단편’(사진)에 수록됐다고 밝혔다. 어혈 진단 설문지는 한의대생의 교육 자료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임상현장에서 한의사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고자 개발됐다. 이번 설문지는 2013년에 처음 제작된 ‘BSQ-I’을 보완한 개정판으로, 설문 문항은 총 30개로 구성돼 있으며 총점 147점 중 49점 이상이면 어혈로 진단된다. 특히 문항에 따른 세부적인 진단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민감도(진양성률·실제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특정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올 확률)와 특이도(진음성률·실제 질환이 없는 사람이 특정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올 확률)가 각각 91.43%, 94.92%로 나타나는 등 높은 정확성을 보였다. 이와 관련 한의학연 이준환 임상의학부장은 “한의진단학 교과서에 수록된 이번 어혈 진단 설문지는 향후 어혈 변증의 객관화 및 표준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나아가 후속 연구에서 임상현장의 수요를 반영해 대사질환, 외상 후 동통, 부인과질환 등 어혈 다빈도 질환 임상진료에 도움이 될 설문지를 추가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한의 난임치료 사업의 확산“한의 난임치료 연구는 대조군이 전혀 없는 비대조군, 비무작위 배정, 비맹검 임상시험이었다. 이런 연구 디자인으로는 한의 난임 치료의 유효성을 전혀 입증해낼 수 없다.” 양방의 바른의료연구소는 지난 18일 보도자료 배포를 통해 동국대 한의대 김동일 교수의 한의 난임치료 연구 결과를 폄하했다. 이와 더불어 복지부에게는 지방자치단체의 한의난임사업을 즉각 중단시킬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바른의료연구소의 이 같은 행태와 달리 일선 지자체들은 한의약을 통한 출산율 제고에 적극 팔을 걷어 부치고 있다. 실제 많은 지자체들이 앞다퉈 한의난임치료 지원에 관한 조례를 속속 제정하고 있다. 부산광역시를 필두로 전북, 충남, 대전, 경북, 전남, 제주, 광주광역시 등 8개 광역자치단체가 관련 조례를 제정, 시행 중이다. 이에 더해 안양시, 익산시, 구리시, 수원시, 강서구, 은평구, 하남시 등 모두 14개 기초자치단체도 한의난임치료 지원 조례를 제정,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양방의 온갖 폄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난임 부부들에게는 한의 치료가 새로운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국가적 재앙으로 비춰지고 있는 초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선 한·양방간 비난이 아닌 협업이 절실한 때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한약 투여 및 침구치료의 난임치료 효과규명을 위한 임상연구’를 수행한 김동일 교수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경희대, 원광대, 동국대 한방병원 등 다기관 임상연구를 한 결과 14.4%가 임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양방의 인공수정에 따른 임신성공률 13.9%를 상회하는 수치다. 또한 부산광역시한의사회가 지난 16일 개최한 ‘제5회 부산한의 ’하니‘ 탄생 축하기념회’에 참석했던 모씨는 결혼 후 7년이 넘도록 아이가 없어 고민을 했고, 시험관 시술도 4번이나 실패해 낙담해 있던 순간에 부산시의 한의 난임치료 사업에 응모해 현재 자연임신으로 이어져 아이를 만날 수 있었다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한의 난임치료 사업이 더욱 확대돼 난임으로 어려움을 겪는 수많은 부부들에게 기회와 희망이 돼 아이를 키우는 기쁨을 느끼게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한한의사협회도 23일 ‘2019 한의약 난임지원사업 성과대회’를 개최, 한의약 난임 치료에 대한 성과 공유와 함께 한의 난임치료의 역할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이제 남은 것은 정부의 몫이다. 언제까지 지자체의 역할만 쳐다 볼 것인가. 그들이 힘겹게 수행하고 있는 한의 난임치료 사업을 정부 몫으로 끌어 안아야 한다. 초저출산 극복을 위해서는 한·양방간 차별없는 지원이 마땅하다. -
“일차의료 전문성 위해 ‘통합한의학 전문의’ 필요해”[편집자 주] ‘(가칭)통합한의학전문의제’에 대한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대한한의사전문의협회(이하 전문의협)가 지난 10일 공식 출범하면서다. 전문의협과 8개 분과 학회는 대한한의사협회가 계획 중인 통합한의학전문의제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 이에 통합한의학전문의제의 신설을 총괄하고 있는 송미덕 한의협 학술부회장을 만나 이 제도의 신설 이유와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Q. (가칭)통합한의학전문의제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기존 한의계의 전문의는 취지부터 학술 진료의 질적인 향상을 위한 것이었다면, 이제 한의사의 역할영역 확대는 이러한 전문성을 가지고 설정돼야 한다. 우리나라 의료체계에서 한의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작고, 실제로 한의사가 역할하기에는 ‘일차의료’라는 필수적인 전문영역이 전문의 과정으로 필요하다. 현재 한의전문의 과목으로 8개(한방내과, 한방부인과, 한방소아과, 한방신경정신과, 사상체질의학과, 침구과, 한방재활의학과,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과가 있고, 각 학회에서 교육과정과 전문의시험을 주관하고 있다. 한의 일차의료의, 의과의 GP 이상, 가정의학과 전문의와 유사한 전문의 과정을 신설할 것을 토론하였고, 명칭을 가칭 ‘통합한의학 전문의’로 했다. 이미 2002년 6월 임시대의원총회에서 향후 추가과목 신설(가칭 가정한의학과 등) 등의 제도개선에 맞춰 최선의 노력을 하도록, 제도개선 추진을 이사회에 위임한 바 있고, 2003년, 2005년, 2008년에도 신설과목 개선 실시에 대한 결의가 있었다. 물론 전문의 과목이 신설되는 경우는 교육내용, 수련방법, 평가방법 등이 설정돼야 하고, 기존 임상의들의 해당 전문의 취득에 대한 경과조치를 정해야 한다. 현 집행부는 이러한 대의원총회의 명령에 의해 진행돼야할 신규 전문의과목과 시행방법에 대해 상세 연구와 회원의 의견을 묻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Q. 통합한의학전문의제 신설이 가진 강점은? 고급인력이 많이 투입돼야 더 고급전략을 세우고, 실행력도 높아진다. 한의사의 권익을 위한 단체는 대한한의사협회다. 현재 전문의의 비율이 전체 14%로, 한의협에서 전문의만을 위한 수가개발에 초점을 맞출 수가 없는 실정이다. 전문의 과목 신설과 관련해서는 개원 한의사의 역할영역이 일차의료라는 점에 전문성을 둬 노인, 예방과 연관한 현대의 의료현실에 보폭을 맞춰 전문의를 신설하고, 그에 대한 역량강화의 방안과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 타 직역에서 진행했던 경과조치로 일차의료 전문의가 늘어난다면 전문의로서의 진료영역에서 더 많은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의 진료실의 세대를 이어 진료해온 많은 데이터도 전문의 역량으로 더욱 자료화되는 데 속도를 높일 것이다. 교육의 측면에서는, 현대 의료인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엔 현재의 한의대교육만으로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졸업 후 교육으로 의무수련 과정을 강화하고 있는 전 세계 의과의 추세를 보아도 한의진료가 특히 잘하는 영역으로 일차의료를 설정하고, 전문인력을 구성하는 과정으로서 선택될 과목 1순위이다. Q. 8개 분과학회와 대한한의사전문의협회, 양 단체 모두 미온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전공의, 전문의, 전문의 배출 학회와의 간담회를 통해 많은 우려를 들었고, 또한 시행과 관련한 문제점도 연구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전공의와 전문의는 현재의 전문의 제도의 지원자 부족과 부족한 처우, 수련환경의 미비 등의 문제점이 해결되지 못한 상태, ‘통합한의학’을 표방하는 것, 짧은 수련과 경과조치로 전문의가 양산되는 것을 우려했다. 학회에서는 신규 전문의과목의 학회가 우선돼야 하고, 수련병원의 부족, 재정적인 지원을 문제점으로 거론했다. 간담회를 통해 수렴된 내용은 정책연구원의 전문의 연구과제에 포함됐고, 선결해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과조치에 대한 첨예한 이해관계는 타 직역의 경우와 법적인 해석, 이전 결의사항을 참고할 것이다. 현재도 8개 전문의배출 학회와 대화의 창을 열어두고 있다. 사실상 언제 시행하느냐 보다는 이러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신규 전문의를 설정하고 그에 해당하는 각종 세칙에 동의하는 것이 먼저라고 보고 있다. 실제 시행에는 수련병원의 종류와 영역들을 설정하고, 재원을 마련하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어려운 사항이 남아있기는 한 상황이다. Q. 전문의들이 우려하는 점 중 하나는 경과조치다. 경과규정을 어떻게 설계할 계획인가? 경과규정은 의과와 치과의 사례를 참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상에서 통합적인 일차의료를 실제 수행해왔던 한의사들에게 전문의 응시 자격을 주는 것이 치과와 의과의 사례다. 가칭 통합한의학전문의가 질 높은 일차의료 교육을 받는 대신, 일정 교육을 수료한 사람에게 전문의로서의 역할을 부여해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 전문의와 전공의의 반발이 큰 것으로 안다. 경과규정 역시 수련의 질과 양, 신규 전문의 과목의 특징, 한의계의 수련과정 현실을 잘 조화시켜야 할 것이다. 또한 기존 전문의의 복수 전문의 취득도 타 과의 선례를 볼 수 있다. Q. 통합한의학전문의제에 대한 정부 측 입장도 궁금하다. 통합 전문의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 입장은 아직 없다. 한의계 내부 논의가 마무리 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의견을 전달하지 않았다. 다만 치과의 사례에서도 보듯이 한의계 내부 합의가 있고 정해진 절차와 질 관리 방안이 마련되면 정부가 승인해 줄 것으로 협회는 파악하고 있다. Q. 통합한의학전문의제에 대한 논의는 언제쯤 다시 이뤄질 예정인가? 현재 가칭 통합한의학 전문의 추진은 첩약건강보험 추진과 혈액검사 사용 운동 등 한의계 굵직한 사안들이 시급해 수차의 간담회 이후 현재 전문의 배출 학회의 의견을 구하는 상태로 미뤄져있다. 전문의 제도개선 연구에서 진행하고자 했던 전회원 설문조사와 그 결과에 기초한 개선안 추진은 첩약건강보험 사업 이후에 진행하기로 결정돼 있다. 연내 첩약건강보험 시범사업이 결정되면 한의계 전체의 의견을 묻고, 이에 기초해서 실질적인 개선이 가능한 방안들이 논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한의신문> 독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느 때보다 교육개혁에 대한 관심이 뜨겁고, 교육관련 연구와 토론이 활발하다. 학교교육, 졸업 후 교육(수련교육), 평생교육(보수교육)이 우리의 면허를 확대하고 보장한다. 학교교육은 기초와 임상 공히 다학제의 수평적 수직적 통합과정을 목표로 의견통합을 이루어가고 있고, 온라인 보수교육은 이미 KCD질병진단을 위한 증후별 접근을 통해 전면개편 됐다. 분과학회들의 발전 또한 눈부시며, 진정한 의료인으로서 학술을 바라보고 참여하는 임상의들이 늘고 있다. 협회는 한의사의 이권을 위한 각종 사업 뿐만 아니라, 한의사의 역할영역을 확대해 진단, 검사, 치료의 모든 부분에서 제한 없는 의료인이 되도록 세계 각국의 의료인 양성과정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있다. 졸업 후 교육을 통한 전문의 배출은 현재 대부분의 한의사에게 부족한 부분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보충할 대안이다. 회원들은 다양한 학회활동을 통해 빠르게 변하고 있는 의료계 동향을 흡수하고, 자신의 임상례를 공유하도록 의무기록을 충실히 하고, 보다 확실한 교육정보를 가지고 진료에 임했으면 한다. -
“우리의 과거유산에 더 많은 관심 가져야”역사를 읽지 못하면 그 유산은 사라질 뿐 전적 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 시대적 의미 더해가야 유네스코가 2009년 의성 허준의 ‘동의보감’을 전 세계 의서 중 최초로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공인했지만 한자로 기록된 동의보감은 아직도 가까이하기에는 너무나 먼 옛날의 책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40년 이상 한센병 외길을 일생일업으로 살아온 국립소록도병원 채규태 피부과장이 그간의 연구와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조선왕조 3대 의서인 ‘동의보감’과 ‘향약집성방’에 나타난 한센병에 관한 기록을 한줄 한줄 상세하게 풀이해 원문, 음독, 해석, 병태생리 등에 관한 동의보감적 해석과 현대의학적 의미를 덧붙여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한 ‘의성 허준은 한센병을 어떻게 보았는가’를 출간해 주목받고 있다. 독자들이 이 책을 좀 더 재미있게 읽으려면 하루에 적은 분량을 보면서 무슨 뜻인지 병태생리를 통해 살펴볼 것을 권한 채 과장은 우리의 과거 유산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에서 한·양방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양방이 상호 협력의 길을 가려면 의료일원화만이 답이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그리고 한국의학의 발전을 위해 각자 한 가지 병이라도 맡아 동의보감을 분석하고 설명할 수 있는 작은 책자를 만들어 동의보감을 더 깊게 연구할 수 있는 시대가 오기를 바랐다. 가톨릭의과대학 명예교수로 2016년 국립소록도병원 피부과 과장으로 부임해 소록도에서 생활하고 있는 채규태 과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이 책을 저술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동의보감은 우리의 것을 넘어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유네스코가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으로 2009년 공인했다. 세계 최초로 의학서적이 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것이다. 북경 중의약대학 양영선 교수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1949년까지 47종의 동의보감이 발간됐고, 2013년까지 9종의 동의보감이 출판됐다고 한다. 그러나 동의보감의 소유주이자 후계자이지만 한문을 공부하지 않은 세대는 동의보감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지게 된다. 학문이 계승되지 못할 위기에 빠진 것이다. 의학은 인터넷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다. 사람을 통해 배우는 것이다. 스승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인턴, 레지던트 그리고 교수가 되는 각 과정 속에서 일어난다. 학문 후속세대에게 우리의 찬란한 의학서적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은 나에게 영광이요, 사명이다. 동의보감에 나타난 한센병을 겨우 설명할 수 있는 내 바탕이 부족함을 느낀다. 다른 부분들은 관심있는 분들이 한부분, 한부분을 맡아 정리하고 설명하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고찰해주면 좋겠다. 그렇게 전체가 다 모이면 동의보감의 현대적 해제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의학에 대한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이 이런 책을 쓴다는 것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국한대역 동의보감, 한권으로 읽는 동의보감 등을 참고했으나 병태생리는 나름대로 경험과 의견을 기술했다. 과거 한의학에서 보는 한센병과 현대의학에서 인식하고 있는 한센병에 차이가 있는가? 한센병을 대풍창, 대풍라라고 불렀던 시대에는 창이 부스럼이라는 뜻이고, 이 부스럼의 원인은 사기인 풍이다. 풍은 현대의학에서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중풍, 파상풍, 통풍 등에 남아있다. 히포크라테스가 ‘말라리아(나쁜 공기)’라고 병명을 붙였던 ‘말라리아’는 그 지역의 풍토병이었다. 서양의학은 1873년 이전까지 유전질환이라고 했으나, 한센이 나균을 발견한 이후 전염병(감염병)으로 인정했다. 현대의학적으로 본다면 자율신경, 감각신경, 운동신경의 신경학적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감염병이다. 의사로서 한의학적 관점 중 흥미를 느꼈던 부분이 있었을 것 같다. 한센병은 기본적으로 피부질환이다. 한의학에서도 제창 중 첫 번째로 다룬 것이 피부병이다. 피부질환으로 보는 이유는 제창 편에 기록돼 있는 점으로 볼 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병태생리적 근거가 무엇인가에 대해 동의보감에서는 피모속폐라고 해 폐장의 병이 피부 겉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하고, 눈썹이 없어지는 것은 미속간이라 해 간에 속하기 때문에 눈썹이 빠진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즉 대풍창과 장기의 관계에 대한 설명을 통해 손, 발, 눈의 증상에 대한 병리를 설명하고 있는 점은 뛰어난 설명이라고 본다. 발에 생기는 궤양의 병리는 신장에 병이 생기면 각저선천이라고 한 바, 족소음신경이 발바닥의 용천혈에서 시작해 윗가슴의 유부혈에서 끝나는데 발의 궤양은 용천 주위에서 많이 발생한다. 발가락의 병터들은 족태양방광경이 눈의 내측 청명에서 시작해 엄지발가락 지음에서 끝나기 때문에 발의 변화가 일어난다고 추측한다. 현대의학이 한의학에서 배울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의학은 기능을 중시하는 학문이다. 과거 중국의학이 이를 어떤 방법으로 접근했는가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1600년 전 동진시대 갈홍이 쓴 주후비급방에 언급한 청호(개똥쑥)가 말라리아에 듣는다는 언급이 있는데, 이에 주목한 투유유가 관심을 갖고 유효성분을 추출해 합성하고, 약물로 사용하게 되기까지, 더 나아가 전세계 말라리아환자의 사망률을 대폭 낮춰준 신약이 됐다. 그리고 2015년 노벨의학상을 받았다. ‘청호가 별거 아니야’, ‘아 그거 우리나라 개똥쑥이야’ 하는 분들이나 ‘우리나라도 노벨의학상을 받을 수 있었는데 기회를 놓쳤구만’ 하는 분들은 다시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란다. 1972년 아르테미신을 합성해놓고, 약품으로 만들기까지 30년 동안 수많은 노력과 인원의 땀이 어려있었다. 주후비급방에 이렇게 돼있더라 하는 한줄에 목숨을 걸고 연구한 투유유 선생이 계셨기에 가능한 일이다. 일생일업, 일생일로의 길을 걸어야 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자하는 메시지는? 우리의 과거유산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 관심 있는 한의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사람이 바뀌 듯 과학도 바뀌어 간다. 진화되는 것이다. 전적을 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 시대의 과학 수준에서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를 첨부해 가야 한다. 동의보감이 옛날 책이지만 조선 왕조의 의성이라고 볼 수 있는 허준이 한의학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들에 대해 자신이 소화시킨 중국의학을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무엇인가 본인이 캐낼 수 있는 금을 찾아보시기 바란다. 추후 계획은? 한국 한센병 치료사와 한국 한센병 관련 정책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한·양방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전세계에서 의학교육을 이원화시키고 있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다. 기 배출된 분들에게는 일괄적으로 새로운 의사면허(양의학, 한의학 모두)를 주고 현재 공부하는 의과대학생들은 한의학, 양의학을 각각 1년 더 교육시켜 새로운 의사면허를 줘 본인이 원하는 진료를 하게 하면 의료일원화가 될 것이다. 의과대학과 한의과대학을 50여개의 의과대학으로 일원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의학교육의 국제적 인증을 받는 일을 병행해 한국의학이 아시아와 세계로 나가 활동할 수 있는 면허제도, 의학교육제도를 확립하면 더 이상의 갈등은 없을 것이다. -
“국내 최고의 한약재 유통에 최선 다할 것”“당사의 역할은 국민의 건강과 한의학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으로 여기고 프리미엄 한약재를 신기술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제조 원가에 구애 받지 않고, 국내 최고의 한약재를 제조, 생산 그리고 유통하는 것입니다.” 경기도 여주에 새 사업장을 오픈한 형율제약은 기업이념을 이같이 말했다. 최근 몇 년 간 수도권 지역에서 오픈한 한방제약회사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형율제약은 3년 정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최신식 시설과 최고 수준의 GMP 라인을 갖추게 됐다. 다음은 힘찬 도전장을 내민 이일로 형율제약 전무와의 일문일답이다. 한약에 대한 부정적 인식요인 중에 하나는 저가의 중국산 한약재가 국산으로 둔갑해 유통되는 일이 많다는 점이다. 품질 좋은 우수한 한약재를 제대로 유통하는 것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했고, 그런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우리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진실은 통한다. 형율제약의 운영철학이다. 정직하게 약재를 생산하고 누구에게나 진실하게 대하면 언젠가는 그 진실이 통할 것이라고 회사의 모든 구성원들은 굳게 믿고 있다. 새로 생긴 한방제약회사임에도 낯익은 얼굴이 많이 보인다. 사실 대표부터 임직원들이 25년 이상 한방제약산업에 종사를 해 온 베테랑 조직이다. 편한 길을 마다하고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터를 닦고, 기둥을 올리고, 라인을 구축한 세월이 3년이 지났다. 사실 3년은 짧지 않은 시간이라고 보이는데. 공장시설과 생산라인 등을 새롭게 구축하면서 기존의 업체들과는 차별화 또는 개선해야 할 점을 계속 궁리하다 보니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 결과 1만6528㎡(5000평) 부지에 본동, GMP시설, 저온창고, 원자재창고, 출고장, 약초동산 등을 최신식 시설과 자동화 라인 등으로 구축해 약재생산의 퀄리티를 극대화 시켰다. 특히 형율제약에 입고되는 모든 한약재는 입고되는 시점부터 출고시점 까지 저온시설에서 관리, 보관되어 유통과정 중 변질될 수 있는 부분을 최소화 했다. 시스템 부분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고 들었다. 최고 품질의 한약재를 선보이기 위해 업계 최고 수준의 온·오프라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온라인 시스템과 각 지역담당자가 철저하게 밀착관리 하며, 스마트 시대에 발맞추어 스마트폰으로 편리하게 주문하고 소통할 수 있게 사용자 위주의 편리한 모바일 시스템을 구축하여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였다. 또한 전 과정 작업자 실명제를 도입하여 품질관리 시스템의 완성을 이뤄냈다. 지방이 아닌 수도권을 선택한 이유는? 한약에 대한 애착 때문이다. 지난 28년 동안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민족의학 한의학의 발전을 위해 모든 구성원들이 최선을 다 할 각오다. 기업의 성장이나 개인적인 바람, 그리고 더 큰 비전이나 목표도 일단은 좋은 한약재가 생산되어야 가능한 부분이다. 그래서 생산지와 유통지의 접근성을 고려하여 수도권을 선택하였고, 예나 지금이나 임직원들은 좋은 한약재를 만들어내고 공급하는 일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다. 준비하고 있는 지역 연계 프로그램이 있다면? 청년 지원사업 및 정규직 채용 등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여주시와의 상생 경영을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고, 내년에는 더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내년부터는 견학 프로그램도 구성 중이니 관계자 분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 볼만하다. 앞으로 목표는? 공장 인근에 한방테마파크 설립도 계획 중이다. 한약재의 농사과정부터 체험장 등을 만들어서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서 더 많은 국민들이 우리 한약과 한의약산업에 친근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참되고 정직한 약재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는 기업 형율제약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며 유통질서를 새롭게 확립 시킬 것이다. -
웰다잉, 이제는 정착돼야 ②70세 이후 건강하지 않은 상태에서 죽음이 가시화되는 시기를 우리는 ‘건강수명’이라 부른다. 우리나라의 평균수명과 건강수명은 2016년 기준 각각 82.1세, 73.2세를 기록했다. 즉, 우리가 죽음을 구체적으로 자각하게 되는 시간은 9년인 셈이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삶을 마무리 할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그간 부족했던 실정이다. 이에 <한의신문>은 대한한의사협회와 웰다잉시민운동 간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 문화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맞아 삶의 마무리를 아름답게 장식하는 문화 정착과 한의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에 대해 시리즈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 웰다잉 문화 정착 안돼 존엄사 대부분 가족이 선택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신청도 전국민 1%에 그쳐 죽음은 ‘삶의 완성’이라는 인식 확산…생애주기별 ‘죽음교육’ 필요 지난 13일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건보공단 영등포남부지사를 찾아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제출해 화제가 됐다. 그는 작성 동기에 대해 “오래 전부터 생을 마무리할 때 회복의 가능성이 없는데 연명의료를 계속 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면서 죽는 방식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연명의료 중단 등 결정이 대부분 임종 직전에 이뤄지기 때문에 그 때는 본인이 의식이 없거나 의사표현을 못할 수도 있으므로, 건강할 때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통해 연명의료에 관한 본인의 의사를 미리 작성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에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매월 3만명 등록 연명의료결정제도가 시행된 지 약 2년 가까이 되면서 ‘웰다잉(존엄사)’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연명의료결정제도란 회생 가능성이 없는 중환자의 연명의료를 중단하는 조건과 절차를 말한다. 이에 따라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과 같은 행위를 중단하게 된다. 단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돼 사망이 임박한 상태에 있다는 의학적 판단을 받아야만 하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나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해야 한다. 그 중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19세 이상이라면 건강한 사람도 미리 작성해 둘 수 있다. 지난해 2월 4일 연명의료결정제도가 첫 시행된 이래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제출하는 인원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월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 추계를 살펴본 결과 월 평균 3만명 정도가 등록하고 있다. 현재의 추세로는 2019년 12월엔 43만명이 등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오는 2028년 3월에는 총인구의 약 10%인 400만명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명의료계획서를 등록한 사람 역시 지난해 9월 8909명에서 올해 9월에는 2만9746명으로 증가했다. 연령층↑·학력수준↓ “사전연명의료, 잘 몰라”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신청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전반적인 인지수준은 높지 않다. 특히 연령과 학력수준에 따른 인지수준 차이가 크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 보건사회연구원이 전국 만 40세 이상 79세 이하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웰다잉에 대한 전국민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70대 고령층의 경우 ‘잘 알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15.2%에 불과했다. 반면 ‘모른다’고 답한 사람은 65%에 달했다. 이는 40대 44%에 비해 약 21%가 높은 수치다. 학력별로는 더욱 심각한 차이가 나타났다. 초졸 이하의 경우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인지 여부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8.1%였다. ‘모른다’고 응답하거나 ‘들어는 봤지만 잘 알지 못한다’는 응답 비율은 91.1%였다. 반면 전문대졸 이상의 경우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3.3%로 두 배 이상 많았다. 이에 대해 정경희 보건사회연구원 부원장은 “4명 중 3명이 연명치료에 반대하지만 응답자 20%만이 제대로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식 부족 탓…대국민 홍보 강화 필요성 절실 이로 인해 연명의료 중단 결정 이행 방법은 환자가족 전원 합의로 인한 결정 방법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국내 연명의료결정제도 도입 현황과 실태’에 따르면 연명의료 중단 등 결정 이행 방법의 비중은 ‘환자가족 전원 합의를 통한 이행’이 35.9%로 가장 높다. 다음으로는 ‘환자가족 2인 이상의 진술을 통한 이행(31.8%)’, ‘연명의료계획서를 통한 이행(31.5%)’, ‘사전연명의료의향서(0.8%)’ 순이다. 연명의료 중단 결정을 내리는 주 결정자는 ‘당사자’가 아닌 ‘가족’이라는 것. 실제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한 3만6224명 중 약 67%는 가족에 의해서 연명의료 중단을 내리고 중단이 이행된 경우도 12.7%에 그치고 있다. 그런 만큼 연명의료 중단 결정을 환자가족이 아닌 본인 스스로가 사전에 결정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보험연구원 이상우 수석연구원은 “현재까지는 연명의료 중단이 가족을 중심으로 결정되고 있다”며 “향후 연명의료 중단을 본인이 건강한 상태에서 사전에 결정할 수 있는 서면작성제도에 대한 국민 인식이 제고될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광의의 웰다잉’ 문화 확산돼야 웰다잉 인식의 확산과 바람직한 웰다잉 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도 대국민 홍보를 통한 웰다잉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현재 국민의 46.2%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할 의향이 있음에도, 2019년 12월 의향서 등록 예상 추계는 약 43만명으로 전체 국민의 약 1%에 그치고 있는 실정. 따라서 죽음을 ‘회피의 대상’이 아닌 ‘삶의 완성’이라는 인식 개선과 더불어 웰다잉 돌봄을 개인과 가족 차원이 아닌 ‘국가와 사회적 차원’으로써 바라보도록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윤영호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는 “연명의료와 호스피스·완화의료가 좁은 개념으로서 협의의 웰다잉이라면, 후견 약정이나 유서작성 운동, 장기기증, 유산기부, 인생 노트 작성, 생전장례식 등 넓은 개념으로서 ‘광의의 웰다잉’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웰다잉 문화 확산을 위해서는 죽음에 대한 교육을 전 연령기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초중고 및 대학 교과과정에 죽음교육을 포함시켜 생애주기에 따른 교육 수준과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윤득형 각당복지재단 회장은 “교육을 통해 죽음을 성찰하면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삶을 보다 풍성하게 살아야 한다는 진리를 배울 수 있고, 또 슬픔, 비탄, 애도의 과정에 대한 이해를 통해 사별 중에 있는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슬픔치유’도 교육의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희 보건사회연구원 부원장도 “오피니언 리더의 참여를 통한 공유와 전 국민 대상 인식 개선 캠페인, 각종 사회복지관이나 학교 등 지역사회 차원에서 죽음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공간 및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
보람, 아픈 사람들을 치유할 때 느끼는 최고의 감정길을 거닐다보면 ‘30년 전통 국밥집’ 등 오래됨을 강조하는 가게들이 사람들의 시선을 강탈하곤 한다. 막상 그 곳에 들어가면 낡은 의자, 테이블, 식기구를 마주할지언정 ‘오래된’ 타이틀에 부합하는 특별함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서울시 강남구에서 30년간 자리를 지켜온 홍성균한의원 역시 외관상 특별함이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진료를 받고 나온 환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하나부터 열까지 치료에 필요한 것이라면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홍성균 원장의 섬세함을 진료를 통해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100년이라는 시간동안 3대에 걸쳐 이어져온 홍성균한의원만의 특별함이다. 백년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홍성균 원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입구에 걸려있는 사진들이 눈에 띈다. 우리 집안의 가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사진들이다. 계단 입구에서부터 4대 홍은기(부산 자생한방병원 척추전문의)와 홍학기(인천 홍일한의원장), 3대 홍성헌(홍씨한의원 원장)과 나, 2대의 홍주표(수인당한의원 운영)에 이어 조부(홍순승)의 초상화다. 우리는 의료인으로서, 한의사로서 100년 가까이 대를 이어 환자들을 치료하는데 힘쓰고 있다. Q. 조부님이 100년을 이어온 한의원의 시초라고 들었다. 조부(故홍순승 원장)께서는 서울 장안의 3대 명의로 이름을 떨치셨다. 현재 경희대 한의과대학의 전신인 동양의과대학에도 큰 공헌을 하셨다. 특히 그는 1919년 이른 나이에 개원해 일제강점기 그리고 6.25전쟁 등을 겪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인술을 펼쳐 사람들에게 선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내가 기억하는 조부는 숨을 거두기 전까지 오로지 환자들만 생각했던 선인이었다. 한 예로 조부께서 몸이 많이 편찮으셨을 때, 그가 돌보던 환자가 한의원을 찾았다. 시중을 보던 사람이 조부께 의중을 묻지 않고, 진료를 볼 수 없으니 다음에 올 것을 권유했는데 그 얘기를 들으셨던 그는 “날 보러 온 사람을 왜 너희가 돌려보내느냐”라고 꾸짖기도 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돌아가셨다. 지금 돌이켜봐도 조부께서는 내가 봐왔던 한의사 중 가장 책임감과 사명감이 투철하신 분이었다고 생각한다. 참 멋지신 분이었다. Q. 조부님에 대한 존경심이 남다르신 것 같다. 훈민정음 서문은 다음과 같다. ‘어리석은 백성들이 말하고 싶어도 그 뜻을 펴지 못한다. 내가 이것을 딱하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들었으니 사람들이 쉽게 익혀서 날마다 편리하게 사용하기를 바란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이유 중 하나는 백성들이 복잡한 한자를 배우지 못해 부당한 일을 당했기 때문이다. 조부께서는 한의학의 여러 치료법이 한자로 기재된 ‘홍가정진비전’ 뒤편에 한자를 읽을 수 있는 사전을 붙여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아시다시피 대부분의 한의학서는 한자로 표기돼 있어 그 당시에도 널리 활용되지 못하는 한계점이 있었다. 요즘도 매일같이 환자들이 앓고 있는 질병들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없는지 ‘홍가정진비전’을 뒤져보곤 한다. 책을 읽을 때마다 열악한 환경들을 개선하기 위해, 또 환자들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노력한 조부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Q. 한의사가 되고자 했던 계기는? 오랫동안 한의원을 운영했던 집안에서 자라왔기에 아픈 환자들을 자주 접했다. 몸 아픈 사람들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는 가족들의 모습에 본받을 점이 많다고 생각했었다. 또한 내 자신이 어려서부터 건강하지 못했다. 특별하게 아픈 것도 아니었는데 그렇다고 몸이 강인하거나 활발하지 못했던 성격 탓에 쇠약하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여러모로 생각하다 보니 의료인이 돼야겠다는 갈망이 생겼고, 대대손손 아픈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시는 조부, 숙부님의 모습을 보고 한의사가 돼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돌이켜보면 한의사가 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내 나이, 연배에 있는 사람들이 가지는 쇠약함, 허약함 등 병적 증상이 점점 치유됨을 느끼는 순간 가장 큰 보람을 느끼게 된다. Q. 40여 년을 진료하면서 기억에 남는 환자는? 90년도 말에 은행 직원 분을 환자로 맞이했던 적이 있다. 은행에 볼일이 있어 갔었는데 내가 한의사임을 알고는 난임 때문에 오랫동안 고생을 하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더라. 난소에 문제가 있었던 그녀는 8년 넘게 병원을 다니며 치료를 했지만 임신이 되지 않아 그 마저도 그만 둔 상태였다. 우선적으로 몸의 기능을 활성화 시킬 수 있도록 침 치료와 한약 복용을 병행시켰다. 1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싸웠는데 어느 순간 한의원을 방문하지 않더라. 10년이 지난 어느 날 아들 3명을 데리고 한의원을 방문한 그녀는 1년이 지나 바로 임신이 됐는데 타지로 발령이 나 한의원을 방문하지 못했다며 그 당시 함께 노력해줘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왔었다. 엄마가 된 그녀가 아들에게 “널 만들어 주신 분이야”라고 나를 소개했을 때의 그 따뜻함이 아직도 생각난다. Q. 한의계가 발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하나? 동의보감이 편찬됐을 당시만 해도 많은 한의사들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환자들을 돌보고자 노력을 많이 했다(자성의 원리를 활용해 내장기관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방법 등). 한의계가 다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 모두가 안다. 하지만 한의원을 방문하는 내원자들이 확인하고 느끼지 못 한다면 소용없는 일이다. 환자를 치료하는데 한방, 양방을 나눌 필요는 없다. 한의학이 기존에 갖고 있던 신비주의적 형태에서 벗어나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환자들을 위해 치료에 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한 인류, 사람들이 생존하는데 꼭 필요한 영역이 바로 의학 분야라 생각한다. 의사, 한의사 편을 나눌 때가 아닌 서로 미흡한 것은 보충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으면 알려주면서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후학들이 올바른 마음을 갖고, 한의계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힘 써주길 바란다. -
한의약 발전을 위한 정책토론회(11.21) -
"가슴 따뜻한 뮤지컬로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자신을 소개해 달라. 한의신문 독자들에게 처음으로 인사를 드리게 됐다. 어쿠스틱 뮤지컬 ‘우리들의 사랑’의 각색 및 연출을 맡은 황두수라고 한다. 현재 국제예술대학교(강남구 소재) 뮤지컬과에서 학과장직을 맡고 있다. ◇LP STORY라는 제작사는 어떤 곳인가? LP STORY는 지난 2012년 어쿠스틱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라는 작품을 시작으로 결성된 단체다. 경제적 가치만을 쫓는 수많은 제작사와는 달리 인간과 사회에 대한 고민들로 공연을 준비하는 단체라고 할 수 있으며 지난 8년간 꾸준히 공연을 준비해 왔다. 현재 공연 중인 ‘우리들의 사랑’도 관객들과 숨쉴 수 있는 공연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진행됐다. ◇‘우리들의 사랑’이라는 뮤지컬을 제작하게 된 계기는? 대중음악계의 전설이자 3대 가객인 ‘김현식, 유재하, 김광석’의 노래를 아직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소극장에서 이야기가 있는 Live Concert형식으로 새롭게 소통하고 싶었다. 단지 그들의 노래를 연주하고 부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음악이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세상 사람들과 말하고 싶었다. 이를 통해 가슴이 따뜻해지는 노래와 세상사는 이야기가 가득한 소극장을 그리고 싶었다. 11월 1일에 개막해 내년 1월 5일까지 대학로 예그린 씨어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내용은? 故김현식, 유재하, 김광석은 천국에서 밴드를 결성해 천국에 온 사람들을 위한 축하공연을 하며 천국 생활을 보내고 있다. 세 가객은 지상에서 자신들과 자신들의 노래를 멘토로 삼아 가수의 꿈을 키우고 있는 초희(29)의 노래를 듣고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게 된다. 초희는 아버지의 반대와 친절하지 않은 음악세계의 따가움을 이겨내고 꿋꿋하게 견뎌내고 있다. 그런 초희의 콘서트를 도와주고자 천국의 세 가객이 출격하게 된다. 그 과정 속에 3명의 가객이 세상에서 느꼈던 감정들과 초희의 현실들이 겹치며 눈시울이 불거지기도 한다. ◇공연 중인데 반응은? “뜨겁다”라는 말이 맞을 것 같다. 어떤 장면에서 객석이 뜨거운 콘서트 장이 되기도 하고 어떤 장면에서는 슬픈 드라마의 한 장면이 되기도 한다. 너무 감사한 일이다. 연출자 입장에서 공연을 즐기고 있는 관객들을 보면 마치 故김현식, 유재하, 김광석 이 세 분과 한 무대에서 공연하는 기분이 든다. 그분들이 함께 만들어주신 공연인 게 분명하다. ◇평소 한의원 경험, 한의사, 한약에 대한 인식은? 처음에 침을 맞던 기억이 난다. 일단 무서웠다. 아마 아직도 침이 무섭다는 선입견을 가진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의사를 만나 맥을 짚고 이야기 나누는 과정을 통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이것만으로도 치료가 되는 듯한 안정감을 찾게 돼 침을 맞을 용기가 생기게 되는 것 같다. 얼마 전 교통사고가 났을 때 한의원 치료를 받았는데 추나 치료, 부항치료, 한약치료로 많은 효과를 보아 몸도 예전보다 훨씬 가벼워지고 건강해진 느낌을 받아 한의약에 대해서는 좋은 기억이 있다. ◇한방과 양방으로 이원화된 우리나라에서 한의약의 발전,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 한의원에 다녀보니 생각보다 다양한 연령의 분들이 한의원에 방문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한의원을 방문하는 목적도 피부, 미용 등 다양하더라. 한의약이 새롭게 현대의학적 환경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많이 보였고 고령화 시대에 한의학에 대한 수요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건강보험 혜택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토대로 한 적극적인 홍보로 치료 뿐 아니라 글로벌한 의학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남기고 싶은 말은? 의학적 치료 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생활도 정신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된다. 건강한 마음이 새로운 내일을 만들고 이상적인 미래까지 그릴 수 있지 않을까.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 대학로 공연장에서 행복한 시간, 아름답고 따뜻한 추억 많이 만드셨으면 좋겠다.